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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KEPCO ARTCENTER GALLERY 서울 서초구 효령로72길 60 2전시실 Tel. +82.(0)2.3456.5096 home.kepco.co.kr/kepco/AR/main.do @kepco_art_center
생기 있는 것들, 빛나는 이미지들 ● 양애숙의 근작은 「걷는 사람들」과 「물결」 시리즈로 이루어졌다. 하나는 동적인 사람의 형상을 간추려놓은 것이 선/빛과 함께 하고 다른 하나는 반짝이는 바다 이미지를 구현한 것이다. 전자가 인간과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자신의 자아와 관련된 구체적인 서사가 놓여진 그림이라면 다른 하나는 거대하고 숭고한 자연을 관객의 신체 앞에 일으켜 세워주는 모종의 감동을 지니고 있다.
「걷는 사람들」 시리즈는 씩씩하게 걸어가는 인간의 측면 상이 단순하게 도상화된 모습으로 그 내부에 잠재된 생명력이나 역동적 에너지와 같은 것의 가시화를 보여주는 한편 인간 스스로가 주체적인 존재가 되어 앞을 향해 나아가는 형상화에 해당한다. 작가에 의하면 그 인간의 모습은 머무르고 지체하며 후퇴하는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환경을 이기고 개척하며 전진하는 존재로 인식되길 바라며, 깊이 내재된 강한 의지의 본질을 발견하여 삶을 이겨내기 원하는 의미에서 그려진 것이라고 한다. 종국에 현실과 삶을 이겨 평안에 이르고자 하는 열망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외치는 함성이자 바람이다. 그러니 이 인물의 형상은 일종의 자화상이자 인류애를 갖고 있는 작가의 관객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이다.
유채 및 혼합재료로 이루어진 「걷는 사람들」 연작은 자신감 있는 당당하게 걷는 인물/자신의 형상을 화면 중심에 두고 사방으로 햇살처럼 사선들이 방사형으로 뻗어 나간다. 또한 여러 사람이 걷는 모습에서는 희망, 전진, 생명, 연결 등 다양한 생각을 전해준다. 화면에 요철 효과를 단호히 주고 형과 색은 단순하고 명료하게 구성해 압축적인 디자인 요소가 강하게 부각된다. 그로 인해 비교적 깊은 굴곡과 틈은 빛에 의해 밝음과 어둠의 극명함을 두드러지게 강조하면서 확산되는 선을 또렷하게 이어간다. 그 안에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밀도 있게 내려앉아 있다.
미술작품을 통한 감동은 마음을 흔드는 데 있다. 이 동요로 인해 획득되는 것이 바로 숭고다. 숭고는 거대하고 위력적이고 부조화스러운 대상들이 가져다주는 일련의 감흥을 말한다. 칸트에 의하면 숭고는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느끼는 주체의 내면에 있다. 인간의 감각을 거스르는, 고통스럽고 불편하며 경이로운 쾌감으로서의 숭고는 인간이 느끼는 일종의 한계 체험인데 이 한계에 대한 경험을 통해 인간은 정신적 고양감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후 리오타르에게 있어 숭고미의 본질은 재현될 수 없는 것을 재현하려는 일종의 역설적 체험이 된다. 그에게 재현할 수 없는 것은 숭고의 대상이 된다. 양애숙의 「물결」 시리즈는 거대하고 막막하고 거칠면서고 순간 잔잔한 바다의 어느 순간을 보여준다. 그것은 언어로 정의할 수 없는 것, 재현될 수 없는 것이고 그것은 다만 간접적으로만, 추상적인 이미지로만 드러나고 보는 이로 하여금 그 무엇인가를 상상하게 해준다. 이 이미지는 숭고를 간접적으로만 표현한다. 언어와 달리 이미지가 갖는 근본적인 특성이 바로 그것이다.
근작인 광활한 바다의 수평선을 연상시키는 「물결」 시리즈는 이른바 윤슬, 그러니까 햇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겨울 바다의 잔물결을 환각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고향인 제주 바다의 윤슬을 그리워하고 이를 상상하며 그림 안으로 호명한다. 화면은 반짝이는 겨울 바다의 아름다움이 부서진다. 작가는 골판지를 이용해 물결무늬의 흐름을 오려서 부착하는데 바다/물의 흐름만 생각하고, 그런 느낌만을 갖고 편안한 마음으로 골판지를 오려 나가 구성했다. 수평선의 광활한 바다를, 조금씩 뒤척이는 바다의 이미지를 착시적으로 연상시키는 결은 조명에 따라, 보는 이의 시선과 거리에 따라 수시로 달라진다. 작가의 의도와 무관한 타자의 개입, 우연성과 우발성이 회화에 개입하는 양상이다. 화면의 색은 물결 면의 각도에 따라, 조명의 차이에 의해 다양한 명도와 채도를 띠며 다채로운 색면으로 생기를 띠고 살아난다. 관람객의 개입에 의해서 화면은 고정되지 못하고 수시로 몸을 바꾸고 뒤척이며 변화를 거듭한다. 빛이 비치는 지점에 따라,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물결의 흐름과 반짝임이 매번 다르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계속해서 또 다른 상황, 다른 화면으로 관자를 이끌고 간다. 따라서 이 그림은 특정 바다를 재현한 것이 아니고 우리들로 하여금 모종의 바다 이미지를 떠올려주는 그림에 해당한다. 다분히 사의적(寫意的)인 그림이 된다. 수없이 많은 선들의 흔적, 결로 인해 거칠고 광막한 바다가 되기도 하고 동시에 조금씩 들썩이기만 하면서 고요하고 잔잔한 수평선을 안겨주기도 하는 그런 바다의 양면성이 한자리에서 펼쳐진다. 한 몸에 서로 다른 양가적 요소를 동시에 안고 있는 모순적인 바다/파도의 본질이다.
