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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현대미술학회 C.A.S 협력 / 탈영역우정국
관람시간 / 01:00pm~07:00pm
탈영역우정국 POST TERRITORY UJEONGGUK 서울 마포구 독막로20길 42(구 창전동 우체국) Tel. +82.(0)2.336.8553 www.ujeongguk.com www.facebook.com/ujeongguk
두 개의 달이 뜨는 곳. 굳건했던 시간과 공간에 대한 믿음마저도 허물어져 간다. 나의 시간과 너의 시간, 여기와 저기, 모든 것이 뒤섞이고 얽힌 채 휘몰아친다. 과거, 현재, 미래의 역학이 새롭게 규정되고, 여러 실시간이 번쩍이며 다가온다. 인간과 비인간 또 의미와 무의미 역시 파헤칠수록 뿌옇게 덮어져 중첩된다.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이 의미와 지위를 부여받는 동시에 많은 것이 버려진다. 드러나지 않던 것들이 점차 주목받는 동시에 많은 것이 외곽으로 밀려난다. ●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아무것도 될 수 없는 곳.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계속하여 버려지고, 새롭게 만들어진다. 완벽하게 새로운 것이 끼어들 틈 없는 시대, 모든 버려진 것은 결코 영원히 폐기되지 못한 채 일렁이는 불안 속에서 차용의 호명을 기다릴 뿐이다. 이질적인 성격들이 계속하여 부착되고 이내 복잡하게 얽혀 숨어버린다. 한 번 부여된 의미는 다시는 폐기되지 못한 채 흔적으로 남아 엉겨 붙는다. 가득 차 뿌예져 버린 관계망 속에 부유한다 ● 모든 극단에 난 구멍, O 와 X 사이를 빙빙 도는 곳.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리느냐의 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의 영역이 된다. 자유로운 해방의 탈을 쓰고 우리를 선택의 감옥에 가둔다. 전시는 '쓰레기'에서 이러한 현대의 특성을 읽어낸다. 열렬히 사용되던 것, 의미의 과부하를 겪고 소진되어 버린 것, 그러나 아직도 완전히 폐기되지 못하고 언젠가 새로움의 탈을 쓰고 부활할 운명을 가진 것. 또는 미처 발견되지 못해 선택되길 기다린 채 버려져 있는 것. ● 쓰레기는 누군가의 기억과 의미를 흔적으로 가지는 동시에 무의미와 무가치를 상징한다. 쓰레기로의 명명은 일종의 변태. 버려짐을 통해 본래의 이름을 잃고 임시성의 정원으로 진입한다. 무규정의 중립지에서 마주하는 것은 가능성,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아무것도 될 수 없는 상태의 지속이다. 사용과 폐기의 경계에서, 또 과거와 미래의 경계에서 이질적인 것들을 끌어안은 채 소멸되지 못한 유령으로 남아 변하거나, 기다리거나, 부활한다. 전시는 다성적 경계에 서 있는 쓰레기에서 오늘의 삶을 발견하며, 쓰레기와 당신을 초대한다. ■ 이민영
Skingraphy(송아리 Song Ahree+정은형 Chung Eunhyung) ● 'Skingraphy'는 변이 신체를 탐구하고 실험하는 예술팀이다. 구성원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누구든 참여 가능하며, 일시적이고 상황적인 활동 전략을 가진다. 공통의 연구 주제가 생기면 인원을 모집하고 특정 기간에 연대하여 정보, 지식, 자원, 기술, 감각 등을 교류한다. 계획과 실행 공유를 통해 여러 부분으로 분열된 작품들을 엮어낸다. 송아리, 정은형 작가로 구성된 이번 Skingraphy는 「갗그물 skin-net」(2023)과 「피부정전 skingraphy」(2023)을 통해 내부와 외부로 구분되어 있는 경계 사이를 자유롭게 횡단하며 그것을 희석해나가는 변이 피부를 구현한다. ● 피부는 무수한 '나'의 주체와 객체의 세계가 맞닿는 일차적 매질로써 기능한다.