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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3_0824_목요일_03:00pm
관람시간 / 11:00am~06:30pm 토요일_12:00pm~05:00pm / 일,월요일 휴관
소울아트스페이스 SOUL ART SPACE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30 Tel. +82.(0)51.731.5878 www.soulartspace.com blog.naver.com/soulartspace www.facebook.com/soulartspace @soulartspace
전 세계가 팬데믹을 치르면서 인류의 산업문명이 지구 생태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다양한 환경문제 또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스스로 자초한 일임을 인식하면서도 그로 인한 피해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인간의 재해가 자연에게는 오히려 이롭고 회복의 기회가 되는 아이러니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인간의 생존은 자연과의 공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인류의 합의된 내용이자 지향해나가야 할 바임은 누구나 의견을 같이한다. 제제는 자연을 개척하며 그것에 기대어 살아가는 인간이 어떻게 자연과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Children of the Forest: 숲의 아이들』 전시를 통해 유쾌하게 풀어보고자 한다. ● 이전보다 확연히 커진 눈망울을 가진 소녀의 머리 위에는 구름을 닮은 나무 한 그루가 놓였다. 턱까지 내려온 갈색머리는 나무의 깊은 뿌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Nature'라는 동일한 제목, 같은 형상으로 조각과 평면이 함께 제작되었지만 다른 재료와 제작방식으로 상이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다채로운 컬러로 일관되었던 조각이 흰색으로만 도색되는가 하면, 평면으로 옮겨진 인물은 동화나 만화 속 캐릭터처럼 보여진다. '숲' 연작은 지난 『INTO THE NATURE: 자연 속으로(2020)』 전시의 확장된 버전이라 할 수 있는데, 비슷한 형상의 조각에 다른 오브제들을 매치하여 구성했던 전작과 달리 조각 자체에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숲이 주는 '힐링'의 감정을 담아 나무와 숲이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치유의 역할을 하듯 모든 존재가 공동체를 이루며 서로를 치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품의 인물을 나무나 숲으로 형상화한 것은 수많은 생명체가 깃들어있고 모든 것을 품으며 안아주는 숲이 그 자체로 쉼이자 치유의 공간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제제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시리즈인 '아이스크림/도넛' 연작도 다수 전시된다. 달콤한 디저트를 소재로 순간적 쾌락, 중독성,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풍자하면서 행복을 향한 물질의 가치도 논하는 그의 대표적인 시리즈는 계속해서 보완, 발전해가는 과정에 있다. 인물은 여전히 오드아이(odd-eye)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작보다 눈매가 커졌고, 하얀색에서 진갈색으로 도색된 피부는 초콜릿처럼 더 달콤하고 탐스럽다. 디저트를 들거나 먹고 있는 각각의 남녀 아이들은 커플이 되어 손을 잡고 등장하기도 하며, 막대사탕을 든 아이도 보인다. 빈티지한 바탕에 낙서 같은 드로잉과 문자로 가득했던 몸체는 자연에 관한 심플한 메시지와 보다 정돈된 캐릭터가 그려졌다.
조각가이지만 평면작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제제는 시리즈마다 새로운 재료와 형태의 평면을 선보여왔다. '아이스크림/도넛'의 평면은 부조 형태로 나타내었는데, 작은 도넛을 들고 있던 조각의 아이가 도넛에 둘러싸여 그것과 일체된 모습이다. 마치 도넛 속에 파묻혀 몹시 신나거나 많이 먹어 감흥이 사라진 아이들의 원초적 반응처럼 익살스럽거나 무표정을 한 인물이 중심에 놓였다. 조각과 같은 재료인 레진을 사용하여 도자기처럼 매끄럽게 처리된 표면은 'Glazed Doughnut'의 작품제목처럼 시럽을 듬뿍 발라 윤기가 흐르는 먹음직스러운 도넛으로 재현되었다. 대형조각은 도넛을 든 좌상의 인물과 아이스크림을 의인화한 두 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한 스쿱씩 겹겹이 쌓인 아이스크림을 각각 아이들의 얼굴로 표현한 작가의 상상력이 동심을 불러일으킨다.
2018년부터 다채로운 컬러의 어린아이 조각을 선보여온 제제는 그동안 비율이나 동세, 드로잉, 소재와 재료 등의 변화를 시도하며 점진적으로 작품을 발전시켜왔다. 아이라는 공통의 분모로 조각에 여러 오브제들을 더하여 체제와 시스템 속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현실을 풍자하거나 물질에 대한 욕망과 그것을 통한 행복의 가치를 이야기하기도 했으며, 인위적이지 않은 본성 그대로를 간직한 아이의 특성을 자연에 빗댄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제제가 이번 전시에서 '숲'시리즈를 전개하는 목적은 환경에 관한 경고와 고발보다는 자연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녹여내기 위한 것이다. 그가 작업 초기에 사회적 규범이 가지는 강압성과 부조리를 드러내면서도 그것을 부정하거나 해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의미를 나타내려했던 맥락과도 맞닿아 있다. 경이로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지닌 자연의 양면성에 대한 이해와 거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제는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환경의 위기 속에서 제제의 작품이 조금이나마 이를 환기시키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소울아트스페이스
Vol.20230827b | 제제展 / JEJE / sculpture.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