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돌은 데굴데굴 우는 소리를 낸다.

이경은展 / LEEGYEONGEUN / 李庚恩 / painting   2023_0804 ▶ 2023_0820 / 월,화요일 휴관

이경은_나는 이곳에 가고싶다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월,화요일 휴관

갤러리인 GALLERY IN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로 116 201호 Tel. +82.(0)10.9017.2016 @_innsinn_

여기는 해변, 파도가 칠 때마다 돌멩이는 데 굴 데 굴 우는 소리를 냈다. ● 작품의 제목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번 전시의 제목. 조금이나마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는 나의 작은 노력(이것이 데굴데 굴 이다). 스스로, 그리고 남이 정한 규칙과 틀이 우리를 정의하고 강요할 때, 우리는 물살이 이끄는 대로 구르며 굳건히 자리를 지킨다. ● 후지산 아래로 떠난 여행에서 만난 원시림과 끝없는 초록, 호수, 그리고 발에 느껴지는 모래 위에서 쾌감을 느꼈다. 자연 속에서 느낀 감정은 해방과 자연과의 일체감이었다.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며, 그 순간순간을 기 록하려고 애썼다. 줄곧 찾던 이상향에 도달한 기분이었다. '해방의 공간' 이라고 이름 붙인 그곳을 회화를 통해 구현하고 있다. 이곳은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들이며, 나에게는 후지산 아래였지만 다른 이에게는 다른 공간일 수 있다. 해방의 감정 을 불러일으키는 공간들을 찾아내 그 곳을 다시 그려낸다.

이경은_근데..._캔버스에 유채_33.4×24.2cm_2023
이경은_너_캔버스 패널에 유채_24.2×33.4cm_2023
이경은_들풀들_캔버스에 유채_27.3×22cm_2023
이경은_두려움_캔버스에 유채_27.3×22cm_2023

자연의 풍경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우리는 그것을 느낀다. 피부에 스치는 바람, 눈으로 들어오는 빛, 움직이는 구름. 그 과 정에서 오감으로 느낀 격동적인 감정이 맞물리며 캔버스 위에서는 다양한 변화와 시도가 일어난다. 순식간에 불어오는 바람과 휩쓸리는 나뭇가지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것을 회화로 구현하기 위해, 겹침과 지우기를 반복한다. 작품의 빠른 스 트로크는 내가 자연물 속에서 느낀 감흥의 찰나를 나타내기 위한 수단이다. '찰나' 가 중요하다. 감각들의 찰나에서 필연적 인 힘을 느꼈기 때문이다. ● 나를 둘러싼 것. 잔디와 비, 맨발에 닿는 모래의 감촉.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뭉근하게 자극한다. 주로 대자연 아래에서 일어나던 경험은 집 근처로 옮겨왔다. '바라보는 사람' 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으로 한 발자국 나아가고 있다. 작업은 한 단어나 문장에서 출발한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 이미지로 등장하며, 여러 의미를 지닌 복합체가 된다. 멀리서 소 극적으로 바라보던 나는 어느새 가까이에 서 있다. '무겁고 흐린 하늘에서 내리는 눈', '시린 계절의 공기', '반대편 옥상에 떨어지는 빗물', '의지의 표상' 같은 것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요한 요소가 된다. 알 듯 말 듯한 기분과 동요하는 느낌들을 회화로 풀어낸다. 눈으로 보는 것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찰나의 감정을 순진하고 과감하게 보여주려 애썼다.

이경은_샤워 1_캔버스에 유채_53×40.9cm_2023
이경은_숲_캔버스에 유채_97×130.3cm_2022

볼거리가 가득한 재미난 이미지를 만들어내려 노력했다. 항상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그런 그림. 눈동자가 정면을 응 시하는 것은 반칙이라고 생각했다. 멍한 눈빛의 사람을 그려낸다. 감각이 사라져 버린 듯한 표정. 그들은 앞을 바라볼 수 없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모두 합쳐 상상해 그려낸다. 길에서 보았을 사람들의 얼굴. 그것을 그 리며 해방감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다. 자유로워지고 싶다. 나의 행위로 그 의지가 드러나길 원한다. (작가 노트 중)

이경은_씻겨내려감_캔버스에 유채_45.5×65.1cm_2023

거창한 가르침 없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 흔들리는 물 속에서 데굴데굴 목소리를 내는 일. 가만히 있을수 없다 ■ 갤러리인

이경은_흔들리는 숲_캔버스에 유채_65.1×90.9cm_2022
이경은_흐르는 돌은 데굴데굴 우는 소리를 낸다_캔버스에 유채_53×40.9cm_2023

두리번거리며 걷는다. 의지와 상관없이 많은 감각과 생각이 삽시간에 쌓인다. "왜?" 라고 생각하는 일이 늘어나며 삶은 끝이 없는 문제지가 되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며 캔버 스 앞에 앉았다. 남들은 쉬이 지나치거나 관심이 없어 보이는 문제를 붙잡고 답이 없는 질문에 대답한다. '방식' 을 제안하고 표현하는 것이 나의 몫이라고 판단하며, 애매하고 알 듯 말 듯한 것을 잡기 위해 일부러 어색하고 튀는 색을 사용하기도 한다. ■ 이경은

Vol.20230804c | 이경은展 / LEEGYEONGEUN / 李庚恩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