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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바움아트스페이스 BAUM ART SPACE 서울 성북구 성북로31길 69 Tel. +82.(0)2.765.9995 @baumartgallery
『관계하는 풍경』展의 그림들의 첫인상은 한눈에 보이는 연결된 공간을 표현하고 있는 듯 했다. 크기차이를 이용한 원근감을 강조한 하늘의 구름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래쪽 대지는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색면이 조각조각 이어져 있다. 그 조각들 안에는 동글동글하거나 뾰족뾰족한 식물이 패턴처럼 그려져 있을 때도 있다. 이런 부분들이 그림을 색들의 떨림으로 보이게 만든다. 하늘에는 분명 해가 지고 있었다. 저녁 노을이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할 때였다. 그러나 대지는 어두워지지 않았고 색으로 여전히 가득하다. 작가는 색과 빛이라는 그 이질적 구성요소들을 공존시키고 있다. 밝은 빛이 있으면 컴컴한 어두움은 따라온다. 여름날 강한 햇빛이 시커먼 그늘을 만들고, 저 하늘 저녁노을의 찬란함은 이곳을 어둠으로 물들이지만, 작가의 그림은 이것에 저항한다. 강렬한 빛을 자신에게 비춤으로써 사라지게 만들 수 있었던 것/색을 공존시킴으로써. 밝음과 어두움을 구별하게 하고 존재의 한계를 그림자로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빛이 채도가 높은 경쾌한 색면들과 함께 놓임으로써 그림은 어두워지지 않고 전체가 형형색색으로 빛이 난다.
저항은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 색과 패턴으로 채워지는 대지는 작가의 기억을 상징화시킬 수 있는 장이 되었다. 이국적인 곳들, 미국 그랜드캐년이나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여행에서 각인되었던 사물의 기억들이 색과 단순한 형태로 상징화되면서 대지가 작가 개인적 삶의 지층으로 표현되었다. ● 현실 속 대지의 지층은 수직적으로 쌓인다. 작가의 그림 속 삶의 지층은 수평적으로 펼쳐져 있다. 하늘과 구름이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공간감에 의지함으로써 평면적 수평이 아닌 3차원의 공간 안에서의 수평적 방향성이 만들어진 것이다. 작가는 이 결합으로 공간적 깊이감 속에서 시간적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관계하는 풍경 속 작은 존재-꼬물이들은 이제 그림의 중심에 있는 주인공이 아니라 하단부 구석에 있는 시선의 주체가 되었다. 이 존재의 시선은 멀리 있는 지평선 근처, 네온 화살표처럼 반짝이는 노란색 조각으로 향한다. ● 그림 앞에 선 우리는 하늘의 커다란 구름을 먼저 볼 수도 있고, 원래부터 주인공이었던 꼬물이들을 먼저 찾을 수도 있으며, 하늘과 땅의 부딪힘에 의해 생겨나는 대비에 먼저 반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작은 존재의 시선의 축에 우리의 몸을 맞추게 될 때, 이 존재의 작음을 크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먼 곳을 바라보는 넓은 시선과 그 시선의 움직임,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을 느끼게 된다면 우리는 작가의 과거와 현재, 저항과 받아들임의 지층을 하나씩 음미하고 천천히 다시 둘러 볼 준비가 된 것이다. (All children, except one, grow up. - 관계하는 풍경 부분 발췌) ■ 박지민
어린 시절 작은 아이를 두렵게 만든 나무들은 캔버스 위에 다양한 색상의 의인화된 나무 형상으로 표현되었다. 마치 누군가와 대화하듯 몸을 흔들고 웃으며 춤추는 나무들은 이제 그 두려움을 대면하는 듯 바람을 즐기며 빛을 따라 몸을 움직인다. 움직이는 나무의 리듬은 대지를 뒤덮은 각양각색의 리듬으로 연결되어 떨림의 감정선으로 지평선을 바라보게 한다. ■ 한상미
Vol.20221104a | 한상미展 / HANSANGMI / 韓相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