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한 무용 Dancing in the Thin Air

"우리에게 시간 속에서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공백은 기억 속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오류로 다가오며, 나는 시간 속에서 잃어버린 기억이 새로이 메워진 오류의 풍경이자, 그 자체로 시간 속에서 작동하고 있는 공간을 만든다. 「무용한 무용」에서는 숨기려고 했지만 드러나는 것과 선택되지 못한 이야기들이 시간 속에서 반복 운동하고 있는 공간을 보인다. 이제는 떠오르는 모든 것들은 내가 시간 속에서 무한히 증식하며 직조되는 판타지에서 낚아챈 하나의 실오라기임을 안다. 나는 안개처럼 어른거리는 이야기들을 내 눈앞에 잠시나마 새로이 기록해본다. 그리고 사이의 줄거리를 만들어 보며, 추모의 시간을 보낸다. 반쪽짜리 기록에서 시작된 불완전한 연대기를 본다." (김원진 작가 노트 중)

김원진_무용한 무용 Dancing in the Thin Air展_금호미술관_2023

김원진_무용한 무용 Dancing in the Thin Air展_금호미술관_2023

김원진 작가는 기록물을 소재로 한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통해 시간의 운동 속에서 상실되고 재구성되는 기억의 불완전한 속성을 물질화 한다. 작가는 폐기된 책, 편지, 일기 등 지나간 시간의 이야기를 담은 기록물을 기억의 집합으로 보고, 이를 변형한 작업들로써 원상태로 소환될 수 없는 기억의 상태를 구현한다.

김원진_무용한 무용 Dancing in the Thin Air展_금호미술관_2023

김원진_무용한 무용 Dancing in the Thin Air展_금호미술관_2023

이번 전시 『무용한 무용 Dancing in the Thin Air』에서 시간과 공간의 관계에 주목한 작가는 발레리나가 한쪽 발을 꼿꼿이 세우고 도는 동작인 '피루엣(pirouette)'으로 시간을 경험하는 행위를 은유한다. 과거의 시간을 회상하며 그린 그림들을 시간의 단위로 나누듯 얇고 길게 잘라 앞뒷면을 교차로 이어 붙여 공간 전체에 펼쳐 보인다. 이 콜라주 작업들은 기억에서 포착된 순간과 숨겨진 순간을 동시에 드러내며 오류가 발생한 듯한 화면을 생성하고, 화면에서 잘려나간 가장자리 조각들을 수집하여 선택되지 못하고 누락된 순간까지 한데 불러들인다.

김원진_무용한 무용 Dancing in the Thin Air展_금호미술관_2023

작가는 반복적인 노동을 통해 잘게 쪼개었다가 조립한 기억의 조각들로 하여금 순간순간이 쌓여 개인의 역사를 이루는 형태를 가시화 한다. 전시장을 앞뒤로 오가며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장면을 보도록 하는 구성은 시간 속에서 파편적으로 발현되고 끊임없이 재편집되는 기억 체계의 총체적인 과정을 연상하게 한다. ■ 금호미술관

전시 연계 프로그램 『2023 금호영아티스트』 전시 1부 연계 아티스트 토크 - 1회차 참여 작가 : 김원진 작가 일시 : 2023년 4월 1일(토) 장소 : 금호미술관(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8) 지하1층 전시실 신청 방법 : 홈페이지 내 구글 설문 링크로 신청

Vol.20230319d | 김원진展 / KIMWONJIN / 金媛鎭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