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하다-방주 Meet of each other-Ark

김25(김이오)展 / KIM25 / painting   2023_0717 ▶ 2023_0727 / 일,공휴일 휴관

김25_Meet of each other_캔버스에 유채_181.8×227.3cm_2023

초대일시 / 2023_0717_월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일,공휴일 휴관

은암미술관 EUNAM MUSEUM OF ART 광주광역시 동구 서석로85번길 8-12 Tel. +82.(0)62.226.6677 www.eunam.org @eunam_art

"끝없이 펼쳐진 것처럼 보이는 바다 앞에서 우리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바다의 철학』, 군터 숄츠 Gunter scholtz) ● 탈레스는 아르케(arche), 즉 "모든 것의 원인이 되면서 자신은 불변하는 단 하나의 존재"를 '물'이라고 했다. 궁극의 존재를 탐구하는 사유 습관인 철학은 결국 '물'로부터 시작되었다. 서구 문명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바다 이미지는 고대와 중세에는 공포와 재난이라는 부정적 일색의 이미지에서 근대 이후에는 희망과 긍정이라는 인식론적 세계관으로의 전환을 가져오게 되었다. 이러한 전환을 가져온 배경으로는 대항해시대를 거쳐오며 새로운 세계의 실존 가능성에 관한 인식론적 세계관이라는 수확을 얻게 된 것이다. 이후 바다는 인간의 틀을 바꾸고, 인간의 내면을 바꾸고 자신의 위력과 존재감을 인간으로 하여금 의식하게 만드는 길로 들어서게 된것이다.

김25_Meet of each other_캔버스에 유채_218.2×290.9cm_2023
김25_Meet of each other_캔버스에 유채_197×872.7cm_2023

김25(KIM25, 김이오) 작품은 고요한 가운데 바라보는 그저 하늘과 맞닿아 있는 수면, 그러나 광풍이 몰아칠 때면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위협하는 심연의 바다를 통해 마음에 기이한 파문을 불러일으킨다. 아름다움과 두려움이 하나로 뭉쳐진 이 마음을 에드먼드 버크는 '숭고'라고 불렀다. 김25 작품의 바다 이미지는 추상과 재현의 경계를 넘나들며 생동감 넘치는 붓 터치와 문학의 텍스트를 통해 불확실한 인간의 내면과 외부현실의 영역을 담아내고 있다. 압도적인 파도의 힘 앞에 선 우리는 인간의 유한함을 깨닫는 한편 이성적 존재로서 자연으로부터 독립해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다.

김25_Gitanjali60_캔버스에 유채_130.3×130cm_2022
김25_Gitanjali60_캔버스에 유채_80.3×116.8cm_2022

회화의 실천적 방법을 지속적으로 탐색해 온 작가는 자신의 문학적 감성과 직관을 통한 시적 울림의 공간을 보여주기 위해 재현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학의 텍스트를 이미지에 투영하기도 한다. 텍스트가 가진 함축적이고 심미적인 표현이 투영된 파도는 작가의 감성과 만나 찰나의 바다가 되어 흘러간다. 『어린 왕자』, 『모비 딕』, 『노인과 바다』와 같은 문학작품과 랭보, 칼릴 지브란, 메리 올리버 등의 시에서 발췌한 문장들이 파도와의 조우를 통해 우리 삶의 희망, 절망, 안정과 불안, 생성과 소멸 등을 담아내고 있다.

김25_Gitanjali60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22
김25_Gitanjali60_캔버스에 유채_60.3×130.3cm_2022

이번 은암미술관에서는 『노아의 방주』, 『오디세이아』에 관한 내용을 바탕으로 인류의 구원을 상징하는 서사를 담아 신작을 선보인다, 인류의 구원을 상징하는 노아의 방주와 트로이 전쟁 후 온갖 역경들을 헤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은 바로 현재 우리들의 모습을 상징화한다. 홍수의 형태를 띤 바다는 신의 의지에 의해 울타리에 가두어 놓은 거대한 힘, 그러나 신이 타락한 인간을 징벌할 때면 그 사슬을 풀어서 날뛰게 내버려 두는, 공포스러운 수단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과학과 기술을 앞세운 현대문명은 인간 소외, 기후 위기, 전쟁의 난민 등과 같은 폐해를 낳았고 인간의 오만과 과욕에 대한 심판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구원을 상징하는 방주와의 조우를 통해 자연의 시각으로 인간에 대한 용서를 염원하고 있다.

최근 작가는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붓놀림을 통해 용틀임하는 형태의 새로운 작업도 함께 선보인다. 중력을 거부하는 거대한 회오리 '용오름'은 이전의 추상 색면 작업, 바다 시리즈를 통한 텍스트가 투영된 세계에 이어 또 다른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을 보여 주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로의 초대에서 우리는 인간 존재에 대한 확실성과 더불어 인간에 대한 용서와 구원에 대한 기대를 가져본다. ■ 이종은

Vol.20230717b | 김25(김이오)展 / KIM25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