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날 "Ordinary Day": Finding Beauty in the Mundane

김진솔展 / KIMJINSOL / 金진솔 / painting   2023_0830 ▶ 2023_0910 / 월요일 휴관

김진솔_Small Movement_종이에 수채_10.4×15cm, short movie 00:00:04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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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 2023_0908_금요일_06:00pm~07:00pm 2023_0910_일요일_06:00pm~07:00pm

후원 / 공주시_공주시의회 주최,주관 / 공주문화관광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공주문화예술촌 GONGJU CULTURE ART VILLAGE 충남 공주시 봉황로 134 Tel. 070.4415.9123 www.madeingongjuartproject.com/공주문화예술촌 @gongju_creative_residency

'보통의 날', 당신은 무엇을 바라보나요.'시각(時刻)'의 아름다운 찰나 파란 하늘, 바람이 살랑이는 수풀 위에 한 소녀가 홀로 서서 우거진 초목을 바라본다. 작품 「보통의 날」에 등장하는 작은 소녀의 뒷모습이다. 작가 김진솔에게 평범한 일상의 '어느 날'은 이른바 스스로 지칭한 '보통의 날'이다. 여기 '보통의 날'에 펼쳐진 아름다운 찰나는 우리의 시각을 정화하고 일상의 일면을 바라보게 한다. 그렇다. 김진솔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신(scene)을 선별하고 캔버스에 저장하고 구조화하는 작업을 통해 풍경을 담고 있다. 김진솔은 존재하는 대상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 믿는 것을 확대하거나 때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시간의 어느 한 시점' 즉 시각을 깊이 있게 사색하고, 사물을 관찰하는 작업 태도는 시각적 심상(視覺的心象)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그래서일까. '보통의 날'은 바로 작가가 원하는 장면을 선택하고 집중해낸 결과물로서 일상의 조각을 포착하고 기록한 일기장과 같다. ● '보통의 날',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을까.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누구든지 그 사람의 태도를 정의할 수 있다. 「보통의 날」에 제시된 '바라보다'의 관점은 「Small Movement」, 「길가에 핀 별사탕」에서 회화적 인상을 견인하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며 소소한 움직임의 현상을 포착하거나, 길가에 핀 작은 열매의 생김새, 상태를 주된 화제로 삼는 것이다. 작가가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하는 제작 태도는 「능소화 핀 여름 담장」, 「숲 소녀」, 「조각 그림」, 「계절의 편지」, 「여름 산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 작품들은 어떤 의미나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그려진 일종의 삽화 형식을 띠는데 작가가 그동안 일러스트레이션 (illustration)을 지속해온 까닭이다. 김진솔은 동화 일러스트의 감성인 동심(童心), 공상적‧서정적 정취를 담아 우리에게 아름다운 정경을 선사한다. 특히 물감의 색조를 담백하게 연출해내는 수채화 기법은 정지된 화면에서 느낄 수 없는 싱그러운 붓의 기운을 전달한다. 물의 특성으로만 발현된 투명한 색채는 화면 안에서 물기를 머금고 맑은 빛이 되어 오롯이 반짝거린다.

김진솔_마음 하나_캔버스에 유채_24.2×33.4cm_2023
김진솔_보통의 자화상_캔버스에 유채_각 30×30cm_2023
김진솔_길가에 핀 별사탕-03_ 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23

자신(Self)의 페르소나, '별' ● 김진솔이 일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보면 단지 작은 순간들을 포착하는 데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의 풍경에서 소소한 행복을 탐색할 뿐 아니라 자신의 심상과 연결된 페르소나(Persona)를 창작하기에 이른다. 귀여운 아기 또는 천사의 특정한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별'이라는 이름을 명명하고 생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화면구도에서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사랑의 신 큐피드(Cupid)와 겹쳐 보이는 것은 아기 천사라는 모티브와 닮아있어서다. 특이하게도 '별'은 짙은 화장기 있는 얼굴과 이색적인 표정으로 우리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더구나 큐피드가 사랑의 황금 화살을 지니고 있다면, '별'은 납작 복숭아와 하얀 비둘기를 동반한다. '별'은 시각적 의미를 전달하는 은유적 존재로서 그림 속에서 사랑을 꿈꾸고 있다. '별'의 납작 복숭아를 한입 베어먹는 순간, 입안 가득 과즙이 터질 듯 온 세상은 사랑의 향기로 채워질 것이다. ● 그렇다면 작가는 왜 '별'이라는 페르소나를 탐색하게 되었을까. 「Love Phobia」를 토대로 칼 융(Carl G. Jung)의 분석심리학을 적용해보면 '별'은 자신(Self)과 페르소나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상징이자 진정한 자기실현의 방법을 표출하기 위한 인물이다. 하지만 페르소나 의 의미를 암시하듯 「Love Phobia」의 '별'은 실제 모습과 다른 성격, 다른 감정을 드러낸다. 한 개인이 본래의 성격과 관계없이 밖으로 보이고 싶은 성격을 '페르소나'라고 한다면, '별'은 페르소나 안에서 자신의 고유한 심리를 화면 속에 투영하고 나아가 사회적 요구 간의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 「보통의 자화상」은 겉으로 드러난 의식적인 자아와 내면세계의 주체이자 인격체인 '별'의 모습을 동시에 구조화한 작품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김진솔은 페르소나를 통하여 일상에 감춰진 자신의 모습뿐만 아니라 일렁이는 생각과 느낌, 감정의 변화를 잠잠히 본다. 따라서 '별'은 외적 인격인 페르소나와 구별될 뿐 아니라 오히려 태도와 자세, 성향을 함축한 내적 인격과 연관시킬 수 있다. 김진솔은 외적 성격을 상징하는 '별'로서 외부세계를 관찰하고 있으며 동시에 내적인 인격체라 불리는 아니마(anima), 아니무스(animus)의 내부세계를 넘나들며 '자신'을 보고 있다.