마음에 의해 추출된 부드럽고 온화한 색채로 물든 색채 추상화이자 그 내부를 유동하는 곡선들이 질주하는 것으로 이루어진 이 그림은 광활하고 무한한 바다의 숭고함과 동시에 절제되고 단순화된 구성을 통해 모종의 깊은 정신성으로 충만한 세계상을 안겨주고자 한다. 그것을 작가는 "따뜻한 마음, 사랑의 색채를 통해 현실과 삶을 이겨 평안에 이르고자 하는 열망, 혹은 내면세계의 긍정적 에너지"의 표상화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이 「물결」 시리즈는 「걷는 사람들」과 주제가 같으면서 그 주제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양애숙은 캔버스 화면에 골판지를 이용해서 작업한다. 이 점이 흥미롭다. 버려진 폐박스의 골판지를 재활용해서 화면 위로 호출한다. 흔하게 구할 수 있는 골판지를 미술적 재료로 적극 활용한다. 환경문제와 생태적 사고를 반영하는 한편 요철 효과를 지니고 있고 가벼우면서도 나름의 질감과 물성을 지닌 재료의 적극적인 사용이 주목된다. 캔버스 표면에 골판지를 부착한 이후 다양한 물감(주로 아크릴과 유채), 젯소, 바니쉬 등이 칠해지고 얹히고 스며들면서 상당히 견고하고 단단한, 매끈하고 빛나는 표면이 만들어진다. 그것은 평면 회화이자 조각적 공간이고 또한 레디메이드 오브제를 활용한 작업이자 변형 캔버스 작업이 된다. 자신의 주제를 보다 역동적이고 감동적으로 몰고 가기 위한 재료의 필요성과 화면의 긴장감이 요구되는 차원에서 골판지는 요구되었다는 생각이다. 화면에 올라와 부착된, 색을 머금은 견고한 골판지는 표면에 굴곡을 만들고 주름을 생성하면서 변화로 가득한 피부를 형성한다. 무수한 색층을 뒤로 하고 올라온 단색의 피부는 바니쉬가 칠해진 부분과 조명을 받으면서 빛나는 부분, 그늘진 부분, 나온 부분과 들어간 부분, 가벼운 느낌과 중후한 맛 등의 여러 변화를 거느린다. 이 변화들은 평면의 화면에 조각적 공간을 깊게 각인하고 강한 환영을 만들어 낸다. 이처럼 작가의 작업은 구체적인 구상이면서도 매우 추상적이기도 하고 평면적이면서도 구조적이며 단순한 화면이지만 상당히 복합적인 여러 요소들이, 감각적인 흔적들이 다층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작가에 의해 그려지고 만들어진, 의도된 작업이지만 동시에 외부의 조건과 조명에 의해 달라지는 한편 감상자/타자의 개입에 의해 작품의 완성이 종국에 이루어지는 불가피성을 간직하고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 박영택
나는 사람들이 머무르고 지체하며 후퇴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은 주어진 환경을 이기고 개척하며 전진하는 존재로 인식되기 바란다. 자신 안에 깊이 내재된 강한 의지의 본질을 발견하여 종국에 현실과 삶을 이기고 평안에 이르기를 원한다.
회화와 빛의 콜라보레이션 A collaboration of painting and light ● 양애숙의 작품은 부조, 디자인, 회화의 결합에 빛을 부여한 것으로 회화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빛의 반짝임 효과와 빛의 방향과 이동에 따른 움직임의 착시 효과를 살려 생명력을 극대화하였다. ● 따라서 주제를 완벽히 구사하기보다는 오히려 일정 부분 비워두어 빛에게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작품과 빛이 함께 구사해가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시도하였다. ● 연작 '걷는 사람'과 '물결'에서는 빛의 반짝임과 움직임의 착시 효과를 극명하게 다루고, 단색이 면의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명도와 채도로 변화하며 생기를 띠도록 연출하고 있다. ■ 양애숙
Vol.20230323a | 양애숙展 / YANGAESOOK / 梁愛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