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색깔로만 채워진 그림은 어디에도 없다.

2023_0712 ▶ 2023_0720

초대일시 / 2023_0712_수요일_01:00pm

참여작가 강정민_권민주_김미진_김연주_박수형 박혜민_송하영_오혜_이한나_정성진

주관 / 아트유니온 덩굴 (이 사업은 고양시 보조금 지원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고양아람누리 갤러리누리 Goyang Aram Nuri Gallery Nuri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 1286 B2 1전시실 Tel. +82.(0)31.960.0180 www.artgy.or.kr

'나'를 정의하고자 하는 우리의 열망은 최근 MBTI의 인기로 드러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우리에게 가장 오래되고 친숙한 정체성 찾기 표현 중 하나는 '너만의 색을 찾으라'라는 마치 교과서스러운 언급일것이다. '당신의 색은 무엇인가요?' 질문에 내포한 것이, 자신만의 색을 찾아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적극적인 시도임에도 이 질문이 동시대 개인에게 얼마나 유효한지 반문해 본다.

강정민_나열된 사물들_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22
권민주_몸소당제_table, memorial tablet, sacrificial vessel, TV & rush mat_가변크기_2022

단 하나의 색으로 나는 정의되는가?

김미진_Untitled #0607-21_한지_9×25×25cm×15_2021
김연주_깊은 숨결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23

오늘날 사회는 개인에게 다양한 역할과 입장을 요구한다. N잡러로 불리는, 2개 이상의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 특별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융합적 태도를 지향하며 등장한 새로운 영역과 분야는 개인에게 여러 가지 능력을 필수로 한다. 또한, 고정된 자아를 발견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열망과 함께 부캐(부 캐릭터)의 유행과 같은 다면적 자아표출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 가상에서 소통을 위해 나를 투영한 또 다른 자아의 존재는 일반적이다. 다변화한 사회에서 정체성이 오직 하나로 매듭지어질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몸소 체감하고 있으며, 자아를 하나로 규정하는 시대를 거쳐 다양한 정체성의 발현은 자연스럽다. ● 그동안 본인의 색이 하나일 것이라는 암묵적인 전제로부터 정체성을 정의하도록 유도하는 질문은 하나의 정체성만으로는 어떠한 입장에 답을 할 수 없는 자신을 목도하게 한다. 이는 '당신의 색은 무엇인가요?' 기존의 질문이 '단 하나의 색으로 나는 정의되는가?' 의문으로 바뀔 수 있는 지점이며 다양한 자아를 받아드릴 가능성을 열어낸다.

박수형_continuous play_gravity02_캔버스에 유채_130×130cm_2022
박혜민_그 공간 어딘가_장지에 채색_162.2×260.3cm_2022

나의 색은 하나가 아니다.

송하영_수축과 팽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600cm_2022
오혜_Zero_0-4_도자_130×30×30cm_2017

본 전시는 예술가와 청년이라는 두 가지 이상의 색을 가진 10명의 참여 작가와 1명의 기획자가 그동안 자신을 정의해왔던 색에 관해 고민하며 또 다른 색으로 발현될 가능성을 모색하는 움직임에서 시작했다. 그 가능성을 모색하는 방법으로 질문과 대답의 형식을 시도한다. 11개의 질문은 정체성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창작된 참여 예술가 11명 각자의 어법에서 발췌한 단어로 만들어졌다. 이 질문들은 상호 교차하여 예술가에게 던져지고, 그들의 개인적인 고민, 경험, 특정 기억을 다루는 방식에서 그 답을 찾으며 또 다른 색을 끌어내는 힌트가 된다. 이 과정은 전시 맥락 안으로 들어와 그들의 회화, 설치, 영상, 미디어 작품들과 어우러져 전시- 작품- 관객 사이에서 자신이 얼마나 다양한 존재인지, 자신의 정체성(색)을 넓게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로 확장된다. ● 이렇게 전시장에 스며있는 청년 예술가들의 시도는 단지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관점과 사회가 부여하는 관점 사이에서 어떤 예술가로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그들의 고민이 담긴 자기 고백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자신의 색을 단지 하나로 응축해 작품으로 드러낸다는 기존 작업 태도에서 벗어나 동료 예술가와 교류를 통해 내면에 잠재된 예술 가능성을 깨우기 위한 실험이기도 하다.

이한나_Divine mothers_양초, 프로젝터, 단채널 영상_가변크기_2015~23
정성진_흔적의 장소 23-1_1920×1080pixels, 00:06:00_2023

마지막으로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서 빌려 만든 전시 제목에 주목한다. ⟪하나의 색깔로만 채워진 그림은 어디에도 없다.⟫는 관객들이 이러한 청년 예술가들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어 다채로운 색으로 상징될 수 있는 넓은 존재임을 지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권혜림

Vol.20230712b | 하나의 색깔로만 채워진 그림은 어디에도 없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