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에 입주한 6명의 10기 입주예술가 강지윤, 신재은, 이정성, 임윤경, 지선경, 최은빈 작가는 독창적이고 활발한 예술활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역량있는 예술가로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앞서 시민분들께 먼저 소개드리고자 이번 프리뷰전을 기획하였습니다. ● 이번 프로그램은 입주예술가 대표작을 선보이는 『프리뷰展』, 시민들이 직접 예술가들의 작업 분위기와 창작과장을 느낄 수 있는 『오픈스튜디오』, 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인 『테미 셀프 스튜디오』 총 세가지로 구성하였습니다. ● 코로나19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 마스크를 벗은 후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첫번째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테미오래 및 테미공원 행사와 연계하여 대전시민분들이 보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 흐드러지는 테미공원의 벚꽃과 함께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예술을 감상하시고 본격적인 봄의 정취를 느끼시기 바랍니다. ● 앞으로 9개월 동안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펼쳐질 10기 입주예술가들의 창작활동과 전시에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강지윤_깊이와 공백_ 앞 뒤로 거리를 띄운 두 개의 스크린 위에 프로젝션, 2채널 영상_00:07:40_2022

「깊이와 공백」은 나란한 그러나 거리가 다른 두 개의 스크린에 프로젝션 되는 2채널 영상이다. 떨어져 있는 두 개의 영상에 동시에 초점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하여 사이를 바라보도록 유도하고, 분리된 이미지의 접속 지점을 발견하도록 한다. ● 영상은 양안시차를 통해 평면에서 입체를 떠올리는 스테레오그램(매직아이)에 대한 이야기로 출발해 카메라가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행하는 렌즈의 운동, 양안시차를 통해 우리가 깊이를 인식하는 방법으로 나아가며, 이 모든 영상 이미지들은 두 개의 스크린을 연결, 때로는 분리하여 사용하면서 관객의 눈을 교란한다. ● 이로써 관객들이 스크린의 경계를 넘나들며 연결되어 있는 것들의 어긋난 틈새를 인식하고, 때로는 명확하게 어긋나 있는 것들의 연결을 시도하는 보기의 방식을 제안한다. ■ 강지윤

신재은_어쩌면_철재, FHD 단채널 영상_40×40×170cm, 00:00:10_2021 신재은_리듬_FHD 단채널 영상, 진료용 의자_00:18:34_2021

1. 어쩌면 ● 돼지의 눈이다. 이 눈은 도축장에서 도축 대기 중인 돼지를 촬영한 것으로, 죽음을 10분 앞에 남겨둔 눈이다. 또한 작품 「리듬」에 사용된 돼지가 살아 있었던 때의 눈이다. 전시장의 구석에 설치된 이 작품은 관객과의 물리적 거리감으로 돼지와 인간 사이의 정서적 거리감을 나타내며 피식자인 돼지가 포위되어 포식자인 관객의 동태를 살피고 있는 상황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이 작업을 준비하면서 돼지의 눈을 처음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인간의 눈과 너무도 닮아서 오히려 비현실적이었다. 강아지나 고양이, 소와 같은 동물의 눈은 익숙한 이미지이지만 돼지의 눈은 애정을 가지고 좀처럼 바라보지 않는 것 같다. 먹이와의 감정 교류는 불편하니까 말이다. 한편 의학계에서는 돼지 각막의 구조가 인간의 것과 매우 유사하여 이종 장기 이식에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한다.

2. 리듬 ● 돼지 한마리를 발골하는 정육사의 퍼포먼스 기록 영상을 진료용 의자에서 관람할 수 있는 설치 작업이다. 무영등 아래에서 수술복을 입은 정육사의 발골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은 영화관람석에서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거나 차가운 수술대 위 돼지와 같은 상황에 놓여진 것 같은 감정에 이입되기도 하는데 이 같은 동일화에서 타자화로 넘어가는 관객의 감정 변화는 영상 시작 지점의 머리와 다리가 온전하게 몸통에 붙어 있는 '죽은 돼지'의 이미지, 즉 인간과 닮은 형상을 한 생명체 이미지에서 척추가 발골되고 머리와 다리가 절단된 정육점의 고깃덩이 이미지로 전환되는 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 신재은

이정성_우아한 세계_캔버스에 유채_227.3×727.2cm_2021

사람들이 모이고 해체하는 현상과 그 이유에 대해 질문한다. 특히 그 질문들 속에서 인간의 생존성과 특수성을 시각화하는 것이 작업의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성은 회화에서 군중의 형태로 발현된다. 개인과 사회라는 연결성이 거대한 집단의 에너지를 만들고 그 속에 다양한 사건과 감정들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인간의 생존성과 특수성을 대변하는 창작의 과정으로 나타난다. ■ 이정성

