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아터테인
관람시간 / 02:00pm~06:00pm
아터테인 ARTERTAIN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65(연희동) 1층 Tel. +82.(0)2.6160.8445 www.artertain.com
불확실한 희망의 탄생 ● 우리의 삶에 있어, 내일은 여전히 고민이다. 물론,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결코 내일은 오늘과 똑같지 않을 것 같은 불확실성으로부터 오는 불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일의 불확실성은 오늘을 가장 오늘답게 살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오늘에 집중하고 절실했다면 내일로 오늘의 절실함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로 내일을 이을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 삶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조문기 작가가 그리는 '아가'는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다의미적 지시어다. 말 그대로 이제 갓 태어난 아이의 '아가'이기도 하면서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아가' 이기도 하다. 정식 성경의 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할 뻔 했던 남녀의 사랑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솔로몬의 노래들의 노래였다. 따라서 성경 아가서는 '노래들의 노래'로 불려지면서, 아름다운 노래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사랑을 통해 지혜에 얻을 수 있는 안내서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러한 '아가'의 의미를 실제로 갓 태어난 아가에서 찾는다. 진정한 사랑과 내일의 희망이라는 막연하고 불확실한 욕망을 대변하는 '아가'는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노래했으며 그 사랑의 결과로 탄생할 아기는 희망이라기 보다 선과 악의 갈림길에 놓여 우리가 절대 결정 할 수 없는 내일의 불확실한 탄생인 셈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 아가들을 언덕 위로 부른다. 언덕은 평지보다 먼저 해를 보고 그 온기를 받는 곳이다. 그 곳의 아가들은 직립보행 전 인류가 두려워했을 모든 대상들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눈빛을 가지고 있다. 그 언덕에서 아가들의 평화는 그렇게 만들어 질 수 있었다. 불확실한 내일이 마냥 불안하지는 않을 것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일의 너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태초에 있었을 것 같았던 넌,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 떠나더라도 멀리 가지 않았으면 했다. 귓등으로 듣던 매미소리가 제일 잘 들리는 오늘, 여름 한 가운데에서 넌, 내 손으로 직접 만지고 싶었다 내 삶이 나락 한가운데로 떨어질 것 같은 심정으로 너의 불안을 붙잡고 싶었다 확실하지 않은 내일이 결코 너의 언덕을 잊지 않기를 바랬다 제발, 멀리 가지 않았기를… ■ 임대식
Vol.20230811g | 조문기展 / CHOMOONKI / 趙文基 / painting.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