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원미술세계 THEONE ART WORLD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24 4층 Tel. 070.4289.3397 theoneartworld.kr
찬란한 환희 그리고 환영(歡迎/幻影) 신비한 보랏빛 불꽃이 타오른다.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 같은 불빛은 영롱한 이슬처럼 삭막한 일상에 생기 를 더하고 어두운 마음을 환하게 비춘다. 권용래의 『영원의 불꽃(Eternal Flame)』 시리즈는 내면과 외면 사 이 직관성을 동시대 정체성으로 승화한 설치 작업이다. 그는 스테인리스 스틸 유닛(Unit)을 해머로 수없이 두들기고, 안료를 입혀 고정한 후 빛이 머무는 집을 만든다. 빛을 그려내는 방식이 아니라, 빛이 뿌리를 내리 고 불꽃이 되어 타오르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어둑한 작업실에 스민 한 줄기 광선처럼 작품의 찬란 한 빛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진다. 환영처럼 출몰하는 시대의 경험을 빛과 그림자의 경계에서 다루는 그는 수없이 많은 선택의 불안함 속에서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는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전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는 회복기를 지나고 있다. 경제 위기 등 불안한 요소들이 잠재돼 있지만 사회· 경제 분야를 비롯해 개인의 일상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코로나로 침체됐던 문화예술계도 회복세다. 비 수기였던 미술계도 봄을 맞아 아트페어, 비엔날레, 다채로운 전시들을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미술관에서 열리는 다양한 전시들을 보고 돌아오면 이미지의 파편들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떠돈다. 분홍빛으로 흩날 리는 꽃잎, 눈을 감아도 현란한 빛과 색으로 아른거리는 잔상, 신기루처럼 혼재된 기억과 감정들이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봄은 왔지만 암울한 사건의 기억은 떠올랐다 사라지길 반복하고, 찬란한 청춘은 꽃길의 환영 에 갇혀 있거나 어둡고 위태로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미술시장에도 그늘이 드리워졌다. 낙관적인 전망은 사그라들고 주목받던 신진 작가들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온 힘을 끌어모아 생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이 꽃길인지 환영인지 알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미술 전시에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번 Special Feature에서는 봄의 환대, 일상의 회 복, 생의 의지 등을 볼 수 있는 다양한 미술 전시(작품)를 조명한다. 첫 번째는 정영수 평론가의 글을 통해 각 자의 방식과 기법으로 빛을 그려내는 세비가 프람, 최지원, 서도호와 아이들의 작품에서 환희의 세계가 어 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두 번째는 개인전 『Visual Poetry Pixel Puzzle』을 통해 보이지 않는 이상 세계의 환영과 무의식의 장면을 고채도의 색채 조합으로 선보인 권현진 작가의 작품들을 살펴본다. 세 번째 는 평온해 보이는 일상에 잠재된 불안과 두려움, 부조리함을 강렬한 색채와 붓 터치로 표현한 송승은의 작 품 세계를 들여다본다. 네 번째는 『플루이드 그라운드』, 『피니치오니: 끝에게』, 『3분의 행복』, 『inner light』 를 통해 독창적인 기법과 사유로 구축한 환상적인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014 EDITORIAL
016 FOCUS
ARTISTS 022 김윤신 두 대륙을 휘감고 피어난 생명의 연리수 / 이도준 028 신미경 향기처럼 각인되고 환영처럼 사라지는 시간과 물질 / 김수은 034 이이남 실제와 환영 사이에 피어난 예술 / 김수은 040 도나 후앙카 물감에 가려진 여성의 역사 / 전세운
SPECIAL FEATURE 046 찬란한 환희 그리고 환영 / 김수은 048 터널의 끝을 예감하며 빛을 그려내기: 세 작가의 원더풀 월드 / 정영수 054 권현진 보이지 않는 이상 세계의 환영 / 김수은 060 송승은 선명히 흐릿한 세상 / 이도준 066 『플루이드 그라운드』, 『피니치오니: 끝에게』, 『강석호: 3분의 행복』, 『INNER LIGHT』 / 전세운·이도준
SPACE 076 갤러리1010 인사동의 예술과 역사 잇는 복합문화공간 / 김수은
ARTIST TODAY 082 김인태 자연의 선율, 그 찰나의 경이로움 086 김용권 귀를 기울이면 들려오는 전통의 속삭임 090 정윤순 격랑의 바다를 항해하며 生을 길어올리는 사진가
ART WORLD 096 HONGKONG 『Ventriloquists' Stone』, 『Hush‧Rush』 / 앤드류 램 100 LA 『Afro-Atlantic Histories』 / 이경수 104 NEW YORK 『Wangechi Mutu: Intertwined』 / 민소정
SERIAL 119 정해광의 아프리카 미술과 문화 6 아프리카 조각 124 이은화의 유럽미술관 산책 12 스웨덴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에위겐 왕자 발데마르수데
TOPIC & ISSUE 120 제12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 고동연 124 2023 홍콩 아트바젤 / 이도준
EXHIBITION 130 REVIEW 142 PREVIEW 146 NEWS 148 BOOK 149 POSTSCRIPT 150 SUBSCRIPTION
Vol.20230401d | 찬란한 환희 그리고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