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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울산광역시 북구 주최,주관 /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
관람시간 / 09:00pm~06:00pm 토요일_09:00pm~03: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소금나루 작은미술관 울산 북구 중리11길 2 북구예술창작소 Tel. +82.(0)52.289.8169 www.bukguart.com @bukguart
시로 작가는 그 근본 질문 앞에 다가가 있다. 미술이 도대체 무엇인가. 손으로 무엇인가를 그려내고 붓을 잡아 물감을 찍고, 반복되는 행위를 감당하는 시간을 보내는 이 그림을 그린다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기 드보르가 적절하게 명칭을 붙인 이 스펙터클의 시대, 장 보드리야르가 본질을 짚어낸, 가짜가 진짜보다 더 진짜 행세를 하는 시뮬라크르의 시대에,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계속해도 되는 것인가를 시로 작가는 묻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평면 작품을 기존과는 다르게 배치하는 실험으로 평면의 또 다른 다른 가능성을 모색해 보았던 것이다. 49점의 작품을 미로 형태로 배치하여 관람하는 사람이 그림을 '마주치게' 만드는 방식은 기존의 평면 작품 감상과 매우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미로로 이루어진 작품 속에 들어가는 것은 관객의 선택이지만, 그 안을 돌면서 마주치는 작품의 순서는 강제된다. 또한 그것은 오직 홀로 들어가서 홀로 보고 나와야 하는 길이다. 마치 죽음이 오직 혼자 통과해야 하는 인생의 과정인 것처럼 말이다. 49점의 작품이, 죽음 이후 49일을 기념하는 49제를 연상시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관객은 잘 짜여진 평면 작품의 미로를 돌고 돌면서 보도블럭 사이에서 보았던 것 같은, 건물의 보이지 않는 벽면을 타고 올라가던 식물들의 이미지를 연이어 보게 된다. 끝나지 않는, 죽지 않는 이미지들의 연속을 통해, 우리가 익숙해있던 인공의 세계 저편에 있는 또 다른 세계가 육박해오는 것을 느끼는 것, 그것이 시로 작가의 식물 그림에 대한 적절한 감상이 될 것이다. ■ 이윤희
나는 도시 식물들의 언어를 이미지로 '번역'한다. 언어중립지대는 총 49m길이의 평면작업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의 공간이다. 나는 꼬이고 뒤틀린 평면, 비정형의 붓질과 펜선, 흩뿌려진 물감의 흔적들과 기하학적 도형들의 배치를 통해 식물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회화와 평면성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원초적 인간과 식물의 관계가 가능했던 시대, 누구의 언어도 우위를 점하지 않았던 세계를 꿈꾸고 싶었다. 인간과 식물, 언어와 이미지, 나아가 주체와 타자의 위계에 대해 사람들이 사유하기를 원했다. 나는 노동집약적 작업행위를 통해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자각하고, 이를 통해 나와 다른 존재, 타자에 대한 애정과 공감을 드러내고자 했다. ■ 시로
Vol.20230902d | 시로展 / Siro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