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곽수연_금혜원_김혜정_유혜리_윤석남_윤정미 이경숙_이승희_이아영_정하경_주후식
주최 / 성남문화재단 기획 /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성남큐브미술관 SEONGNAM CUBE ART MUSEUM 경기도 성남 분당구 성남대로 808 2층 기획전시실 Tel. +82.(0)31.783.8144 museum.snart.or.kr @cubeartmuseum
반려동물 키우기 ● 2023동시대이슈전은 현재 우리 사회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전시 형식으로 보여주는 기획이다. 성남큐브미술관은 동시대를 주제로 '이슈'와 '미감'을 격년으로 교차하여, 문화, 예술, 사회, 경제, 정치 등이 반영된 주제로 전시해 오고 있다. 이번 2023년 전시 주제는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로 지난해 전시 '식물키우기'의 연장선에 있는 전시라 할 수 있다. ●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와 반려동물을 키우는 문화 확산은 서로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증가는 혼인율 감소, 독신가구의 증가, 고령화에 따른 노인 단독가구 증가 등에 기인한다. 부모와 형제가 함께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형태와는 다른 1인 가구는 혼자서 생활하기 때문에 자의든 타의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성되는 유대와 관계성을 만들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래선지 1인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이는 반려동물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편안함을 찾기 위함일지 모르겠다. ● 우리는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가축이라 부른다. 흔히 소, 돼지, 닭, 말, 염소 등을 가리키는 말로 개와 고양이 또한 여기에 속한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집을 지키거나 쥐를 잡기 위한 용도로 길러졌으며 집안이 아닌, 집 밖에서 길러져 왔다.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주택에서 아파트로 본격적인 주거환경의 변화가 찾아오며 집안으로 개와 고양이가 들어오게 된다. 우리 삶의 모습이 변화하는 만큼이나, 과거 가축이였던 존재는 애완동물로 불리며, 또 현재는 반려의 존재를 넘어 가족으로서 그 역할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주변에선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반려동물과 관련한 법과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상품과 여행 프로그램 등이 생겨나고 있다. ● 이번 전시 동시대이슈전『헬로! 펫, 또 하나의 가족』은 반려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제로 펼쳐 보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목적과 이유가 있겠지만 반려동물이 보호자에게 주는 위로와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부자이거나, 가난하거나 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반려동물은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며, 위안과 안정감을 전해준다. 늦은 시간 지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을 열 때 누구보다 먼저 나를 반겨주는 존재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많은 위로와 힘이 되어준다.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다. 참여작가 곽수연, 금혜원, 김혜정, 유혜리, 윤석남, 윤정미, 이경숙, 이승희, 이아영, 정하경, 주후식 등 11명의 작가가 전달하는 반려동물과의 이야기를 회화, 사진, 영상, 조각 등의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여러 마리의 귀여운 강아지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주후식 작가의 작품이다. 테라코타 방식으로 흙으로 형상을 빚고 구워서 만들어낸 다양한 모습의 강아지 형상은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강아지의 외형 뒤에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강제적으로 다른 종과의 교배를 통해 얻은 결과물은 아닌지에 대해 역설한다. 결국 강아지를 매개로 인간사회에 퍼져있는 외모지상주의와 생명에 대한 존엄성에 대해 환기하고자 한다.
유혜리 작가는 열대어를 키우는 보호자와 열대어가 같은 시기에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목격하며, 물고기라는 대상은 작가에게 특별한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그러한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는 물고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구조와 현대인의 모습들을 은유적으로 이야기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뇌와 인간적 성찰은 작가 특유의 동화적 표현방식으로 현대사회라는 무거운 주제와 대비를 이루며, 우리에게 편안한 공감대를 생성한다.
곽수연 작가는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인 「개」를 소재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이다. 작가는 개의 모습에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개와의 관계에 대한 주제로 오랜 시간 작업에 몰두한다. 한국화의 전통채색기법으로 표현한 작가의 작품은 옛 민화, 풍속화를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하여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작품 속 개는 마치 사람인 듯 연기하며 능청스럽게 그려진다. 작가는 이러한 해학과 풍자적인 요소들을 빌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승희 작가는 인간과 개의 관계에 대해 독특한 작가만의 시점을 보여준다. 친숙하고 일상적인 사물이나 관념을 낯설게 만들고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하여 익숙한 대상에 대해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만든다. 작가는 동서양의 개와 관련한 설화를 연구하며 인용과 재해석을 통해 회화적 매체를 빌려 풀어낸다. 작은 신이 된 개는 기존에 형성된 관계성에서 벗어나 신성적 세계와 세속적 세계 사이의 중재자로 존재하게 된다. 작가는 개들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과 그들의 감정을 들여다보며 청색의 세계를 구현한다.
