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연계 퍼포먼스 청하다: 진동과 울림 / 2023_0805_토요일_07:30pm 통하다: 빛과 마주침 / 2023_0812_토요일_04:00pm 위로: 손 없는 날 / 2023_0815_화요일_02:00pm
부천아트벙커B39 시각예술 공간지원 협력展
주최 / (재)부천문화재단 주관 / 부천아트벙커B39_콜렉티브 푸실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전시 종료 30분 전 입장 마감
부천아트벙커B39 Bucheon Art Bunker B39 경기도 부천시 삼작로 53 1층 에어갤러리,유인송풍실,로비 Tel. +82.(0)32.321.3901 artbunkerb39.org blog.naver.com/b39-space @artbunkerb39
콜렉티브 푸실의 '장면들' 시리즈는 공간이 품고 있는 시간의 결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의 예술 형식으로 다시 펼쳐 보이는 작업이다. ● '장면들'의 한 페이지인 이번 전시 『다시, 바람을』은 쓰레기 소각장이었던 부천아트벙커B39라는 장소가 가지는 역사성을 소리와 형태, 움직임 등으로 수집해 분해하고 추상화하여 한 편의 구체시로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로 구현되는 이 한 편의 시에서 언어와 비언어, 시각과 청각, 정지와 운동, 소비와 생산, 이곳과 저곳, 과거와 현재, 나와 너, 그리고 삶과 죽음 등 그간 관념에 따라 경계 지어졌던 존재들이 훌-훌- 풀려나 또 다른 생을 만들어 가기 시작한다. ● 지나간 것과 다가올 것 사이에 다시, 생명의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 길에 생명의 숨결이 잘 깃들 길, 이번 전시 『다시, 바람을』은 긴 시간을 살아낸 생명 존재의 오랜 기원을 담고 있다.
콜렉티브 푸실 ● 설치작가 이경민, 작곡가 한수지, 퍼포먼스 아티스트 임지연으로 구성된 다매체 실험 예술팀이다. 순우리말인 '푸실'은 수풀, 풀더미 등을 의미하며, 숲이 감싸고 있는 마을을 뜻하기도 한다. '푸실'은 예술의 야생적 힘과 공동체성을 함께 키우고 가꾸어 가는 것을 지향한다. ■ 콜렉티브 푸실
부천아트벙커 b39에서 내가 찾고 싶었던 것들은 바람과 진동이었다. 지하공간에서 39m 높이의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이 공간은, 2010년 쓰레기 소각장으로서의 역할을 끝마친 후, 13년 간 고요한 상태로 있었다. 그 곳의 공조 파이프, 전선, 그리고 폐수를 이동시키는 시설들은 모두 멈춰 있었고, 그 사이에 머물러있던 바람은 나의 관심을 끌었다. ● 처음 이 장소를 방문했을 때, 그 공간의 구조와 설비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곳 저곳을 탐험했다. 파이프와 구멍, 그리고 먼지가 쌓인 표면들을 만져보며 그 안의 숨겨진 세계를 발견하려 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예상과는 달리 아무런 진동도 느끼지 못했다. 13년 간의 정지된 시간 속에서 이전의 에너지와 움직임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이후의 접근 방식은 건물 자체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리모델링된 건물 내부 구조에서 추론적 가설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우선 건물의 중심인 중정(에어갤러리)에 바람을 불러오기 위한 탑을 설치한다. 이 높게 올린 탑의 얇은 아연철판들은 불어온 바람에 의해 미미한 진동을 일으키며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온도 변화에 민감해 일교차로 인해 이슬이 맺히고 증발하며 새로운 에너지들이 생성된다. ● 오후 5시가 되면 중정 중앙의 철골 빔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따라, 탑의 그림자가 중정을 넘어 부천아트벙커 B39로 새로운 동선으로 들어온다. 그림자를 타고 벽을 넘어 들어오는 에너지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바람들은 쓰레기 반입실에서 시작하여 벙커 소각조, 재벙커, 유인송풍실, 그리고 굴뚝까지의 동측 보행로를 통해 건물 곳곳으로 퍼져간다. 이 과정을 통해 멈춰 있던 건물의 바람들은 다시 움직임을 얻게 된다. 유인송풍실의 파이프들 사이로 들어간 새로운 바람들은 3층 배기가스 처리장에서 순환하며 건물 전체를 온전히 에너지 가득한 진동으로 채운다.
이런 상상력의 결과물은 '다시 바람을'이라는 전시를 통해 현실화하였다. 과거 설비시설과 쓰레기로 가득찬 공간에서 현재는 문화와 사람으로 가득 찬 아트벙커 B39처럼 건물의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고, 멈춰있던 바람과 진동을 다시 불러오는 설치작업을 구현했다. ■ 이경민
콜렉티브 푸실의 '장면들'은 세상의 어느 틈에 손을 뻗어 쓰다듬어본 풍경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작업이다. 부서지고 세워지는 존재들과 마주하며 나, 이경민, 임지연 작가는 기꺼이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 각자의 방식으로 노래한다. 모든 사물, 존재는 언어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말할 수 있으며, 그 움직임에 기대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돌림노래가 입에서 귀로, 몸짓으로 옮겨지며 세상의 어느 한 구석에서 자라날 것이라는 믿음이 내 안에는 자리하고 있다. ● 부천아트벙커B39의 공간에서 나는 '재와 먼지'를 몸으로 느꼈다. 소리를 통해 소리를 만드는 것이 내 작업이라 여겼던 시간들은 냄새와 목의 따끔거림을 통해 금세 흩어졌고, 차갑고 거대한 철골구조물이 입고 있던 시간들이 '재와 먼지'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가볍게 입으로 '후'불면 작은 바람이 일어났고, 이 바람이 '재와 먼지'를 옮기며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주기를 바랬던 순간이었다.
