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썸 #4. 변신

민들레_이천수 2인展   2023_0704 ▶ 2023_0725 / 일,월요일 휴관

작가와의 대화 / 2023_0715_토요일_05:00pm

기획 / 반이정(미술평론가, 아팅 디렉터)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월요일 휴관

아팅 arting gallery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40길 13 2층 @arting.gallery.seoul

미술인 파트너 2인을 초대하는 아팅arting의 연속 기획전시 '투썸Twosome'의 4회 커플은 민들레 이천수다. 충주에 작업실과 거처를 둔 커플을 연결시키는 키워드는 선명한 편이다. 도자기가 그것이다. 이천수는 도자를 만드는 도예가고, 민들레는 완성된 도자를 평면으로 옮겨온 화가다. 도자를 매개로 2인 전을 두 차례 이상 열었다. 이천수가 구운 비규범적인 도자와 그것을 민들레가 다시 변형된 모양새로 재현한 회화로 2인 전은 구성되어 왔다. 이 같은 전시 형식에 착안해서 작년(2022) 2인 전을 평하면서, 대상과 그걸 비춘 거울처럼 도자와 회화는 나란히 포갠 한 쌍처럼 제시된다고 나는 풀이했다. 도자와 그것에 상상력을 더한 변형된 회화의 묶음인 점에서, '실재와 허구 사이의 관계, 시각예술의 운명을 환기시키는 기획'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천수_초록돌 항아리 Green stone jar_소금가마, 1300℃ 소성_49×45×45cm_2023
이천수_긴 꽃병_소금가마, 1300℃ 소성_43.5×14×10cm_2023
이천수_표정있는 꽃병4_가스가마, 1280℃ 소성_24×16×16cm_2020
이천수_표정있는 꽃병14_소금가마, 1300℃ 소성_15×11×11cm_2023

한국공예 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운영하는 KCDF 갤러리에서 올해 상반기에 열린 이천수 개인전에 출품된 주종은 달 항아리였다. 항간에서 통용되는 달 항아리의 정식 명칭이 백자대호白磁大壺인데에서 보듯, 좌우대칭에 충실한 완벽한 원형미에 집중하면서, 용기의 기능을 저버리고 미적 가치에 집중한 도자가 달 항아리다. 정식 명칭은 달 항아리의 표준이 백자임을 명시한다. 이에 반해 이천수가 개인전에 출품한 달 항아리는 기우뚱 일그러진 몸뚱이와 수평이 맞지 않는 주둥이를 지녀, 달 항아리 뿐 아니라 도자의 일반적 규범을 빗겨났을 뿐 아니라, 청자를 택한 점도 일반 규범과는 다른 얼굴의 달 항아리을 낳았다. 아팅의 투썸 #4.에선 그의 개인전에 출품된 달 항아리 가운데 두 점을 포함시켰다. 그 외에 이번 전시를 구성하는 주된 작품은 꽃병이다. 꽃병 역시 다종의 변형된 꽃병의 형태를 지녔다. 개중에는 균질하지 않게 흘러내리는 유약의 우연적 효과를 살린 원통형 꽃병도 있고, 도자기(꽃병)의 외형이 사람의 두상과 닮은 데에 착안하여 도자 표면에 이목구비를 삽입한 「표정 있는 꽃병」 연작이 여럿 포함되어 있다. 도자기 위에 눈코입귀를 그려 넣은 게 아니다. 이목구비로 어림짐작할 만한 자리에 조개껍데기를 붙여, 보는 이가 얼굴임을 유추하게 만들었다. 용기로서의 기능은 유지하되 자기 스타일을 입힌 이천수의 도자 미학은, 달 항아리와 꽃병 같은 도기를 변신한 형태로 재현한다.

민들레_Bubble1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23
민들레_Bubble2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23
민들레_Dot3_캔버스에 유채_27.3×22cm_2023
민들레_Luna_캔버스에 유채_120×120cm_2017

민들레의 그림은 이천수의 도자를 1차 자료로 참고하되 변형되어 완성되었다. 10년 전 그림에선 도자를 팝아트 풍으로 변주하기도 했고, 사람 얼굴 모양으로 도자기 여럿을 배열한 후, 그걸 그림으로 옮긴 연작도 있다. 그런 변주는 2017년 전후부터 도자를 소재로 삼되, 비정형 회화의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균열된 지표면 같기도, 수포로 채워진 개울가의 수면을 클로즈업 한 것 같기도, 혹은 천체망원경으로 포착할 수 있는 분화구로 밀집된 달이나 행성의 표면을 확대한 것 같기도 한 그림들이다. 그렇지만 이 모두는 도자기 표면을 클로즈업으로 재현한 회화들이다. 그녀의 그림에서 도자기를 유추하기란 어렵다. 유약의 채색, 외형 등 도자의 규범을 조금씩 이탈하는 이천수의 도자를 클로즈업으로 옮긴 그림이다. 투썸 #4에는 민들레가 2017년 완성한 변형 캔버스 회화도 출품된다. 3차원 도자기의 외형을 2차원 회화로 옮겨온 여정 가운데, 이천수의 도자를 자기 관점으로 해석하고 변신시킨 첫 시도 쯤 된다. 달 항아리 같은 원통 도기의 밑바닥을 둥근 변형 캔버스로 재구성한 「Luna」(2017)시리즈다. 이 연작을 보고 도자기의 바닥 면을 유출하긴 어렵다. 그렇지만 도자 고유의 재질과 색감에 집중한 점에서, 결과적으로 도자 그림이다. 민들레와 이천수는 각자의 장르에서 자기 변신을 도입해서, 비규범적 도자와 비규범적 회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둘을 매개하는 건 도자다. ■ 반이정

민들레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공모전 입상했고, 서울신문사가 주관하는 현대도예전 입상 경력이 있다. 충북문화재단의 전시지원에 선정되어 두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그녀의 작품은 조계사와 충주시청에 소장되어 있다.

이천수는 대한민국 공예대전 우수상, 서울현대도예공모전 우수상 같은 수상 경력이 있다. 충북 문화재단 전시지원에 선정되어 개인전을 열었다. 한국공예 디자인문화진흥원 공모에 선정되어 올 초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도자기는 광주조선관요박물관, 성균관대학교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Vol.20230705h | 투썸 #4. 변신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