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there and everywhere 채집된 이미지

김상인展 / KIMSANGIN / 金相仁 / photography   2023_0316 ▶ 2023_0405 / 일,월요일 휴관

김상인_Yellow cellophane #01_202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KP 갤러리 Korea Photographers Gallery 서울 용산구 소월로2나길 12 (후암동 435-1번지) B1 Tel. +82.(0)2.706.6751 www.kpgallery.co.kr @kpgalleryseoul

KP 갤러리에서 3월 16일부터 4월 5일까지 김상인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Here, there and everywhere 채집된 이미지』전시가 개최된다. ●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 눈이 잠시 한 곳을 응시하면 새롭게 보여지는 것들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사진으로 남기고 바라봄으로 그 순간을 기억한다. 이러한 사진들은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아도 이미지를 바라보는 우리의 정서와 교감하여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갖게 한다. 하지만 김상인은 사진을 수집의 도구이자 결과물로 바라보고 오랜 시간 수집된 사진들을 창작의 재료로 사용한다. '하늘', '구름', '낡은 도서카드'와 같이 일상에서 그녀에 의해 수집된 평범한 사진들은 작가 고유의 해석과 접근을 통해 새로운 작업으로 재탄생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사진이 의미하는 것' 에 대한 일반적인 질문에서 나아가 이미지 수집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으려 시도한다.

김상인_SN191114_2023

한명의 작업자가 스스로 갖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더욱이 그것이 차이가 있는 관점과 사진창작의 새로움을 제시할 때 우리는 그를 통해 우리 안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경험하게 된다. KP 갤러리는 『Here, there and everywhere 채집된 이미지』전시를 통해 김상인이라는 젊은 작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녀가 수집한 이미지들이 제시하는 사진창작의 새로움을 공유하고자 한다. ■ KP 갤러리

김상인_SN210809, SN201114, SN210321_2023

가끔 시선을 끄는 것들이 있다. 누군가의 손길이 지나친 것들, 관찰할 수 있지만 순간을 간직할 순 없는 것들, 대상과 우연성이 만나면서 드러내는 풍경들. 사진은 시선을 끄는 것들을 채집하며 시작된다. 우연히 발견한 도서 카드들은 책의 뒷면이 어떤 색인지, 카드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누구의 이름이 적히고 날짜가 기록되며, 적힌 글씨체는 어떠하며 얼마나 오랜 시간이 얼마나의 시간이 흐른 후에, 그 시간 동안 어떤 유실을 겪었는지. 의도하지 않은 우연들이 모여 내게 하나의 장면으로 남겨진다. 책의 내용이나 발견된 장소보다는 사진을 찍을 때 눈길이 가는 장면들을 채집하듯이, 정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대상은 내게 그저 하나의 이미지로 채집된다. 그렇게 모여진 것이 전부이다. 사진이 채집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면, 그 모여진 이미지들은 어디로 향하는지 그 과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김상인_J.M.H.H_2023

도서 카드를 수집한 작업이 채집의 과정과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라면, 조형의 이미지들은 그 과정 속 하나의 시도이다. 이미지를 채집하고 분류하고 그것들에 의미를 말하며 호칭하는 것. 그 범주에서 파편으로 남겨진 이미지들은 손길이 가는 대로 조형이라는 입체의 형태를 만들었다. 평면이 아닌 입체에서 정렬되고 분류되고 구성되는 것들은 평면의 이미지로 남는 것이 아닌 손으로 만져지고 구현된다. 그 사이 어느 정도의 기능성을 갖지만, 그 기능성에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고민하게 한다. 채집된 이미지들이 손끝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은 목적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채집으로 그리고 의문으로 자리를 잡는다.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해답에 대한 시도이다. ■ 김상인

김상인_Yellow cellophane #02_2023

김상인의 작업은 대상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에서 시작합니다. 보통의 이라면 아! 예쁘구나 넘어가거나 기껏해야 핸드폰으로 한 장 찍어 sns에 올리고 잊어버릴 풍경을 김상인 작가는 매일매일 3년이고 4년이고 정갈하게 남깁니다. 달이 오늘은 피곤타 하며 떠오르지 않을 날이 없을테니 달을 찍는 김상인의 행위는 약속이겠지만, 떠가는 비행기야 그와 약속된 바가 없으니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텝니다. 책은 어떤가요. 이제는 기억에도 가물가물해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도서 카드에 남겨진 알 수 없는 누군가의 기록을 김상인은 찾아 헤맵니다. 그의 사진 한 장 뒤에는 필연적으로 오랜 시간이 축적되어있습니다.

김상인_SN220705_2023

아름다운 것을 소장하려는 욕망이야 사진가의 보편적인 욕망이겠지만, 구태여 모아뒀다 굽이굽이 펴내는 그의 보석함을 들여다보면 그의 관심이 흘러가는 방향을 따라가게 됩니다. 제 갈 길을 가는 달이나 비행기, 흘러가는 물품을 똑 떼어다 놨으니 보는 이는 자연스레 전후를 상상합니다. 정작 그는 떼어내는 행위에 집중할 뿐이라 상상은 각자의 머리 속에서 치열하고 느슨하게 흘러갑니다. 그의 작업을 오래 보다보면 어쩌면 달, 비행기나 집 또는 책의 정착지는 '어디'가 아니라 김상인이 만들어낸 '무엇'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작업은 마치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장인과도 같습니다. 그가 깎을 방망이의 형태는 아직 모르겠으나 어쩌면 남에게 평생 보일 일이 없을지도 모르는 작업을 한가득 깎아놓는 그의 행위를 보고 있노라면 참 좋은 방망이가 되겠구나 싶어 느긋하게 그의 행위를 쭉 관찰하고 싶게 만듭니다. ● 달이라는 것이 으레 고개를 들면 보이기도 하지만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자리에 있는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김상인의 '달이 참 밝다'는 말의 속뜻은 달이 참 밝다는 것입니다. 다른 뜻은 없어 보여요. 시간이 흐르면 다른 의미가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 관찰자 A씨

Vol.20230316d | 김상인展 / KIMSANGIN / 金相仁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