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자아의 약동을 전하고 내∙외부의 경계를 허물 뿐만 아니라 유의와 우발을 외부적 사건에 밀착시키는 것이다. 동시에 이 모든 접촉의 잔상을 간직한다. 이에 따라 피부를 소유한 주체의 사고에 따라 추억의 지표와 상흔으로 새겨진다. 변이된 피부는 개인주의가 지배하는 오늘날의 사회상과도 닮아 있다. 지금-여기의 시대의 개인은 소우주를 형성한다. 이는 일종의 중립적 항성계로, 경계가 선명한 동시에 쉽게 허물어지며 생동하는 기묘한 양상을 띤다. ● 「갗그물」과 「피부정전」은 변이 신체의 '피부'를 정교하게 다룬다. 「갗그물」은 분리와 경계를 초월한 영역으로의 피부막을 매개로 하는 퍼포먼스적 조각이다. 본체에 연결된 작은 덩어리들은 라텍스로 덮인 비정형의 큰 덩어리로부터 연장되어 있지만 내부에만 굳건히 고정된 것이 아니라 격리된 채로도 반응하고 움직인다. 어떤 이의 신체 속을 탐험하는 내용의 「피부정전」은 피부의 일대기를 보여준다. Skingraphy의 피부는 열린 장소로, 안팎이 소통되는 지점이며 끊임없이 무언가가 들어가고 나오는 입체적인 장으로 기능한다. ■ 박윤아_신유정
박다빈 Park Dabin ● 이미지는 프레임 바깥을 대변한다. 박다빈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이미지 생성기술을 통해 기술이 구성하는 세계를 주시하고 쟁점을 생산해낸다. 부유하는 모든 것을 데이터로 끌어안는 인공지능 기술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새롭게 발 디딜 토대를 마련한다. 유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각종 삶들이 의미를 확장시키며 새로운 담론으로, 증식된 쓰임새로 부활한다. 한편 연산될 수 있는 모든 영역에 있어 기술이 인간보다 뛰어난 수행능력을 지닌다는 특이점에 도달할 때, 인간의 정신과 기계적 작동 사이 질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믿음은 파괴된다. 작가는 이 양가적 지점에서 디지털 이미지의 기술적 오류에 주목해 기술과 인간 사이의 존재론적 틈을 모색한다. 이때 오류는 단지 실패한 결과값이나 에러가 아닌 세상을 해석하는 새로운 독법이 된다. ● 「Person.jpg」(2020)의 '인간'은 「New wave」(2020)의 미술관에 등장해 포스트-예술에 대한 해제를 전술한다. 작품 속 인공지능의 '유사예술품'은 자동화된 창의성을 통해 예술가를 타진하고 예술의 민주화를 쟁취해낸다. 단지 답습된 세계의 재현을 넘어 창발성을 제공하는 것은 일종의 오류, 아웃라이어(outlier)의 데이터이다. 나아가 기술과 예술가 사이 흔들리는 존재론적 불안감을 인식시키는 것 또한 현전감을 깨고 등장하는 오류, 로딩 실패와 조각난 이미지들이다. 「Inhale-Exhale」(2023) 속 학습을 통해 현상과 사태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은 혼재하는 데이터를 포착해 유의미한 결과값을 산출하기에 유능하지만 아직 불완전하기에 안전하다. 작가는 내재되어있지만 아직은 발현되지 않은 기술의 특이점을 노출하는 한편 오류를 통해 기술의 작동 방식을 외재화한다. 이때 압착된 관계 속에서 현실을 체화하던 우리는 작품을 통해 벌어진 틈새로 기술을 조망하게 된다. ■ 노언지
양승욱 Yang Seungwook ●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연속량의 세계이다. 연속량은 1초에서 건너뛰어 5초로 바로 갈 수 없고 1초부터 4초까지 차례로 지나야 5초로 갈 수 있다. 비트처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단절량의 세계가 아니다. 이러한 유기적이고 빈틈없는 연결의 세상 속에 사진은 특별한 지점이 있다. 사진은 언젠가 존재했던 것들의 흔적을 보게 하며, 이 과거의 장면들은 사진을 통해 현재가 된다. 