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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홈페이지_www.youngil-artist.com 인스타그램_www.instagram.com/young_il_kim
초대일시 / 2023_0106_금요일_02:00pm
후원 / 광주광역시 남구청
관람시간 / 10:00am~06:00pm
양림미술관 YANGLIM MUSEUM 광주광역시 남구 제중로 70 www.facebook.com/양림미술관
난 어릴 적부터 하늘의 별과 우주에 호기심이 많았다.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지는 모습만 봐도 너무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때론 교회에서 배웠던 신의 존재와 인간을 창조했다는 글과 영혼이나 천국과 지옥 같은 개념들도 내겐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성인이 된 후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나는 사람들과 도시를 보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대상들의 '존재에 관한 의문'은 항상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때로는 길을 가다 마주치는 사람들 그리고 깊은 밤 도심의 아파트마다 켜져 있는 불빛과 그 속에 보이는 사람들을 응시하다가 문득 하늘을 쳐다보면 내가 사는 곳이 좁게만 느껴져 '인간의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 의문에 잠기곤 했다. 오랜 시간 동안 도시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다 보니,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인간은 세상에서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져 내 나름대로 이 의문의 답을 찾고자, 물리학에서 정의하는 세상과 인간의 본질에 관한 사유를 시작했다. 인식시리즈는 인문학적 개념들-신, 존재, 기억, 감정 등-과 과학적 사실에 내 생각이 더해져 창작된 시리즈다. 위에서 언급한 신의 존재, 영혼, 천국과 지옥 같은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개념들과 인간의 창조 또는 진화에 관한 진실 그리고 죽음 이후의 존재 상태 등 직접적 경험을 할 순 없지만, 현상적으로 (주변에 일어나는 현상을 토대로) 모호하지만, 무언가로 인식되는 경험들에 물리학이라는 과학적 실험으로 밝혀낸 사실들과 연결해 내가 생각하는 진실에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이뤄져 있다.
지금까지 인식시리즈는 크게 세 가지 범주로 구분해 작업해 나가고 있다. 1. 자연에 존재하는 대상들에 관한 표현. - 자연에 존재하는 대상들은 사실 이름이 필요 없다. 다만 인간에 의해, 인간을 위해 다양한 의미가 부여됐을 뿐, 이름이 그 대상에게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 그저 인간의 인식 편의를 위해 구별된 것뿐이다. 그리고 구별하는 방식 중 하나가 외형적 생김새와 개별적 특징으로 범주를 정하여 구별하는 것이다. 첫째가 외형, 둘째가 무늬와 같은 특정한 특징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열대어'라는 이름은 상위 범주로는 어류에 속하고, 하위 범주로는 몸에 있는 개별적 무늬에 따라 각각의 어종으로 구별할 수 있다. 그렇게 구별되는 열대어의 종류는 수백여 종으로 나뉘고, 다시 '열대어'라는 이름으로 통합된다. 이것은 대상을 개별적으로 구별하는 것은 무늬지만, 상위 범주가 특정되지 않으면, 하위 범주인 개별적인 무늬만으론 대상이 무엇인지 인식하기 어렵다. 나는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춰, 이름으로 묶여 구별되는 상위 범주를 배제하고, 개별적 특징이 부각 된 하위 범주로만 대상의 존재를 표현했다. [Cognition – 1, 2, 8, 9]
2. 인간의 시각 인지기능에 의해 인식되는 대상에 대한 표현과 시각 인지기능이 배제된 경우 대상의 상태와 현상들에 관한 표현. - 인간은 과학을 통해 빛이 입자이자 파장이라는 것과 그중 가시광선만을 인간이 인지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은 빛의 파장 중 한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대상과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가시광선의 여러 색이 곧 대상의 본질인 것처럼 인식한다. 난 가시광선에 의해 보이는 대상과 가시광선이 배제된 대상의 모습은 어떠한 차이가 있을지 상상해 봤다. 예를 들어, 나는 도시의 길거리를 걷고 있다. 거리엔 사람들이 오고 가고, 반려견도 뛰어다닌다. 차들도 신호가 바뀌자 출발한다. 하늘엔 구름이 떠다니고, 새들도 날아다닌다. 모든 것들이 가시광선과 상호작용함으로써 파장에 따라 제각각의 색들이 발현되고, 나는 시각을 통해 대상을 분별할 수 있다. 그러다 갑자기 가시광선이 사라진다면, 내가 길거리에서 보고 있는 대상들은 어떻게 보일까? 혹시, 홀로그램 우주론자들의 가설처럼 세상은 잘 짜인 프로그램처럼 보이지 않을까?' ● 나는 이 점을 토대로, 가시광선과의 상호작용으로 보이는 대상과 그렇지 않은 상태의 대상에 관한 것을 상상에 기초하여 표현했다. [Cognition – 3, 4, 6, 7, 12, 13]
3. 현상에 관한 개념적 표현. - 현상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자연 현상 또는 도심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도 현상이며,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내적 감정의 결과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들도 현상이라 말할 수 있는데, 이 모든 현상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그 이유를 들자면, 3차원에서는 현상이 상대적인 시간의 흐름대로 변화하기 때문에, 인간이 인식 가능한 시간에는 동시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상이 드러내는 현상의 시작과 끝을 인간이 동시에 인식할 수 없다. 더구나 하나의 현상이 발생할 때, 그 현상은 그것이 일어나기 전의 또 다른 현상들이 나타내게 된 원인과 결과에 연결되어 있다. 세상에 알 수 없는 경우의 수까지 포함된 현상의 발생은 인간이 측정할 수도, 알 수도 없기에, 인간은 다만 눈앞에 주어진 현상을 스스로가 인식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그 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나 또한 수많은 원인과 결과의 연결고리로 얽혀있는 현상에 관한 상상과 생각을 나를 비롯한 인간 그리고 다양한 대상들과 연결해 표현해 보고자 했다. [Cognition – 5, 10, 11]
인식시리즈를 창작하면서 이런 상상을 해봤다. 내가 관찰자로서 나를 줌-아웃이 되는 듯한 상상을 해 보면, '나'란 존재에서부터 시작해 나 – 도시 – 국가 – 대륙 – 지구 – 태양계 – 은하 – 은하단 – 관측 가능한 우주까지 공간을 확장 시킬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도시라는 공간까지만 확대해도 이미 나는 보이질 않는다. 그러다 반대로 줌-인으로 좁혀 나를 찾아보면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미미한지를 깨닫게 된다. 더 나아가 지구는 마치 '누군가'에 의해 잘 조성된 온실 속 정원 같은 느낌과 함께 그 안에 인간과 자연의 모든 생명체는 존재 이유는 모른 채 우주를 유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지구라는 공간에 인간과 자연이 왜 존재하는지 알 순 없지만, 그 존재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두 가지 방식 즉, 신체적 기능 중에서 인식 과정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시각기능과 빛의 상호작용을 통해 파악되는 세상뿐 아니라, 그 상호작용이 제거된 세상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다만, 표현되는 작품들 역시 시각기능을 온전히 배제한 채 표현될 수 없으므로 작품 표현에 관한 접근 방식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생각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대상에 대한 관점의 변화는 곧 인식의 변화로 이어지고, 인식의 변화는 자신이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에 관한 의문을 갖게 할 것이다. 그 의문은 인류가 지금까지 논쟁을 이어오는 신의 존재 여부와 인류의 기원에 관한 창조론과 진화론의 개념들에 관해 스스로 정의를 내림으로써 자신의 본질에 관한 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인식시리즈의 주목적이다. ■ 김영일
Vol.20230102f | 김영일展 / KIMYOUNGIL / 金永一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