'소리 감각 드로잉'은 시각을 통해 소리가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재와 먼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거대한 폭풍이었다가, 미끄러지는 속도였다가, 고요함이었고, 사진을 찍고 속으로 속으로 기어들어가 마주친 표면들은 내가 찾고 있던 음악과 닮아있었다. 시각에서 소리를 찾아 음악의 패턴을 새기는 것이 이 작업이며, 쉽게 찢기는 연약한 종이가 어떤 이의 서랍 속에서 오랜 시간을 버텨줄 것을 상상하며 소리의 움직임들을 음각과 양각으로 새겨보았다. 이 종이를 꺼내어 햇살에 비춰보면 무수히 많은 소리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꺼내어 본 사람만이 알게 될 것이다. ■ 한수지
미학 연구자이자 퍼포먼스 아티스트로서 나는 이른바 '샤먼-되기(becoming the Shaman)'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태와 생명 가치가 강조되는 오늘날, 샤먼의 몸은 근대 인간중심, 이성 우월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넘어설 수 있는 '원시적 생명력'의 담지체로 제시된다. 예컨대 샤먼은 돌에 대해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금껏 돌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그와 함께 울고 웃는 자이다. 즉흥성에 기초해 퍼포먼스를 하는 동안 나는 사물을 비롯한 공간 자체에 깃든 기나긴 역사와 미세한 시간 층위에 접근하기 위해 최대한 집중 한다. 모든 개체는, 또한 모든 공간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닌다. 자신만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언제든 '자신'은 다른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기에, 한 사물, 한 공간의 이야기에는 무수히 많은 존재들의 삶이 고구마 줄기처럼 연결되어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동안 나는 때로 울기도 하고 때로 웃기도 한다. 돌아서 한탄하는가 하면, 또 돌아서 마음을 놓기도 한다.
콜렉티브 푸실의 작업으로 풀어낸 'Lehbeb's book'은 영상과 간단한 행위 퍼포먼스 설치물로 구성되어 있다. 영상은 부천아트벙커B39의 지하 벙커에서 사운드 수집 작업을 하는 동안 수행했던 어센틱 무브먼트*이다. 흐릿한 빛, 공간을 채우는 냄새, 철판에 튕기는 물방울 소리에 따라 몸은 그만의 형태와 리듬을 만들어낸다. 카드를 찢어 투명한 서랍에 담는 형식의 행위 퍼포먼스 설치물은 쓰레기 소각장이었던 부천아트벙커B39의 장소성을 개념적으로 풀어본 작품이다. 카드에 적힌 내용은 내가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부터 썼던 일기 형식의 단편들이다. 관람객이 찢는 카드에는 내 삶의 소중한 순간들이 담겨있다. 소중하기에 나는 그것을 그대로 간직해야 할까? 아니, 전혀! 관람객의 찢는 행위를 통해 한 인간이 살았던 삶의 몇몇 순간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형태로 새로이 변모한다. 세상사 버려지거나 훼손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존재는 언제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을 뿐이다. ■ 임지연
* 어센틱 무브먼트(Authentic Movement) : 미국 무용동작치료 분야의 선구자 메리 화이트하우스(Mary Whitehouse, 1910~2001)가 개발한 기법으로, 융(Carl Gustav Jung, 1875~1961) 심리학에 영향을 받았기에 '심층적 움직임(Movement in Depth)'라 칭하기도 한다. 움직임을 미리 계획하거나 억지로 움직이려 하지 않고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리듬과 박자, 형태에 따라 몸이 움직여지도록(being moved) 하는 것이 핵심이다.
□ 전시연계 퍼포먼스 ○ 청하다: 진동과 울림 - 사물의 무더기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하고 소리를 들은 퍼포머는 소리가 지니는 진동을 몸의 울림으로 표현한다. - 장소: 1F 에어갤러리 - 일시: 2023. 8. 5. (토) 19:30 ~ 20:00
○ 통하다: 빛과 마주침 - 한 번 접촉한 적이 있는 존재들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계속해서 영향을 주고받는다. 한 번의 마주침, 빛과 함께 생명 존재의 삶이 관계 속에서 펼쳐진다. - 장소: 1F 유인송풍실 로비 - 일시: 2023. 8. 12. (토) 16:00 ~ 17:00
○ 위로: 손 없는 날 - 장소: 3F 응축수 탱크 지역 - 일시: 2023. 8. 15. (화) 14:00 ~ 14:30
Vol.20230805e | 다시, 바람을 The Wind Agai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