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23_0517_수요일_04:00pm
광주 5·18 43주년 기념 특별기획展
주최,주관 / 5·18기념재단_눈빛출판사
관람시간 / 11:00am~07:00pm
갤러리 인덱스 GALLERY INDEX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5 인덕빌딩 3층 Tel. +82.(0)2.722.6635 www.galleryindex.co.kr
"나의 사진기자 생활 30여 년의 절정은 광주 5·18 취재였다. 그만큼 혼신의 노력을 쏟았고 열정적이었는데 그것은 1980년 5월이 내게 부여한 의무였다. 시민군 사진의 대부분은 그들의 이 세상 마지막 모습이다. 그들이 모두 빛나는 청년기의 젊은이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는 순전히 그들의 희생 덕분이다. 나는 다만 역사의 기록자로서 그 현장에 있었을 뿐이다." (이창성)
1. 다시 5월이 돌아왔다. 한국 민주화의 기점이 되었던 1980년 5월 광주의 진실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었고 또 일부 곡해돼왔다. 그해 5월 18일, 중앙일간지(중앙일보) 사진부 이창성 기자는 출장 명령을 받고 카메라를 챙겨 광주를 향해 출발했다. 그는 사선에서 시민들과 계엄군의 대치 현장 그리고 계엄군 철수 후 시민군의 활동을 사진에 담았다. 국내외의 많은 사진가들이 항쟁기간 동안 취재활동을 펼쳤지만 이창성 기자는 유일하게 시민군 지휘부로부터 취재 허가를 받은 시민군 공식 사진가로 역사의 현장에 뛰어들었다.
따라서 그의 사진은 발발 초기의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 현장을 취재한 전남일보 신복진, 연합통신 나경택 기자의 사진과 함께 광주의 진실에 가장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사진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일부에서 사료로서만 취급되어왔다. 그러는 사이 5·18 북한군 투입설이 고개를 쳐들었고, 광주를 지켰던 많은 이들이 불온세력으로 매도되기에 이르렀다. 더구나 이창성 기자의 사진에 찍힌 시민군 한 사람(차복환 씨)이 40여 년이 지나서야 신원이 파악될 정도로 우리는 5·18의 진실에 다가가지 못했다.
2. 이번 전시는 5·18의 현장인 광주를 벗어나 서울에서 열리는 첫번째 5·18 기록사진전이다. 1980. 5. 21-27일 사이 이창성 기자가 광주 시내에서 촬영한 시민군 사진 40여 점(컬러 10, 흑백 30점)을 전시한다. 5·18의 전개과정을 보여주기보다는 '시민군'으로 압축하여 주제와 현장감을 강조한다. 개막일에는 시민군 출신 차명숙(방송요원) 씨와 '금남로 광수 1번'으로 지목되었던 차복환 씨가 참석해 그날을 회고할 예정이다.
계엄군이 물러간 이후 광주 시내는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고 비교적 평온한 가운데 자체 수습 노력이 전개되었다. 시민군은 5.18 당시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계엄군의 과잉진압에 맞서 광주시민들이 자체 결성한 자위 조직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비록 일부 총기와 군장비로 무장을 했으나 이들의 연령대 및 복장, 구호 등을 보면 '시민군'은 잘 훈련된 군사조직이 아니었다. 관람객들은 5·18 시민군은 무장한 계엄군에 맞서 시민을 보호하려 한 분노와 항의의 시민 조직이었다는 사실이 사진을 통해 드러난다. 따라서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북한군 투입설이나 불온세력, 부랑집단이라는 억지와 오명을 불식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3. 지금까지 외국인 사진가의 활동상은 영화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왔지만 정작 국내 사진가들의 취재와 활동에 대해서는 평가절하되어왔다. 이창성은 보도사진가로서 5·18을 취재하였지만 이에 머물지 않고 시민군 지휘부에 호소해 그들의 활동상을 적극적으로 다큐멘트한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 특히 전시에 준하는 취재현장에서 작가가 보여준 기록에 대한 집념과 화면 프레임의 안정감 그리고 대상에 접근해 부각하는 역량은 한국 사진가가 역사의 현장에서 의무와 책임을 다했음을 말해준다.
한 장의 사진은 백 마디의 말보다 더 많은 진실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이창성 기자의 5·18 사진의 현장성과 기록성에 주목한다. 현장이 기록된 사진은 진실을 바로 보게 하여 5·18을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전국민의 가슴속에 자리잡게 할 것이다. (2023. 5.) ■ 눈빛출판사
Vol.20230517c | 이창성展 / LEECHANGSUNG / 李昌成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