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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권병준_권아람_권혜수 노뉴워크_서해영_송지형_이신애
주최 /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큐레이터학과 기획 /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제 23회 졸업전시위원회 (강효림_김그린_김성경_김수민_김수아_김예화_김지혜_맹희수 신규리_심은혜_오나연_오상은_유소은_유승연_이세연_이어진 이혜준_전민정_정세영_정은지_지소형_최수연_황수정_황수지)
사진촬영 / 김수민 포스터 디자인 / 윤주향
관람시간 / 11:00am~07:00pm
온수공간 ONSU GONG-GAN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1길 74 Tel. 070.7543.3767 www.onsu-gonggan.com
친애하는 당신에게 ● 여름을 코앞에 두고 평안히 지내고 계신가요? 한숨이 푹 나오는 현실을 보고 있자면 평안하냐며 인사 건네기도 무색합니다. 과거에는 가족, 국가, 사회를 위해 몸과 마음을 희생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곤 했습니다. 하지만 공동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원치 않는 우리는 그 불편한 굴레에 더 이상 엮이려 하지 않죠. 게다가 가부장제에서 비롯한 전통 가족 개념이 점차 붕괴하면서 혼자 살기를 결심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고요. 인간관계를 지속하는 데 지칠 대로 지친 우리는 급기야 위급한 상황에 놓인 사람을 돕는다거나 안부를 묻는 사소한 교류마저 외면합니다. 이쯤에서 애써 숨겨두었던 외로움과 불안함을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까요.
그간 큐레이터학과 졸업준비위원회는 청년 기획자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전시에 담았다. 주로 사회 저변에 떠 다니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보여줬다. 그 계보를 이어 제23회 큐레이터학과 졸업기획전시 《내일은 우리가 떨어져 걷는다 해도》는 동시대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에게 다소 힘든 미래가 도래할지라도, 함께 이겨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편히 숨 쉴 곳 없는 경쟁사회에서는 각자도생하기 바쁘다.이에 우리는 왜 혼자가 되었는가 고민하며, 잃어버린 과거의 정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되찾고 싶었다. ●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전통적인 정상 가족 개념을 지키려는 건 지금 세태에 맞지 않다. 한국전쟁 이후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만 했던 우리 사회는 공동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 해왔다. 그런데 첫 민주 정부 수립 이후 IMF 구제 금융 시기를 거치며 신자유주의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했다. 이런 개인주의 사회에서 능력과 별개로 혈연, 지연, 학연에 얽매여야 하는 이전 세대의 연대 방식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렇다고 모든 굴레에서 벗어나 혼자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우리는 대안적 관계를 찾는 중이다. 나의 개성을 보장받는 적당한 관계, 나아가 온전한 나로 살아갈 환경이 절실하다. ● 이런 배경 아래 24명의 청년 기획자는 엉켜버린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그 실마리를 찾으려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개인이 존재한다. 각기 다른 이들이 한 데 섞이기는 쉽지 않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재하다면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관계를 위한 첫 걸음으로 이해와 존중을 제안한다. 나를 숨김없이 드러내고,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맺어질 편안한 관계를 기대하며.
각종 소리와 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권병준은 네덜란드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느낀 각박한 사회와 배제된 존재의 삶에 주목하며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장르를 실험한다. 「자명리 공명마을」은 작가가 고안한 헤드폰을 쓴 관객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참여형 작업이다. 작가가 만든 음악, 녹음한 음향을 들으며 전시장을 거닐다가 다가오는 관객과 마주한다. 함께 고개 숙여 인사하면 소리가 한데 얽히며 점차 내 헤드폰에서 나오던 소리는 사라지고 상대방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렇게 개인과 개인이 만나는 순간 비로소 들리는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영화감독 권아람은 타인의 내밀한 일상에 다가가 그들의 고민이나 마음을 들여다본다. 퀴어, 트렌스젠더와 같은 소수자에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세상에 소개한다. 「퀴어의 방」은 자신의 방을 지키려는 퀴어 4인의 인터뷰를 담은 단편 영화이다. 그들은 원가족으로부터 받은 아픔을 가지고 자기만의 방을 찾아 나선다. 누구는 텐트 안에 살고, 누구는 남의 집에 빌붙어 살 수밖에 없지만, 모두 행복하다. 내가 나일 수 있는, 타인의 폭력이 침투하지 못하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절실했기 때문에.
