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 내려간 글

박성아_이희조 2인展   2023_0510 ▶ 2023_0528 / 월,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월,화요일 휴관

갤러리인 GALLERY IN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로 116 201호 Tel. +82.(0)10.9017.2016 @_innsinn_

박성아에게 은 작업에 대해 마음껏 풀어낸 시각언어이자 수북이 쌓인 개인의 기억 속 경험 과 감정 상태를 확인하여 흩어질 수 있는 모양새들을 잡아준 시간의 함축이다. 재밌고 기억에 남는 감각을 만들고 미세하게 변화되는 과정을 즐기면서 나의 작업에 대한 태도는 더 명확해지기를, 주저하지 말기를! 자연적으로 입혀지는 그리기는 나에겐 아직 어렵다. 조화로운 화면을 찾는 회화에서 '이게 맞겠지' 하고 붓 질을 하다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면 아까가 더 괜찮았고 그렇게 수정한 부분들이 생겨나는 오차의 영역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오차들을 겪으면서 게워낸 곳에 나타난 흔적들은 충돌과 마찰로 인해 투명함 혹은 묵직함 으로 유희한다. 켜켜이 쌓인 감각의 만남이 조화를 이뤄 표면적인 힘을 발휘하기까지 색채들과 함께 부드럽 게 윤곽을 드러내는 것에 중점을 둔다. 캔버스에 추상적 인상과 즉흥적인 형식을 선호하고 주기적인 모양이 나오는 것은 관념과 더불어 새로운 이 미지의 만남이 이어질 수 있어서이다. 개인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과정의 경계 사이에서 다층의 겹을 발 현한다. 의미가 깃든 대상 혹은 사물의 관계가 결여되는 과정은 움직이는 우리의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다. 시공간 적 관계에서 연속적인 경험이 서로 연결되었거나 시간으로 지속되었거나 혹은 감정 상태가 연결된 인상들 을 주로 다룬다. 이들의 느슨함이 크고 작음으로 반복되는 일상에서 남겨지는 희미한 인상을 화면에 담는다. 날씨, 시각, 요일, 날짜, 명암 등의 요소를 함의하여 기억과 감정의 상호관계에서 새로운 이미지가 제공됨은 나에게 유약함을 화면에 맞추는 즉각적인 감각을 마주하게 한다. 은은하게 메꿔지는 면은 대상과의 관계에 서 확신으로 맺어진 믿음으로 인해 그려내려는 가짐이 투영되고 화면에서 개인의 감정을 새롭게 제시한다. "하나로 이어지는 이미지들의 선택은 단순한 은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들어지고 옮겨지는 유동의 역 할을 맡아 움직인다. 그림이 하나의 서사처럼 연결고리가 이어진다면 문장의 단락에 적혀 머무르는 글귀처 럼 같은 속도와 호흡을 가지기를 바란다 (작가노트, 2022)" 2022년 작업을 이어 2023년 작업에서는 연결된 이미지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유사성에 의한 연상 활동을 거 치고 기억의 인접으로 다른 기억과 감정을 부른다.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움직임을 가지고 자유롭 고 부드럽게 표현된 캔버스의 화면은 내면에서 느슨하게 풀어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박성아_들뜬 마음의 빛_캔버스에 유채_40.9×27.3cm_2023
박성아_비스듬히 잠기기_캔버스에 유채_40.9×27.3cm_2023
박성아_샤샥_캔버스에 혼합재료_40.9×27.3cm_2023
박성아_두겹의_종이에 리노프린트_20×15cm_2023
박성아_어스름한 경계_캔버스에 유채_80.3×100cm_2023
이희조_물들어가는 과정_종이에 수채, 아크릴채색_38×46cm_2023
이희조_같이 쉬기_종이에 수채, 아크릴채색_38×46cm_2023
이희조_근사한 오후_종이에 수채, 아크릴채색_38×38cm_2023
이희조_작은 바다 마을_종이에 수채, 아크릴채색_22.7×15.9cm_2023
이희조_높낮이가 다른 건물_종이에 수채, 아크릴채색_19.1×27.3cm_2023

