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하는 풍경

한상미展 / HANSANGMI / 韓相美 / painting   2022_1104 ▶ 2022_1117

한상미_환대의 정원_캔버스에 유채_72.5×177.7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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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미 인스타그램_@sangmi77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바움아트스페이스 BAUM ART SPACE 서울 성북구 성북로31길 69 Tel. +82.(0)2.765.9995 @baumartgallery

『관계하는 풍경』展의 그림들의 첫인상은 한눈에 보이는 연결된 공간을 표현하고 있는 듯 했다. 크기차이를 이용한 원근감을 강조한 하늘의 구름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래쪽 대지는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색면이 조각조각 이어져 있다. 그 조각들 안에는 동글동글하거나 뾰족뾰족한 식물이 패턴처럼 그려져 있을 때도 있다. 이런 부분들이 그림을 색들의 떨림으로 보이게 만든다. 하늘에는 분명 해가 지고 있었다. 저녁 노을이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할 때였다. 그러나 대지는 어두워지지 않았고 색으로 여전히 가득하다. 작가는 색과 빛이라는 그 이질적 구성요소들을 공존시키고 있다. 밝은 빛이 있으면 컴컴한 어두움은 따라온다. 여름날 강한 햇빛이 시커먼 그늘을 만들고, 저 하늘 저녁노을의 찬란함은 이곳을 어둠으로 물들이지만, 작가의 그림은 이것에 저항한다. 강렬한 빛을 자신에게 비춤으로써 사라지게 만들 수 있었던 것/색을 공존시킴으로써. 밝음과 어두움을 구별하게 하고 존재의 한계를 그림자로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빛이 채도가 높은 경쾌한 색면들과 함께 놓임으로써 그림은 어두워지지 않고 전체가 형형색색으로 빛이 난다.

한상미_낮은 바람이 흐르는 그곳으로 가볼까?_캔버스에 유채_112×162cm_2022
한상미_좋은 날 바람이 오는 곳을 보다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21
한상미_Walking in the air_캔버스에 유채_91×189.6cm_2021
한상미_모든 시간, 모든 순간_캔버스에 유채_89.3×145.5cm_2022
한상미_멀리 보는 날_캔버스에 유채_60.5×91cm_2020

저항은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 색과 패턴으로 채워지는 대지는 작가의 기억을 상징화시킬 수 있는 장이 되었다. 이국적인 곳들, 미국 그랜드캐년이나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여행에서 각인되었던 사물의 기억들이 색과 단순한 형태로 상징화되면서 대지가 작가 개인적 삶의 지층으로 표현되었다. ● 현실 속 대지의 지층은 수직적으로 쌓인다. 작가의 그림 속 삶의 지층은 수평적으로 펼쳐져 있다. 하늘과 구름이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공간감에 의지함으로써 평면적 수평이 아닌 3차원의 공간 안에서의 수평적 방향성이 만들어진 것이다. 작가는 이 결합으로 공간적 깊이감 속에서 시간적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한상미_숨이 멎을 듯한 시간_캔버스에 유채_52.8×116.5cm_2021
한상미_기억을 보다_캔버스에 유채_72.7×72.7cm_2021
한상미_숨바꼭질_캔버스에 유채_97×130.3cm_2020
한상미_마주하며, 바라보며, 응답하는_캔버스에 유채_97×194cm_2017~22

관계하는 풍경 속 작은 존재-꼬물이들은 이제 그림의 중심에 있는 주인공이 아니라 하단부 구석에 있는 시선의 주체가 되었다. 이 존재의 시선은 멀리 있는 지평선 근처, 네온 화살표처럼 반짝이는 노란색 조각으로 향한다. ● 그림 앞에 선 우리는 하늘의 커다란 구름을 먼저 볼 수도 있고, 원래부터 주인공이었던 꼬물이들을 먼저 찾을 수도 있으며, 하늘과 땅의 부딪힘에 의해 생겨나는 대비에 먼저 반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작은 존재의 시선의 축에 우리의 몸을 맞추게 될 때, 이 존재의 작음을 크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먼 곳을 바라보는 넓은 시선과 그 시선의 움직임,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을 느끼게 된다면 우리는 작가의 과거와 현재, 저항과 받아들임의 지층을 하나씩 음미하고 천천히 다시 둘러 볼 준비가 된 것이다. (All children, except one, grow up. - 관계하는 풍경 부분 발췌) ■ 박지민

한상미_바다냄새가 우리를 불렀다._캔버스에 유채_50×50cm_2022
한상미_10월의 마지막 날_캔버스에 유채_53×72.7cm_2021
한상미_나의 여름으로 들어가_캔버스에 유채_45.5×45.5cm_2021

어린 시절 작은 아이를 두렵게 만든 나무들은 캔버스 위에 다양한 색상의 의인화된 나무 형상으로 표현되었다. 마치 누군가와 대화하듯 몸을 흔들고 웃으며 춤추는 나무들은 이제 그 두려움을 대면하는 듯 바람을 즐기며 빛을 따라 몸을 움직인다. 움직이는 나무의 리듬은 대지를 뒤덮은 각양각색의 리듬으로 연결되어 떨림의 감정선으로 지평선을 바라보게 한다. ■ 한상미

Vol.20221104a | 한상미展 / HANSANGMI / 韓相美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