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루스의 숲 The Forest of Tytirus

레나展 / LENA / photography.installation   2023_0516 ▶ 2023_0522 / 5월17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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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2:00pm~07:00pm / 5월17일 휴관

공간 루트 Space Route 서울 은평구 연서로26길 19 www.instagram.com/route_ysn

연신내에 위치한 공간 루트에서 LENA의 개인전 『티티루스의 숲(The Forest of Tytirus)』이 5월 16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후 2시부터 7시까지이며, 직장인 관람객을 위해 19일 하루 오후 2시부터 저녁 9시까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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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루스'는 브라질 전갈의 학명 '티티우스 세룰라투스(Tityus Serrulatus)'에서 착안해 작가가 새로 지은 여신의 이름이다. 티티우스 세룰라투스는 단성생식(單性生殖)을 하는 전갈로, 수정 과정 없이 배아가 자라는 단성생식과 신화의 처녀신을 모티브로 취해 작가가 창작해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티티루스가 사는 숲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다는 신화를 바탕으로 사진과 영상, 오브제를 통해 가부장제 아래에서 벌어지는 여성의 임신과 출산, 권력과 신체 통제에 대한 문제에 의문을 제기한다. 구부러진 채 나무가 자라는 폴란드의 숲(Krzywy Las)을 찍은 사진과 모체 및 처녀 신화를 모티브로 한 사진들, 환등기, 플라스틱 장난감으로 만든 오브제들과 언카니(uncanny)한 영상이 어우러진다. ● 전시 『티티루스의 숲(The Forest of Tytirus)』은 작가가 꾸준히 추적해온 가부장제 내의 여성 신체와 국가 권력, 신체에 대한 통제와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확장시키는 전시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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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나의 딸들아 / 너희의 원하는 것 / 너희의 바라는 것 / 여기 있나니 // 원하는 대로 가져가거라 // 선악과의 저주 따윈 / 잊어라 / 그것은 심연의 눈을 뜨는 일 / 그건 이미 네 안에 // 고통을 원한다면, 갖거라 / 고통을 피한다면, 피하거라 // 이곳은 나의 땅 / 너는 나의 딸이니 / 원하는 것 / 모두 취하라" ● "Come into me, my dear / Take whatever you want / Here is the earth for you / Here, I am for you / Your matrix / This is me, your womb / Tytirus / That is my name / Call me, and take all from me / My daughters / My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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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사는 노란 전갈이 단성생식(parthenogenesis)을 한다는 기사를 우연히 접하고, 그동안 해왔던 작업들이 하나둘씩 생각났다. ● 2016년 1세대 여성 아티스트를 오마주하는 작업을 하면서 남편의 보살핌 아래 아이를 낳지 않고 꾸준히 글을 썼던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남편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아이가 아무 것도 모르기를 바라던 젤다 피츠제럴드의 삶, 두 아이를 낳았지만 결국 가스 오븐에 머리를 집어 넣어버린 실비아 플라스의 삶, 그리고 아이를 남편에게 빼앗기고 홀로 죽음을 맞이했던 나혜석의 삶을 통해 여성에게 주어진 임신과 출산이라는 과제가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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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자궁 관련 질환을 앓으며 자궁을 적출해야 하지만 아직 독신이니 추이를 지켜보자는 의사와 출산 의지가 없으면 그저 장기에 지나지 않는 자궁을 바로 떼어내자는 의사를 이틀 동안 만나면서 겪었던 혼란, 2017년 논란이 된 임신중단 여성과 의사 처벌법, 한국사에서 국가의 입맛에 맞게 재단되어 온 임신중단에 관한 이야기들, 21세기에도 기자석(祈子石)에 공물을 바치고 아들을 낳기를 꾸준히 비는 어르신들, 그리고 49년 만에 뒤집힌 로 대 웨이드 사건(Roe v. Wade), 게이 커플들과 할리우드 유명인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는 대리모와 세3세계의 대리모 사업들이 머릿속에서 널을 뛰듯 떠올랐다. ● 가부장제 내에서 출산과 비출산의 문제는 쉽게 이야기할 수 없다. 임신중단의 문제는 더 복잡하다. 아이를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이들도 있다. 충돌하는 욕망과 선택. 이 모든 욕망과 선택이 순수의 자신에게서 우러나오는 것일까? 사회와 개인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인간도 노란 전갈처럼 단성생식이라면, 이런 혼란들은 겪지 않을 텐데. 누구나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는 숲이 있다면 어떨까. 그런 세상을 환상으로라도 만들어보고자 했다. 노란 전갈의 학명 티티우스 세룰라투스(Tityus Serrulatus)에서 따와 여신의 이름을 만들었다. 티티루스(Tytirus). ● 티티루스의 숲에서는 원하는 것을 다 취할 수 있다. 여신 티티루스는 결혼을 하지 않았으나, 본인이 원할 때 언제든 자식을 생산하며, 그들을 품는다. 티티루스의 숲으로 오는 이들은 모두 티티루스의 딸이 되며, 원하지 않는다면 처녀의 몸으로 평생을 살 수도 있고, 원하는 만큼 아이를 낳을 수도 있다. 가부장제를 벗어난, 충만한 상상 아래에서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여전히 답을 모르겠는 길 위에서, 아주 잠깐의 꿈을 꾸어본다. 타인의 응원이나 반대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다만 나는 각자의 행복을 빌 뿐이다. 세상의 잣대나 권력에서 벗어나 모두가 행복해지는 환상의 공간, 그곳이 바로 티티루스의 숲이다. (2023년 5월) ■ 레나

Vol.20230516a | 레나展 / LENA / photography.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