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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회·아티스트 토크 / 2022_1231_토요일_02:00pm
주최,주관 / 인천광역시_인천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요일 휴관
한국근대문학관 The Museum of Korean Modern Literature 인천시 중구 신포로15번길 76 (해안동2가 7번지) 기획전시실 Tel. +82.(0)32.773.3800 lit.ifac.or.kr
TV에서나 볼법한 남 일이 코앞으로 들이닥치는 데 생각보다 대단한 이유가 필요치 않다. 가족, 동료, 특정 공통점을 가진 모임과 연고에 이르기까지, 사건은 관계 속에서 해석되기 마련이다. 이해와 몰이해는 늘 상대적인 기준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유연함 마저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음소거나 채널을 변경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불행을 피할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돌아서기 무섭게 바뀌는 게 사람 마음이라던데 그래서 남들에게는 그렇게 관대한 자신이 구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가장 가깝고도 먼 타자, 바로 가족을 대면할 때다. 같은 시간,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해 온 이들은 재미없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참아가며 시청하는 것과 같은 갈증을 호소하곤 한다. 좁혀지지 않을 차이를 알면서도 내심 같은 마음이기를 기대하는, 무르거나 끊어낼 수 없는 질척한 관계. 나는 어리석고, 모순되며 같은 실수와 후회로 점철된 인류 역사의 지속 가능성이 이 질척함과 구차함에 있다고 생각했다.
전시의 제목인 『아들의 시간 1/2』은 프로젝트 2부작 중 첫 번째로, 다음 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고민과 배려 속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감정선과 욕망을 투영하는 작업이다. 코로나 시국을 기점으로 일정 부분 동기화된 사회 안에서도 특징적인 시차를 보이는 지역에 방문하여 차이를 통해 보편성을 발견하는 리서치를 진행하였다. 나는 그간 관심을 가져온 합리적/논리적 시스템의 경계선 이야기에서 반걸음 더 나아간, 현상 이면에 존재하는 비이성적 실체–인간성, 감정에 다가서고자 했다.
이 작업에서 나는 인천 원도심과 섬마을을 포함한 지역 리서치를 통해 삶의 현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표현의 그릇을 관찰하였다. 다사다난한 인간사는 기본이요, 땅을 팠더니 문화재가 나와서, 재개발 이슈로 뜻하지 않게 발이 묶여버린, 다른 것[곳]에 적응할 여력이 없거나 불편한 무언가를 즉각적으로 충당/해결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등 갖은 이유로 지역 주민들의 시간은 대도시와 다른 속도로 흘러갔다. 현실의 레이어를 조심스레 벗겨낼 때마다 삶의 민낯이 새로이 드러났다.
표면적으로 주목한 부분은 최대한 가진 것 안에서 불편함을 해결하는 사물 소비였다. 예쁘지 않고 낡은, 본래의 용도도 아닌데다 이미 해당 목적의 제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찰떡같이 맞아떨어지는 활용에 감탄할 따름이었다. 나아가 문제가 되는 상황을 파악하고 가능한 범주 안에서 해결책을 도출하는, 이것은 마치 어떻게든 걱정 끼치지 않고 잘 살아가고 있음을 증명하려는 말 없는 배려와도 같았다.
때때로 인색한 얼굴을 한 생존 기술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온 까닭은 아무 연관 없어 보이는 각자의 사정이 공동체나 다음 세대를 염려하는 인류애, 미시적으로는 내 새끼를 위하는 작은 마음씀으로 수렴되었기 때문이다. 『아들의 시간 1/2』에서 나는 이러한 감정이 현실에서 어떤 모양을 가지고 있는지를 조합-재현함으로써 경험의 차이로 인한 오해와 부정의 골짜기에 공감의 씨앗을 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누구나 늙기 마련이고 어느샌가 나 역시 모든 것을 독식한 기득권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자신과 다른 것을 경계하는 동물적 본능이 인간 사회에서 유효한 역할을 하려면 그것의 결과가 오로지 거부/배제여서는 안 된다. 내가 심은 씨앗은 이번에도 말라 죽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매년 같은 일을 한다.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 실수를 함께 하며 반드시 살아남는 인류이기 때문에. ■ 박지혜
Vol.20221208i | 박지혜展 / PARKJIHYE / 朴智慧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