권혜수는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것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관계 맺으려 한다. 특히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흔적에 주목한다. 「안부 인사」는 어느 아파트 단지에 붙어있던 수십 장의 공고문을 찍어 천에 프린트한 작품이다. 때로는 간단히, 또 누군가에게는 상투적으로, 편히 지내는지 혹 그렇지 않은지를 묻는 안부 인사는 형식이 어떠하든 상대를 향한 관심과 애정이 담긴 행위이다. 늘 본체만체 지나치기만 하던 공고문이 다른 이와 마음이 동하는 접점이 된 것처럼, 그 밖의 "사랑스러운 부스러기" 또한 일상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노뉴워크는 기획자, 작가, 활동가 등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시각 예술 콜렉티브이다. 각기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또 다른 일을 하는 만큼 서로의 속도와 색을 존중하며 한 팀으로서 시너지를 낸다. 「가상의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레지던시」는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모인 가상의 거주형 작업실이다. 레지던시 구성원들은 주류 중심으로 굴러가는 사회 뒤에 감춰진,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던 자들의 목소리를 불러와 공동체 내에서 지켜야 할 약속을 만든다. 더 나아가 이 규칙을 직접 실천하려면 서로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화한다.
서해영은 산에 올라가서 조각을 하거나 여성들과 함께 태피스트리를 완성하는 등 주로 프로젝트형 작업을 한다. 모든 단계를 다양한 매체로 기록하고, 참여자와 작품의 의미를 만드는 과정에 주목한다. 「우리들 사이」는 무한대(∞) 모양으로 설치한 그물에, 서울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실을 엮어 만든 태피스트리 작품이다. 작가가 먼저 시작한 태피스트리는 나흘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갖가지 글씨와 색으로 끊임없이 변했다. 전시장을 방문한 관객도 작품에 동참할 수 있도록, 작가는 다시 그물을 설치한다. 누군가 먼저 남긴 흔적을 따라 실을 연결하며 자유롭게 빈틈을 메워보자.
송지형은 관객참여형 퍼포먼스와 공간 특정적 설치 작업을 한다. 독일과 한국에서 활동하며,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호혜성, 돌봄, 이타성을 바라보는 작업을 전개 중이다. 「Fieldworkspiel」에 접속하면, 사이트 사용 방법과 설문 조사 창이 뜬다. 설문 조사는 가족 형태와 고독에 관한 질문으로 구성되어 참여자의 의견을 묻는다. 작가는 다양한 현지인을 만나 관찰한 그들의 삶을 영상과 글로 기록한다. 각 키워드에 따라 제작한 12개의 영상에는 새로운 주거공동체와 돌봄의 현장이 담겨있다. 이 웹사이트를 들락날락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돌아보기도 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돌봄의 의미를 음미해 볼 수 있다.
이신애는 일상에서 보고 느낀 것에 대해 작업한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작가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혹은 외국인으로서 느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영상통화, 노트북, 가이드북 등 일상적 소재를 이용해 시각화한다. 이신애의 「서점에서 일할 미래의 인턴에게 과거의 인턴이, 그게 나야」는 20장 분량의 손바닥만 한 책자와 금색 액자에 넣은 기념사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자에는 작가가 프랑스의 한 서점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체득한 '꿀팁'이 가득하다. 책자를 읽다 보면 낯선 업무를 시작하며 두려워하는 이의 등을 두드려 주고자 하는 작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밝고 경쾌한 오렌지색 책자는 스쳐지나가는 관계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 전시연계 프로그램 안내 1. 온라인 영상 도슨트 『Dear Stranger』 전시관람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영상 도슨트 프로그램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인스타그램 혹은 전시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웹페이지: dearstranger.myportfolio.com - 인스타그램: @dearstranger_2023
2. 전시 인수인계: 과거의 관람객이 미래의 관람객에게 내가 아닌 다른 관람객들을 상상하면서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전시 관람 팁이나 메세지, 전시에 대한 감상을 노트에 적는 프로그램이다. - 연계작품: 이신애, 「서점에서 일할 미래에 인턴에게 과거의 인턴이, 그게 나야」 - 일시: 전시 기간 중 상시 운영 - 장소: 온수공간 3층 교육 공간
3. 작가와의 대화 작업의 비하인드,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다. - 참여작가: 송지형, 이충열 (노뉴워크) - 일시: 2023. 6. 3. 토요일, 오후 6시 30분 - 8시 - 장소: 온수공간 2층
Vol.20230531c | 내일은 우리가 떨어져 걷는다 해도 Dear Stranger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