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3월30일_12:00pm~03: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gallerydam_seoul
너무 익숙해서 존재 자체가 인지되지 않을 때가 있다. 도심 속에서 빼 곡이 들어서 있는 콘크리트 건물들, 도로를 쉼 없이 달리는 자동차들 밤을 화려하게 채우는 네온들은 너무나 익숙해서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난 이렇게 익숙하고 편리한 도심의 삶 속에서 보일 듯 말 듯 한 자연과 그 속의 다양한 존재들을 온전히 바라보고 느끼며 그들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코끝에 느껴지는 온기와 시원함, 계절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바람, 따스함이 한껏 감싸주는 날 나뭇잎 사이로 쏟아져 반짝이는 태양 빛, 한바탕 쏟아진 빗줄기 뒤로 촉촉함을 머금은 이름 모를 꽃들과 풀잎을 볼 때 환희 같은 것을 느낄 때도 있다. 이런 느낌은 바쁘게 돌아가지만 무료한 일상에서 받는 특별한 보너스 같은 것이다. 또한 느낌들은 날 그 속에 가두어 다시금 그림으로 꺼내 놓을 때까지 머물러 있다. 찰라의 순간마저 이야기가 되어 상상을 하게 하고 이어질 이야기들을 기대하게 한다.
나의 기억과 표현은 나를 더욱더 자연 속으로 이끌어 숨겨진 이야기를 찾게 한다. 어쩌면 이것이 나의 심미관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느끼는 아름다움이란 것은 생기와 감동이다. 생기와 감동을 표현하는 것은 언제나 작업에서 밑바탕이 되는 조건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보고 듣고 느껴지는 모든 것에서 이야기를 찾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그림들은 대부분 순지 위에서 표현된다. 순지의 얇으면서도 질긴 질감은 다양한 감정을 받아내기에 충분하다. 때론 거칠어 투박하다 느껴질 때도 있지만 잘 다듬어 색을 올려 하나하나 이야기를 완성한다. 바르고 문지르고 씻어내는 반복되는 작업들이 보는 이에게 은은하게 전달 되어 깊은 곳에 자리잡히길 바라본다. ■ 한명옥
Vol.20230324b | 한명옥展 / HANMYEONGOK / 韓明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