김진솔_LOVE PHOBIA_캔버스에 유채_72.7×53cm_2022
김진솔_김진솔_LOVE PHOBIA-4_캔버스에 유채_65.1×90.9cm_2022

하루의 일상, '별마음'이 되다 김진솔의 '별'을 바라본다. 그리고 이해인 수녀의 시 「꽃마음 별마음」을 몇 번이고 읊조려 본다. ● 평범한 하루의 일상 속에서 / 오래오래 별을 올려다보면 / 별 마음이 됩니다. // 하늘 높이 떠서도 뽐내지 않고 / 소리 없이 빛을 뿜어내는 / 한 점 별처럼 // 나도 누구에게나 빛을 건네주는 / 별마음 밝은 마음으로 /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꽃마음 별마음」 중에서)

김진솔_숲 소녀_수채, 과슈, 색연필_23.5×18.5cm_2020
김진솔_능소화 핀 여름담장_색연필, 수채, 과슈_21×17.8cm_2020

어김없이 오늘도 '보통의 날'이다. 김진솔은 지금 바람이 어지러이 나부끼는 수풀에 서서 무성한 복숭아나무 숲을 바라본다. 복숭아꽃이 아름답게 핀 숲속 길을 걷다 보면 어딘가에 있을 이상향, 즉 도원향(桃園鄕)에 이를 것이다. 언젠가 '별'과 함께 숲의 끝에 다다를 것이다. ■ 김허경

김진솔_제주기억-02. 초록열매와 엄마의 호기심_종이에 수채, 오일파스텔_15×15cm_2019
김진솔_도르륵_종이에 수채, 오일파스텔_35×35cm_2019

평범하게 흘러가는 일상을 꿈속의 이야기처럼 그린다. 조용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어딘가에서 본 것들을 마치 일기를 쓰듯 붓으로 다듬고 상상과 반짝임을 더해 캔버스에 옮긴다. 주변을 돌아보며 걷게 해 준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길가에 핀 꽃과 식물들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어느 날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구름의 모양이 무엇을 닮았는지 상상해 보면서 자연의 모습을 좋아하게 되었다. 여행에서 본 어느 열매, 길가에 핀 별사탕을 닮은 식물, 계절마다 바뀌는 나뭇잎의 색, 울퉁불퉁 모양이 예쁘진 않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납작 복숭아 같은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는 자연에서 나는 '행복'이라는 '빛'을 마음속 깊이 느끼곤 한다. ●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여전히 나는 일상을 캔버스 위에 그려내는 것을 좋아한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엄마와의 꽃에 대한 대화, 아빠가 보내준 구름의 사진과 오랜 기억의 심상이 물감과 함께 쌓인다. 존재감 없이 조용히 흘러가는 것만 같은 일상이 마음속에 들어와 맺혀 색과 형태로 그려진다 ■ 김진솔

보통의 날 ("Ordinary Day": Finding Beauty in the Mundane) ● 평범한 보통의 날들에 빛이 있다고 믿습니다. 제 그림들은 평범한 하루의 경험들에서 내일로 나아가는 힘을 주는 일상의 조각을 포착하고 기록한 일기와 같습니다.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작은 순간들에 집중함으로써 주변의 세상에서 행복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작지만 빛나는 순간들을 관찰하고 그려내면서 보통의 날들로부터 우울과 고독한 감정을 순환시켜 냅니다. ● "방금 전까지도 행복함을 느꼈다가도 급격히 우울에 빠진다. 감정을 다스리는 것에 결국엔 실패했지만 나를 주저앉히는 그것들을 겨우 뒤로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왔다. 스쳐가는 일상에 불안정한 감정들을 붙잡아 스쳐갔지만 돌아보면 반짝였던 하루로 꾹꾹 눌러 담아 그려낼 때, 버텨낸 보통의 날들을 떠올리며 그렇게 겹겹이 쌓인 내 시간들이 그림 안에서비춰지길 바라본다." (김진솔) ■

Vol.20230830a | 김진솔展 / KIMJINSOL / 金진솔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