이희조에게 은 작업의 기점이자 종점이다. EVERYDAY AUDEN 소크라테스의 경구로 알려진 는 사실 델포이에 있는 아폴로 신전에 쓰여진 격언이다. 삶 의 여러 문제에 직면한 사람이 신에게 답을 구하러 가는 곳에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이 자아성찰적 문구라니. 나 자신을 알면 모두 해결이 되는 것일까? 여러 고민과 결정 가운데 자신의 민낯을 마주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음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보기에 앞서 사회적인 틀과 시선을 우선시하기도 한다. 때로는 자신을 지탱하는 기본 가치보다도 막연히 이상적이고 멋 져 보이는 것을 선택할 때도 있다. 그러나 외부의 규정이 곧 내가 되어서 안되므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주 디스 버틀러가 그토록 말하는 자아성찰에 관하여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려 한다. 쿠키를 제대로 굽기 위해서는 정확한 수치의 재료와 레시피를 알아야 한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쿠키를 굽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보았다. 나는 어떤 재료, 즉 어떤 정체성, 성격, 기질, 취향 등으로 이 루어진 사람인지 파악해야 한다. 또 단순히 개별적으로 인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여러 특성을 어떻게 활 용하여 주체적인 자아를 만들 수 있을지 그 레시피를 고민해야 한다. 재료나 레시피에 따라 가지각색의 쿠키 가 만들어지기에 가장 나다운 모양과 맛을 찾기 위해 '나를 앎'의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EVERYDAY AUDEN은 일상의(매일의) 오랜 친구라는 뜻으로, 내가 매일 마주하는 가장 오랜 친구는 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부터 작업이 시작되었다. 나는 나에게 어떤 친구일까? Pieces of Everyday life 우리는 수많은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전제에서 작업이 시작된다. 소유한 물건, 가본 장소, 만나온 사람이 그 퍼즐 조각들이며, 그것들과의 관계, 기억과 감정이 맞춰져 지금의 우리를 형성하고 있다고 본다. 사물들은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만들어간다. 늘 함께하기에 자연스럽게 삶에 녹아들어 소 박한 일상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커피잔이나 노트와 펜은 사소하다고 하기에 개개인에게 좋은 일 상과 그들만의 습관을 만들어 주며 경험의 일부가 된다. 또한 태어나 자라왔던 집, 자주 가는 카페는 우리에 게 온전한 추억이나 일상으로 자리 잡는 만큼 그 의미가 크다. 이렇듯 사물과 장소, 사람이 주는 일상적 경험 은 평범해 보이지만 그것들이 선사하는 바는 상상 이상의 것이다. 작품 속 공간과 대상들은 한 번의 터치로 표현되지 않는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점묘화처럼 수많은 점과 선 으로 표현되어 있다. 매 순간을 점으로 치환하여 표현한 것이며, 본인이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나 일상이 나를 만든다고 생각해, 반복적인 붓터치로 하나의 대상을 그려낸다. 하나의 면이 될 때까지 수많은 점과 선 을 쌓는 것은 현재를 오롯이 느끼려는 의식 같은 것이다. 또한 형태와 색채는 다듬고 세부묘사는 없애어 일상의 것을 그린다. 구체적인 대상과 상황 묘사는 작가 혼 자만의 경험으로 여겨지기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식적인 색감은 배제하고 형태는 단순화하여 관람객 이 저마다의 경험에 빗대어 작품을 바라보게 하려 한다. 작가와 작품 간의 관계와는 별개로, 작품과 관람객 사이에 새로운 관계들이 생겨나 그들만의 사물이자, 사람, 장소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 갤러리인

Vol.20230510f | 써 내려간 글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