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청년 2023 Jeonbuk Young Artists 2023

서완호_최은우_박세연展   2023_0317 ▶ 2023_0716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20pm / 월요일 휴관

전북도립미술관 Jeonbuk Museum of Art 전북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길 111-6 (원기리 1068-7번지) 1~4전시실 Tel. +82.(0)63.290.6888 www.jma.go.kr @jeonbuk_museumofart

우리는 늘 '청년(靑年)'에 주목한다. 청년은 미리 만나는 미래(未來)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필연적으로 청년은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경험하지 못했던 미래와 마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근접한 조우(遭遇)가 주는 충격이 새로운 개념의 미학적 사유가 된다. ● 전북도립미술관은 지난 2015년부터 『전북청년』을 진행해왔으며, 2023년으로 9년째를 맞이한다. 해마다 3명 내외의 역량 있는 청년 작가를 선정하여 신작 제작의 지원과 전시 기회 제공을 통해 지역 미술계에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고자 하는 까닭이다. 이번 『전북청년 2023』에 선정된 작가는 박세연, 서완호, 최은우 작가이다. ● 특히 『전북청년 2023』은 포스트 코로나, 또는 위드 코로나 이후의 첫 번째로 열리는 『전북청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문화예술 분야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일상화된 전염과 질병의 존재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왔던 수많은 담론을 해체했으며, 당연시된 거리두기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間隙)의 불편한 당위성을 가져왔다. ●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제시되는 새로운 개념의 미학적 사유들은 그 어느 때보다 낯설게 느껴질 것이며, 한편으로는 청년들의 사유 속에도 팬데믹의 후유증은 남아있을지 모른다. 이와 같은 근접 조우는 전염의 그것처럼 '옮아감'의 영역으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믿고 싶다. 결국 예술의 그것처럼 '스며듦'의 영역으로 나아갈 것을 말이다. 이번에 선정된 3명의 청년 작가 또한 이러한 화두(話頭)를 던지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 『전북청년 2023』에서 나타난 청년들의 사유는 이처럼 작가 개개인의 다양성을 통해 미술이라는 형상으로, 시대를 반영한 미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것이 전북도립미술관이 지속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전북청년』의 가치이며, 지역 미술이 가진 미래 담론에 대한 탐구이다. 이번 조우를 통해 경험하지 못했던 미래를 미리 만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서완호_시작에서의 끝_캔버스에 유채_181.8×227.3cm_2023
서완호_도금_캔버스에 유채_227.3×181.8cm_2022
서완호_그런다고 달라지는건 없겠지만_캔버스에 유채_193.9×390.9cm_2022

"사각 박스 같은 도시의 변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신기함과 경외를 가지고 나는 살아간다." 지구 바깥의 관찰자와 같은 작가노트의 이 문장은 서완호의 작업의 단면을 보여준다. 타인의 얼굴에 비닐을 씌운 상태를 묘사한 초기 「empty」 연작은 인간에게서 교환가치만을 남긴 후기자본주의적 이미지를 보여주었고, 이후의 녹아내리는 듯한 초상화 연작은 자신의 감정이 투사된 타자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2017년부터 인물에서 풍경으로 제재가 옮아가 화면 위에서는 인물이 사라지거나 실루엣만 남는다. 이로써 창작자가 미리 정해놓은 주장과 감정은 캔버스 뒤로 유보되고 자의성이 배제된 무던한 묘사로써 감상자가 회화에 개입할 여지가 남게 된다. 서완호가 포착한 장면들에는 그가 노동자로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들이 담기는데, 감정이 인물에 투사되어 작가의 감정이 해당 대상의 것으로 변형되는 이전의 인물 작업들과 달리, 도시풍경 그 자체를 옮겨놓음으로써 날것의 감정이 함께 옮아온다. 오히려 감정이 배제된 방법, 서완호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하이퍼리얼리즘"으로써 도시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감정을 왜곡 없이 전이하고 있다.

최은우_소외 alienation_종이에 먹, 잉크, 아크릴채색_150×100cm_2023
최은우_위장 camouflage_종이에 먹, 잉크, 아크릴채색_150×100cm_2023
최은우_경고 warning_종이에 먹과 잉크, 아크릴채색_150×100cm_2023
최은우_침묵 silence_종이에 먹과 잉크, 아크릴채색_150×100cm_2023

최은우의 얇은 선들이 직조하는 일러스트레이션과의 경계가 불분명한 세밀한 작업은 인간과 사회의 관계 그리고 그에 따른 인간의 필연적인 감정인 외로움에 집중한다. 그의 작업이 배태하고 있는 무한히 확장하는 상징들, 그리고 보는 이의 위치와 조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효과는 개개인의 차이를 수용하려는 듯한 다원주의적 선언에 맞닿아 있다. 그러나 결국 끝없는 해체는 고립과 단절로 이어지기 마련임을 의식한 듯이, 그의 작업 속 유일하게 도상적 의미로 작동하는 존재, 달의 형상을 거의 대부분의 화면 속에 배치하곤 한다. 그의 언어에 따르면 달은 "우리가 유일하게 육안으로 뚜렷하게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우주적 존재로, 불변의 존재이자 공통적 인식의 대상으로 창조된 세계의 구심점으로 작동한다. 이 우주의 중심은 태양이 아닌 달이며, 이 우주는 빛의 우주가 아닌 그림자의 우주이다. 그의 중심 제재인 외로움이 오늘날의 사회가 만들어낸 질병임을 염두에 둔다면, 외로움에 허덕이는 개인들은 광적(lunatic)이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사태이다. 최은우는 이 사태를 해결하려는 위선이나, 위로나 비관에 그치려는 무능함이 아닌, 사태를 직시하고 몸으로 받아내는 것, 그것이 작가로서의 사명임이라 여기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세연_검은 우물_천, 아크릴채색, 혼합재료_600×600cm_2023
박세연_틈 사이 틈 (1과 1과 1 & 11과 11)_ 피그먼트 프린트에 디아섹, 아크릴 구슬, 못, 낚시줄_가변설치_2023
박세연_틈 사이 틈 (1과 1과 1 & 11과 11)_ 피그먼트 프린트에 디아섹, 아크릴 구슬_가변설치_2023

박세연은 세계를 살아가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인간이 세계 속에서 주로 인식하는 대상의 범주를 뒤틀고 그 경중의 기준을 넘나든다. 2010년대 천착했던 사진 작업은 공간적 일상(「AS EVER」 연작)과 시간적 일상(「窓」 연작)을 반복적으로 기록하고, 「어디에 있습니까」 연작은 그 기록 행위에 '자신'이라는 항을 본격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렇게 구성된 공간, 시간,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한 자신이라는 세 가지 항은 「어두운 방의 별: 여름」, 「군산박씨기행」 프로젝트의 영수증 수집 행위로써 본격화된다. 다만, 이러한 반복적인 움직임들은 단지 '무의미함'이라 치부되는 것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림에 지나지는 않는다. 강박적이라 보일 수도 있는 수집 행위 너머로, 그 출발점이 오롯이 작가 본인에게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 결국 그의 작업은 자신의 모든 발자국에 존재 의미를 남기고자 하는 실존적 움직임에 맞닿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북청년 2023』에서 박세연은 가운데 설치된 거대한 「검은 우물」로 앞의 세 가지 항에 더하여 관객이라는 항을 제시하는데, 이로써 전시장에서는 작가 본인으로부터 출발한 행위들이 타자에게로 옮아가고 있다. ■ 전북도립미술관

Vol.20230317i | 전북청년 2023 Jeonbuk Young Artists 2023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