임윤경_너에게 보내는 편지_포항미술관_2015

「너에게 보내는 편지」는 미국(뉴욕)과 한국(서울, 경기, 보성)에서 외국인 아이돌보미들이 10년 후 그들이 돌보던 아이들에게 보내는 영상편지 형식의 프로젝트이다. 영상편지의 대상은 특정인뿐만 아니라 0-3살 때의 경험을 기억하지 못하는 관객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의 참여자들은 한 개인의 성장이 다양한 문화적 개입의 과정임을 확인해준다. 작가는 단순히 돌봄 또는 엄마 역할을 옹호하거나 미화하기보다는 이와 연계된 우리의 기존 관습과 욕망체계에 대해서 질문하고자 한다. ■ 임윤경

지선경_CAST-입체1. The Darling at The Star_철, 철에 도색, 회전판_60×60×215cm_2022 지선경_CAST-입체2. Secret Island_3d 프린팅, 스프레이 페인트_60×70×115cm_2022 지선경_CAST-다양한 크기의 드로잉 콜라주 (1-5)_2021~2 지선경_어떤 순간 2_라이프 캐스팅, 와이어, 종이, 종이에 채색_가변크기_2023

1. CAST 「CAST」는 각 도시에서 관찰한 대상에 대한 인상을 담아낸 드로잉 콜라주와 입체작업으로 구성된 설치 작업이다. 일상에서 알고는 있지만 느끼지 못했던 대상을 찾아 개인의 생각, 기억, 사유를 해학적 시선이 담긴 조형 언어로 풀어내는 데 집중하였다. 어린 시절 순수하고 직관적인 나름의 체계적 질서가 있는 놀이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순수한 조형 요소와 색을 다루는 방식을 통해 추상적 앙상블을 시도하였다. ● 이번 전시에서는 배역을 캐스팅 하듯이 작품과 작품을 위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선별하고 지하공간의 특성을 살려 전시가 끝난 후에 무대에 남아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2. 어떤 순간 2 ● 「어떤 순간 1, 2013」은 상승에 관한 은유로서의 깃털 투구와 새의 발 모양을 흉내 내고 있는 손 조각으로 구성된 설치 작업이다. 찰나의 속도에 관한 이야기로 비상하기 직전에 새의 발 모양을 관찰한 뒤 모양을 흉내 내 (모양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본을 떠 라이프 캐스팅하였다. ● 「어떤 순간2, 2023」은 10여 년 사이 잦은 이사와 반복되는 이동으로 잃어버린 작업 요소들을 복원하는 의미로서 다양한 도시에서 작업하다 남은 종잇조각을 활용하여 만든 콜라주 모빌, 복원된 오른손 그리고 일상에서 마주한 장면들로 재구성해 보았다. ■ 지선경

최은빈_parallel (horizon)_led, 나무, 광섬유, 모션센서_가변크기_2023 최은빈_parallel (converge)_led, 모니터_가변크기_2023 최은빈_parallel (through)_led, 나무, 모니터, 카메라_가변크기_2023 최은빈_black-and-white omnibus_단채널 영상, 사운드_00:08:21_2022

'하나가 다른 하나와 만나고, 다시 다른 하나와 만나, 그리고 또다시 다른 하나…' ● 반쯤 감긴 눈과 뜬 눈 사이를 오가는 독백은 공기 분자처럼 텅 빈 공간 속을 하염없이 떠다닌다. 그리고 새어 나오듯 무한을 향해 실재해 나간다. 피부로 느껴지는 완고한 현실과 그 주위를 끊임없이 맴도는 몽상가적 생각의 간극은 나에게 하나의 근본적인 가치로서 의미한다. ● 작업의 주제는 일상 속 기록되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반복되는 파편적 언어(일기, 독백, 대화 등의 수기)로부터 파생된다. 작업의 방향은 재료로써 쓰이는 언어, 즉 평면 위에 나열된 인식적 기호들의 형이상학적 모습을 나의 방식대로 상상하고, 이를 적절한 예술적 미디엄들을 통해 더 넓고 관념적인 주제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것이다. 작업 전반에 걸쳐 보이는 특징인 언어의 사용, 그리고 기하학적 형태들은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대비와 교차를 반복하며 유기적으로 존재한다. 의식의 흐름처럼 진행되는 내레이션, 그리고 작은 점들은 작업세계의 직·간접적인 목소리를 내며 관객을 공감각의 설치 공간으로 초대하는 역할을한다. ■ 최은빈

