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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22 인천아트플랫폼 창·제작 발표 프로젝트 IAP Residency Artist Project 2022
주최,주관 / 인천문화재단_인천아트플랫폼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요일 휴관
인천아트플랫폼 Incheon Art Platform 인천 중구 제물량로218번길 3 G1 프로젝트 스페이스 1 Tel. +82.(0)32.760.1000 www.inartplatform.kr
인천아트플랫폼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입주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창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시각예술부문 열한 번째 프로젝트로 임재형의 전시 『바다, 연기, 그늘(The Sea, Smoke and Shade)』을 개최한다.
임재형은 '상실'에 관한 태도와 '그리기'에 대한 작가적 고민을 서로 연결하여 양자의 의미를 모색해왔다. 이는 상실한 것에 대한 태도를 형식화하며 그리기의 의미에 대해 숙고하거나, '어떻게 그릴까?'라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부재한 대상의 의미를 구체화하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작가는 올해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에 머물며 최근 작업적 관심사인 '세대'라는 화두를 품고 작업을 진행해왔다. 세대(世代)의 사전적 정의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으로, 작가는 개인에서부터 그가 속한 가족, 나아가 문화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의 집단을 경험과 시간에 따라 규정하고 나누는 단위로서의 '세대'에 주목한다. 그리고 세대를 맴돌고 있는 여러 감정과 시선—동일한 경험에서 형성된 특정 관점의 공유 또는 단절, 이를 토대로 이루어지는 포용과 배제, 그리고 이 현상을 바라보는 주체의 심리적 반응—에 초점을 맞춰 다층적인 시간성을 살핀다. 이는 곧 세계를 향한 관점의 반복적인 탄생과 소멸을 조망하는 일이기도 하다.
『바다, 연기, 그늘(The Sea, Smoke and Shade)』에서 작가는 세월호 사건과 그 이후의 일상,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그리고 가족의 죽음 등 사회적/개인적 상실의 경험을 아우르는 작업을 공유한다. 여기서 발견하는 이미지는 '같은 세대에게 일어난 사건', '다음 세대에는 이미지로만 전해질 이야기', '하나둘 떠나가는 이전 세대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가깝거나 먼 대상을 다룰 때 적절한 윤리적 거리를 가늠하고, 그 거리를 유지하며 그리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어떤 그림은 너무 에둘러 그린 나머지 무엇에 관한 것인지 모호하게 보이기도 한다. 임재형은 이러한 그리기의 쓸모와 의미를 고민하는 일 또한 작업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
전시의 제목을 이루는 세 단어 '바다, 연기, 그늘'은 작업 전면에 등장하거나 때로는 암시적으로 등장하는 비정형적인 존재로, 끝없이 변화하거나 이내 사라지기도 한다. 그 비정형성은 각각 밀물과 썰물과 같이 해수면의 높이차를 일으키는 달의 힘이나 연소하는 어떤 것 그리고 광원과 같이 다른 속성을 가진 것과 관계를 맺으므로 구현된다. 작가가 포착한 변화 또는 사라짐의 한순간을 붙잡아 세워 그린 그림은 오히려 고정된 형상이 없는 무상(無相*)의 속성을 상기시킨다. 그러므로 바다, 연기, 그늘은 무상(無常**)함에 대한 메타포일 수 있다.
'바다, 연기, 그늘'은 우리 주변에 흔히 발견할 수 있다는 속성으로 인해 서로 다른 장소와 사람을 떠올리게 하고, 사건을 연관 짓게 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작가는 물놀이하는 어린아이와 작가 자신에게 서로 다른 바다의 의미를 짐작해보거나 5년의 시차를 두고 같은 날 벌어진 두 사건을 통해 '수많은 죽음'과 '누구도 죽지 않음'의 차이를 절실히 느껴보는가 하면, 세계적인 종교의 상징물이 소실된 사건과 알려지지 않은 한 종교인의 죽음을 견주어 봄을 통해 이를 통감한다. 이때 작가에게 그리기의 시간은 직관적으로 선택한 소재 간의 관계와 의미를 거듭 묻고 곱씹어보는 느린 시간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어떤 의미를 주장하거나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끝내 온전히 파악할 수 없는 무언가처럼 느껴지거나, 보는 이에 따라 상이한 감정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는 저마다의 해소되지 않는 꺼림직한 생각 때문일 수도 있고, 계속 들여다보고 싶은 수수께끼에 대한 호기심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가 무심하고 담담하게 그려놓은 그림들은 그저 거기에 존재한다. ■ 인천아트플랫폼
* 무상(無相): 사물이나 현상의 일정한 형태가 없음. ** 무상(無常): 모든 것이 덧없음
Vol.20221120i | 임재형展 / IMJAEHYOUNG / 林在亨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