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23_0529_월요일_05:00pm
참여작가 권나예_김나현_김다은_김수아_김수아_김수하 김유민_김주현_김주현_박선주_박주미_박지혜 손하린_신수빈_양주희_오정인_유지영 윤정민_이가은_이경서_이도윤_이봄_이유민 이재연_이현승_정세림_정재연_정하늘_조채은 지혜민_최민주_최예진_최정윤_최종인_한유림
주최,후원 / 대학혁신지원사업 기획 /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관람시간 / 09:30am~06:00pm
마이아트옥션 갤러리 MYART AUCTION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62-5 (관훈동 118-2번지) 충훈빌딩 B1,5층 Tel. +82.(0)2.735.1110 www.myartauction.com @myartauction_
미래를 꿈꾸는 그대들에게 ●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4학년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자기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를 갖게 되었고, 이 전시의 서문을 요청받았을 때 나는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망설여졌다. 하지만 이내 학생들에게 사전에 전시 기획 설명을 듣고 참여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질문을 받은 시간 동안 느꼈던 분위기와 감각들을 기반으로 나의 바람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 쓰지 않는 방식이라 어색하고 낯간지러우면서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오묘한 기분이 드는데, 이런 느낌이 그들이 이번 전시를 대하는 감정과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들이 고민해서 내놓은 제목인 『녹는 점』은 자신들의 현재 상태를 가장 잘 드러내는 표현이다. 이러한 전시 제목은 아직 스스로를 작가라고 명명하기 힘든 상태에서 전시하게 되었을 때 느끼게 되는 것으로 무엇인가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것에 대해 낯설고, 두려운 감정과 함께 신나고 즐거운 감정을 동시에 드러낸다. 또한 상상으로 생각만 하던 외부 전시라는 미지의 영역에 발을 딛게 되면서 이를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실제의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작품 선정과 분류, 배치와 설치, 운송 그리고 디자인과 홍보까지 전시를 만들어 내기까지 여러 단계의 실무적인 일을 서로 합의하고 결정을 내리는 일이 마냥 즐겁고 편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동시에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전시인 만큼 누군가는 적극적이고 누군가는 소극적으로 누군가는 앞에서 누군가는 뒤에서 준비하며 오해와 갈등 그리고 실수를 해결해 나가는 동안 복잡한 그들만의 이야기가 펼쳐졌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전시 과정의 경험이 앞으로 예술가를 꿈꾸는 그들에게 즐거운 충격이자 어떤 계기로 다가오길 바란다. 그도 그럴 것이 예술가라는 창작자는 선형적인 시간 속에 머무르지 않고 자유롭게 시공간을 넘나들며 어떤 특정한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상상력을 키우고 펼쳐나간다. 이렇듯 지금, 이 전시에 참여하는 한 명 한 명의 관심사는 비슷한 것을 그리더라도 그 출발점은 각자의 사연과 경험을 가진 이야기들로 모두 다를 것이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작업을 해나가는 동안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가면서 누군가는 지식과 이론을 기반으로 하거나 철저하게 계획적인 과정을 거치는 작업도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최대한 자유롭고 감각적인 표현에 집중하는 작업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의도적으로 남들과 다른 것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편한 것을 담아내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가진 인간은 누구 하나 똑같을 수 없으며 특별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실 누가 더 나은 작업을 한다고 우열 가려서 이야기할 수는 없다. 다만 예술을 통해 소통하는 작가는 자기 자신을 제외한 작품을 보는 모든 이들이 가진 또 다른 그들의 취향에 따라 선택될 뿐이다. 따라서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작업을 거짓 없이 고스란히 작업에 담아낼 수 있는 솔직함과 편견 없이 자유롭게 세상을 볼 수 있는 호기심 어린 눈을 통한 시각, 다른 이의 시선에 상관 없이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예술가로서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그들이 이번 전시를 만들어 가는 과정과 결과에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작가를 넘어 한 사람으로서 '나'는 어떤 삶의 길을 걸을 것인가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렇게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년에 펼쳐지는 이 전시는 앞으로 작가로서 다가올 미래를 현재에 일시적으로 끌어오는 일이 된다. 그리고 바로 지금, 여기 『녹는 점』을 위해 그들이 보낸 시간은 소중하기에 여기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하나의 전시를 통해 느끼고 얻은 각자의 이야기를 잊지 않고 오랜 시간 기억했으면 좋겠다. 물론 이러한 감정들은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고 사라져 퇴색되겠지만 먼 미래에서 되돌아볼 때 이번 전시가 계속해서 작가의 꿈을 이어가는 사람에게는 설익은 시작점으로 추억되길... 다양한 이유로 미술이 아닌 다른 것을 새로이 시작하게 된 사람에게는 포기와 좌절의 시기가 아니라 작가의 꿈 키우던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던 설레던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는 즐거운 기억으로 남길... 그래서 이 전시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어떤 이유로든 생명력 넘치고 반짝이는 삶의 지표로 작용하길 바란다. 그렇기에 나는 미래를 꿈꾸는 그대들에게 하이 짧은 글에 나의 작은 흔적을 더하는 바람을 담아 띄워 보낸다. ■ 신승오
Vol.20230529a | 녹는 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