Depth and Blank is a two channel video projected on two screens aligned at different distances. It is arranged so that the viewer cannot focus on the two separate images at once and is instead led to look between them and to find the contact point of the separate images. ● The video starts with stereogram (Magic Eye) in which people see 3D images from 2D images due to binocular disparity, then progresses to the lens movements of a camera trying to focus and the way we perceive depth through binocular disparity and at the same time, all the images are presented connecting or separating the two screens and disturbing viewers' eyes. ● This proposes a manner of seeing through which viewers move in and out of the boundaries of the screens, perceive the twisted cracks of things that are connected, and sometimes attempt to connect things that are clearly disconnected. ■ Kang Jiyun

1. Perhaps ● It shows the eyes of a pig waiting to be butchered in a slaughter house. When the video was shot, it was about ten minutes before the pig was to be slaughtered. It is also the same pig used for her work Rhythms. The video work showing in one corner of the exhibition hall is physically distant from the viewers, which symbolizes the emotional distance between the pig and humans, and suggests a situation in which the pig — or the prey — watching the viewers — or the predators — while being besieged by them. When the artist was preparing for the work, she looked into a pig's eyes closely for the first time. They were so alike a human's that it felt unrealistic. People are familiar with the eyes of animals like dogs and cats, but they don't seem to watch pigs' eyes with affection. Maybe that's because it is unpleasant to exchange emotions with their food. Meanwhile, in the field of medicine, there is active research on pig cornea, whose structure is highly similar to that of human cornea, for the purpose of xenotransplantation.

2. Rhythms ● It is an installation work that allows the viewer to watch while sitting on a medical chair, the performance video of a butcher deboning a pig. As the butcher carries out his job in an operation gown under a shadowless lamp, the viewer can watch as if watching a movie in a theater, sometimes feeling like the pig placed on the cold operating table; the change in the viewer's emotion from identification with the pig to othering occurs naturally as the image of the dead pig — an animal that resembles human —whose head and legs are intact turns ultimately into lumps of meat after the separation of backbone and amputation of head and legs. ■ Shin Jaeeun

He questions the phenomena of people gathering and then dispersing as well as the reasons behind them. Notably, a main keyword for his work is visualization of human survivability and specificity amidst these questions. This visibility is manifested in the images of crowds in his paintings. The connection between individuals and society creates massive collective energy that involves various events and emotions, and this is shown as a creative process representing the aforementioned human survivability and specificity. ■ Lee Jeongseong

Letters to you (2012/2014) presents foreign babysitters in Seoul, Gyeonggi, Bosung and New York speaking to the children for whom they used to care, envisioning a decades-later conversation with their charges. The audience of this project is a recipient who may not remember one's early childhood from ages 0-3. The participants witness the diverse socio-cultural interactions that impact children's most formative years. Rather than simply affirming or beautifying the roles of caring and mothering, the artist intends to explore the blurred lines between motherhood and commodified labor and question the customs of our associated system. ■ Lim Yoonkyung

1. CAST ● CAST is an installation work created around drawing collages and three-dimensional objects based on the artist's impression of subjects observed in different cities. She sought subjects that she had known in everyday life but failed to feel, and focused on interpreting personal thoughts and memories in humorous formative language. Based on her memories of innocent and intuitive childhood games that were somehow systematic, she attempted at creating an abstract ensemble using genuine formative elements and colors. ● In the exhibition, the work and various elements for the work were selected as if in casting actors for different parts in a drama, and the characteristics of underground space were utilized to make the work appear to remain on the stage after the exhibition.

2. Some Moment 2 ● Some Moment 1 (2013) is an installation work composed of a feather helmet and hand sculptures imitating bird feet symbolizing ascent. To represent momentary speed, the artist observed and imitated the feet of a bird about to fly up into the sky before molding (while trying to maintain the shape) and lifecasting them. ● Some Moment 2 (2023) reconstructs, in an attempt to recover work elements lost due to frequent moves for over 10 years, collage mobiles made using paper scraps left over from projects in various cities, a restored right hand, and scenes encountered in daily life. ■ Ji Sunkyung

'One meets another, and again, meets another, and then again, meets another, again, meets, another…' ● The monologue that comes between half-closed eyes and widely open eyes floats endlessly in the empty space just like air molecules. And it continues to exist in reality flowing into the infinity. The gap between the firm reality, which is palpable on the skin and the daydreams that endlessly hover around it, has an essential value to me. ● Themes of the work are derived from highly personal and repetitive fragmentary words (diaries, monologues, conversations, etc.). Its direction is to imagine the metaphysical shapes of language used as materials, or cognitive symbols enumerated on the flat surface, and to extend them to a wider and conceptual thematic area in my own way through suitable artistic media. The use of language characterizes the overall works, and geometric figures exist organically within the space while repeatedly contrasting and intersecting one another in different shapes. Narration going on as in the stream of consciousness and small dots speak in direct and indirect voices, thereby inviting viewers to the installation space of synesthesia. ■ Choi Eunbin

Vol.20230330b |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023 프리뷰 PREVIEW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