이때 현재화된 과거의 시간은 자연적 시간이 아닌 사진 속 시간이며, 사진은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만나는 시간의 재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사진은 꽉 맞물려 흐르던 시공간의 맥락에서 떨어져 나와 우리만의 시간이 흐르는 우리의 공간으로 오게 된다. 때문에 사진은 현실의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없고, 사람들의 해석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 양승욱은 뚜렷한 목적 하에 정해진 피사체를 찍는 대신 직관적으로 순간들을 담고 축적한다. 사진들은 작가의 시선 앞에 재편되어 그만의 시간성을 가지고 있고, 사진 속에는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와 정체성이 담겨있다. 「남는 건 사진뿐」(2023)은 작가가 그동안 프린트해두고 사용하지 않았던 사진들을 전시장 벽에 가득 붙인 작품이다. 사진 속 작가 개인의 이야기들은 그가 버리지 못한 사진들과 함께 혼재되어 쌓여왔다. 사진 속 무차별적으로 수집된 과거의 순간들은 버려지지도 선택받지 못한 채 불명확한 경계 위에 놓여 부유하고 있다. 이들은 유기적 현재의 한 공간에 소환되어 각기 다른 시간을 보여주며 시공간의 확장과 그로 인한 또 다른 낯섦을 선사한다. 또한 작품에서 관객들은 사진을 선택하고 직접 떼어갈 수 있으며, 각자가 알아볼 수 있는 작은 홈을 새로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정온유
허수연 Huh Suyon ● 다성적 층위에서의 유영, 이는 곧 현대의 숙명이자 본질이다. 오늘날 삶은 넘쳐나는 의미들 속에서 고정되지 못한 채 부유하는 쓰레기로 대변된다. 허수연은 종이죽과 버려지는 소재들을 통해 일종의 전복을 꾀한다. 그에게 폐기물은 더 이상 사후의 것이 아니다. 무한한 가능성으로 생동하는 쓰레기는 자신의 입지뿐만 아니라, 사회적 통념까지도 파헤쳐 놓는다. 중첩되는 경계들 위에서 모든 것들이 조응하고, 뒤엉키면서 하나의 반공간-헤테로토피아-으로 성립한다. 작가는 일종의 아이러니-익숙한 대상들의 낯선 얼굴-를 목격하고, 그 상을 세계로 구현한다. 그 세계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존재의 민낯이나 가리어진 면모와도 구별되는 혼종성이다. 작가는 일상성을 작업으로 끌어오면서 동시에 일상을 마구 헤집어 놓는다. 한편, 수집한 종이폐기물을 뭉개어 화면을 구성하는 '종이죽'은 방법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멎어버린 흔적의 시간들은 캔버스 표면에 와 약동하게 된다. 시제들이 얽히면서 그의 작업은 덩어리진 시간성을 획득한다. ● 「The Chocolate Cake」(2023)는 케이크의 일반적 의미를 뒤엎는 시도이다. 축하하며 케이크를 먹는 행위 속에서의 '동상이몽'을 작가는 주목한다. 내용물을 포장하던 박스는 초코케이크의 시트로 다시 태어나 케이크의 다성적 의미의 일부로, 더 이상 부산물이 아닌 산물이 된다. 「True Stories」(2023)는 현대의 내상을 가시화한다. 항상 더 자극적인 것을 갈구하는 경향 속에서 개인의 비극마저도 하나의 트로피로 전시된다. 상처는 영원히 봉합되지 못한 채로 과시될 뿐이며, 버려진 장식장은 다시 전시장에 놓이면서 개별자의 불행을 표상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허수연은 쓰레기의 가능성 포착에서 그치지 않고 의미와 시간, 층위를 전복시키고 뒤섞으면서 우리를 새로운 공간으로 이끈다. ■ 이재희
□ Skingraphy(송아리+정은형) 퍼포먼스 「갗그물(skin-net)」 - 일시: 01.14 (토), 01.15 (일), 01.28 (토), 01.29 (일) 총 4회 / 오후 2시에 진행 - 장소: 탈영역우정국 1F
Vol.20230112i | To be anything, To be nothing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