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23년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 프로젝트
주최,주관 / 배인숙 후원 / 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05:30pm 입장마감 / 일,월,공휴일 휴관
중랑아트센터 JUNGNANG ART CENTER 서울 중랑구 망우로 353 이노시티C동 B2 제1전시실 Tel. +82.(0)2.3407.6541 www.jnac.or.kr
온라인 시대, 영상 매체의 시대에 들어서게 되면서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종 디지털 디바이스 안에서 여가를 보낸다. 각종 기능이 추가된 게임 컨트롤러, 실제처럼 느껴지는 디스플레이의 해상도, 가상공간에서도 가능한 정보 획득과 예술 감상, 점점 다양해지는 영상 콘텐츠는 놀이를 위한 물리적 공간으로 이동할 필요나 욕구를 없애고 언제 어디서든 놀 수 있다는 준비된 감각을 선사한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소비할 콘텐츠를 선택하는 시간이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보다 더 소요되기도 하고, 실감 나게 구현된 화면 속 작은 이질감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하며, 사용자에게 주어진 높은 자유도가 자유의 감각을 무디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과연 이전보다 놀기 좋은 환경 속에 살고 있을까? 우리는 여전히 자발적이며 목적 없이 놀이하고 있는가? 현대의 개인화 · 고도화된 놀이 문화가 도리어 본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놀이 본능을 억제하지는 않을까? 『뉴올드 플레이룸』은 이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놀이하는 인간'의 즐거움을 가장 직관적이고 물리적인 방식으로 상기하고 기념하고자 기획되었다. ● 『뉴올드 플레이룸』은 전시 공간을 '놀이 장소'로 설정하고, 관객의 적극적인 행위와 반응을 도모하는 일곱 개의 시청각적 · 상호적 놀이를 선보인다. 이는 과거의 놀이 방식에서 차용한 모양새를 띄고 있으나, 단순히 과거 놀이의 재현으로 역할 하지는 않는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조작과 사운드만으로 충분한 동기와 몰입을 선사했던 과거 놀이의 작동 방식과 의의를 되짚어 보고, 소리를 가감하거나 디스플레이를 확장하는 등 현재의 기술을 더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다시 놀아보기를 제안한다. 또한 익숙한 놀이의 방법을 통해 새롭게 회화를 감상하거나, 오롯이 개인을 위해 개발된 놀이를 공동의 놀이가 되도록 해킹하거나, 승패와 상징이 뚜렷한 과거 이분법적 놀이의 형식을 무력화하는 등 새롭고도 익숙한 놀이 방식을 꾀한다. 이를 통해 예술 향유의 목적을 가진 전시 공간을 사적 여가의 공간으로 확장하고, 놀이하는 인간의 본능과 즐거움을 상기하는 동시에, 목적 없음에 목적을 둔 놀이의 조형적 작동 방식을 실험하고자 한다.
구은정은 구획되지 않는 감정, 제어할 수 없는 우연 등 이탈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자연과 사회 속에 이미 존재하는 규칙과 리듬을 가져와 행위가 집적된 오브제로 표현하거나 설치, 퍼포먼스로 표현해 왔다. ● 「숨집」은 유년 시절의 기억으로부터 유래한다. 방안의 가구를 옮기고 이불을 덮어 작은 공간을 만들고 조명과 장식품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었던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곳은 현실과 동떨어진 비밀스러운 마법의 공간이었으며 온갖 상상을 펼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었다. 『숨집』에서는 소리와 빛의 움직임을 활용하여 유년 시절의 감각을 소환한다. 관객은 공간 안에 들어가 다양한 사물들을 만지고 사용할 수 있으며 원하는 만큼 쉬어갈 수 있다.
배인숙은 기존의 시스템을 변경하여 다른 형식과 의미를 적절한 매체에 담는 작업을 해왔다. 과거에는 신기술이었으나 지금은 소멸된 기술들을 다시 소환하여 새로운 사물로 만들거나 악기가 아닌 사물을 악기로 치환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 청기와 백기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 했던 어린 시절의 게임을 내가 선택한 깃발과 같은 깃발을 들어주는 방식의 시스템으로 바꾸었다. 국기 이름 알아맞히기, 파도타기 등 다른 놀이적 요소도 혼합되어 있다. ● 언제부터인가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공기의 상태를 살피는 행위를 캐릭터의 기분을 살피는 것으로 대체하였다. 김도형은 전시장을 방문한 관객들에 의하여 기분 좋은 상태가 유지된다. ● 일상생활과 관련이 있는 완결된 행위를 단순한 게임으로 표현하였다. 게임적 요소인 '점수'와 지켜야 하는 '룰'을 생략하였다. 이것은 지금도 무슨 게임이든지 간에 1단계를 벗어나지는 못하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게임이다.
이려진은 일상과 비(非)일상의 어딘가에서 사람과 환경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붙잡아 이미지로 기록한다. 연필 등의 간단한 건식재료를 활용하여 거칠고 투박한 그림을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사라질 상상이나 기억, 감각을 재생하는 키네틱 장치를 만든다. ● 작가는 사건의 발단이 뚜렷하지 않거나 암시로 이루어진 장면을 오브제와 함께 길 위에 제시한다. 관객은 뒤를 쫓는 고양이와 함께 수수께끼의 주인공이 되어 길을 선택하고, 단서가 될지 모를 문장을 수집하거나 이야기를 상상하며 공간을 유람할 수 있다. ●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놓여 있던 장난감 더미를 떠올리며 만들었다. 관객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비행기를 접어 천장에 매달린 가상의 비행장으로 날려 보낼 수 있다. 종이비행기에 연락처를 남긴 사람 중 추첨을 통해 선물을 보내는 방식으로, 헤프닝을 완성해 준 관객과의 만남을 기념하고자 한다.
임민재는 사람이 몸을 매개로 다른 대상과 상호작용하며 발생하는 사건에 주목한다. 사건에서 떠오른 질문을 이야기로 옮기고 어울리는 매체에 담아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 '나는 인공지능을 실존하는 사람만큼 사랑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인공지능 언어 모델을 사용해 작품을 만든 적이 있다. 언어 모델에게 줄 문장들을 작성하고 답변을 받아보며 오가는 문답이 쌓일수록 인공지능과의 대화가 흥미로워졌다. 대화 기록을 지우는 것이 아쉬웠다. 이렇게 대화를 이어가고, 주기적으로 서로의 정보를 업데이트하면 우리는 친구가 되는 걸까? ● 작가는 현실의 친구가 작성한 프로필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챗봇을 소개받는다. 이후 처음 만나는 이와 친해지듯, 인공지능에게 말을 건네고 연락을 지속한다. 인공지능 '친구'가 추천하는 곳을 방문하고, 취미를 공유하며 여느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친해져 간다. 이 작품은 이렇게 이루어진 작가와 AI의 관계를 각자의 체계 속에서 정리한 그림과 글로 이루어져 있다. ■ 배인숙_이려진
Vol.20230806c | 뉴올드 플레이룸 New-Old Playroom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