김혜정 작가는 동물복지와 환경 문제에 대한 주제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가 떠올리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반려동물이 아닌, 어떤 이유에서인지 주인에게서 버려진 개들, 굶주리고 아픈 개들의 모습 등 작가의 작품 속 개들은 슬프고 힘들어 보인다. 우리는 가방, 옷, 액세서리 등은 유행이 지나거나 낡으면 언제든지 버리고 바꿀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하나의 생명임에도 여러 이유로 너무나 쉽게 버려지고 있다. 작가는 지구 위의 생명들은 서로가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살아가게 만들어졌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파괴되고 훼손되어가는 자연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목소리를 작업을 통해 대변한다.
금혜원 작가는 반려동물의 장례문화를 담은 「Cloud Shdow Spirit」은 반려동물의 죽음을 기리는 다양한 방식과 태도에 관한 사진 시리즈이다. 반려동물은 육지 거북이와 같은 몇몇 종을 제외하면 인간의 수명에 5분에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렇기에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은 죽음 또한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작가는 한국, 일본, 미국 등 반려동물 장례식, 동물묘지, 박제 등 다양한 형식의 반려동물 장례문화를 사진으로 담아낸다.
윤석남 작가는 유기견을 키우는 할머니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유기견을 주제로 약 5년간 나무를 직접 깎고 다듬고 칠하며 조각한 1,025점의 조각 작품을 완성한다. 누군가에겐 기쁨과 사랑이었을 유기견의 모습 속에서 인간의 이기심이 남긴 흔적처럼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씁쓸한 기분을 자아낸다. 각기 다른 표정과 형상을 띈 조각 작품들은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이번 전시에서는 1,025점 중 300여점을 전시하여 버려지는 개들에 대한 환기와 사회적 약자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하였다.
윤정미 작가는 이전 '핑크 & 블루 프로젝트' 시리즈를 통해 어린아이들이 사용하는 옷, 학용품, 장난감 등의 다양한 물품을 통해 여자아이는 핑크, 남자아이는 블루라는 색이 갖는 성질이 어떻게 서로 다른 젠더 및 사회 영역에 관습적인 틀로 엮여 왔는지를 보여주었다. '반려동물' 시리즈는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하며 서로가 닮아가는 모습에 영감을 얻어,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하는 공간에 직접 방문하여 촬영을 한 결과물이다. 집에서, 산책길, 공원 등 화면 속 등장하는 사람도 반려동물도 무척 행복해 보인다.
이아영 작가의 작품 속 개들은 몸짓과 표정에서 무척 행복해 보인다. 작가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며 느꼈던 여러 긍정적 감정들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섬세한 채색과 작품 속 상황에 따라 사용되는 오브제는 작품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며, 우리를 웃음 짓게 만드는 요소가 되어준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반려동물과의 시간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또, 그들이 주는 사랑이 얼마나 우리에게 위안이 되는지에 작품을 통해 이야기한다.
정하경 작가는 고양이에 대해 가지는 여러 오해와 편견들이 우리 사회에 있음을 인지하며, 어린시절부터 고양이와 함께하며 관찰했던 고양이에 대해 느꼈던 작가의 생각을 작품에 담아낸다. 작품 속 고양이들은 자개와 진주로 한껏 치장한 조선시대 부잣집 자제들처럼 귀하고 멋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작가는 일상의 일부에 불과했던 반려동물과의 생활에서 그들에게서 아름답고 놀라운 모습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질 거라 말한다.
이경숙 작가는 반려동물을 키우며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을 고스란히 작품에 담아낸다. 한없이 작고 약할 것만 같은 모습에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존재가 어느새 나를 위로해주고 내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존재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품 속 배경은 주제가 되는 강아지의 감정과 그 강아지를 지켜보는 작가의 감정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감정의 느낌들을 형상화한다. 작가는 언제나 까만 눈망울로 나를 지켜보며,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반려동물의 일상의 모습을 작품에 담아내어 반려동물의 마음을 느끼고 깊은 교감을 시도한다. ● 다양한 반려동물 중 특히 개와 인간은 오랜 시간을 함께 생활해 왔다. 과거 고서화에서부터 전래동화에 이르기까지 「개」는 자주 등장하는 친근한 동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상대를 욕하거나 싸울 때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되곤 한다. 인간의 우월의식 속에서 내가 어떤 행동을 해도 나에게 꼬리를 흔들 거라는 확신에서인지 함부로 대하고 하찮은 존재로 여겼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이번 전시가 반려동물을 인간의 시선이 아닌,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동반자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어린 시절 강아지를 키우는 아이를 부러워하며, 부모님께 강아지를 키우자고 졸라본 적이 있다. 그때를 떠 올리면 단순히 강아지가 귀여워서 가지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서로 믿고 따르는 강아지와 아이의 관계가 부러웠던 것 같다. 반려동물과 함께 한다는 것은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존재가 함께 한다는 것이며, 지치고 힘든 일상에 휴식이 되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다. ■ 민재홍 헬로! 펫, 또 하나의 가족-2023동시대이슈展
Vol.20230407d |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