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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울산광역시 북구 주최,주관 /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
관람시간 / 09:00am~06:00pm 토요일_09:00pm~03: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소금나루 작은미술관 울산 북구 중리11길 2 북구예술창작소 Tel. +82.(0)52.289.8169 www.bukguart.com cafe.naver.com/bukguart
다양한 매체를 횡단하는 작가의 작업은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탈경계적, 탈매체적 성향을 짙게 드러낸다. ● 하카손의 작업은 플라스틱, 헝겊, 고무, 벨트 등의 재료로 조각의 일시성과 무정형성을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작업은 경직되고 비인간적 구조에서 벗어난 다양한 변형과 적용의 가능성을 통해 제한된 미술과 디자인의 영역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 하카손의 작업이 드러내는 비정형성의 다른 의도는 무엇일까. 작가의 작업에서 형태를 갖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불명확함의 의도를 파악해 보려는 이 모순된 질문에 작업의 방법론은 어렴풋하게나마 해석의 지점을 마련해준다. 그의 작업에선 감기와 매듭짓기, 연결하기와 같은 반복되는 방법론이 발견된다. 이 방법론은 앞서 언급한 작업에도 적용되는, 그러니까 이미 많은 미술의 사례를 통해 기술된 유동성과 초월성, 제한적이지 않은 감각의 현시뿐 아니라, 그의 작업을 설명하는 '입는 조각'의 개념과도 연결해 볼 수 있다.
감고 매듭짓는, 또 입는 행위는 서로를 지지하고 보완한다. 이들은 모두 저 멀리 존재했던, 어떤 접점 없이 배제되어 있던 대상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지극히 현재적인 대상으로 뒤바꾸는 장면을 모색한다. 매듭짓고, 입는 행위에서 거리감 속 타자는 잠시나마 지금 이곳, 나의 신체로 소환되며 기존의 분리로부터 해방된다. 그렇게 무지와 무조건적 혐오에서 벗어나 보다 긍정적인 차이로 다름을 사고하고, 또 경험하게 한다. 서로 같지 않음을 실제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인지하며 이유 없이 배제되었던 실체의 부활을 현실의 재정의를 시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작업의 반복되는 방법론은 세계를 구성하는 존재, 그리고 그것의 차이를 자기 동일성의 원리로 환원하는 대신, 다름을 보다 분명한 존재로 확인시킨다.
위 설명한 방법론에서 다름의 인지 과정에 개인의 육체/신체가 일종의 주요 매체가 된다는 점은 작가의 작업에서 발견되는 무정형성을 거듭 인지시킨다. 작업에서 신체는 서로 다른 세계의 경계가 상호 인지되는 지점을 제시한다. 입는 조각을 예로 들면, 「탈착과 분열의 전조 1」(2021), 「Dancing In The Night of Kiss」(2020, 2021) 속 신체는 작업을 입는 관객 혹은 퍼포머의 신체와 그것을 닮은, 하지만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작업의 신체를 동시에 지시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작업에서 드러나는 신체는 스스로의 경계를 갱신, 개조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제시된다. 이 부분에서 작가의 작업과 함께 얘기되어 온 장애와 비장애, 인간과 비인간, 삶과 죽음의 통상적 경계가 재고되는 지점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난다. 그렇게 작업의 신체는 익숙한 세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형상으로, 또 주어진 세계를 개조, 갱신하는 낯선 존재로 출현한다. 조르주 바타이유(GeorgesBataille)가 현실과 초자연,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해체하려는 본원적 충동을 일종의 에로티시즘으로 확인하는 것처럼 작업 속 신체는 성적 비유를 통해 환상성과 자기갱신의 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여기서 형태를 초월하게 될 신체의 비정형성과 환상성의 구축은 타자화된 인종, 계급, 젠더의 몸/성도, 기존 질서를 추종하는 권력의 몸/성도 아니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탈인간화된, 사이버그적인 몸을, 변이와 혼성을 의도하는지도 모른다. 작가는 지속적으로 신체 이후의 신체, 탈인간적 신체를 리서치하며 현실 너머 다양한 억압을 해제하는 신체를 구상한다. 오토마타 기술자와 협업해 의족과 보호대 같은 장치를 발전시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작업 초창기부터 관심 가져온 서로 다른 두 세계가 포개지는 의식과 세레모니에 대한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물성에 대한 사고를 확장하며 좀 더 다양한 물체의 활용과 그것의 효과, 동작을 모색한다. 하카손의 작업은 그렇게 서로 다른 세계를 겹치고 또 펼쳐낸다. 진화와 변화의 탐닉을 통해 규정되지 않은 인간상과 포스트휴먼, 나아가 탈인간적 공진화를 탐색한다. ■ 권혁규
고리는 실체의 표면적 가변성과 가소성을 도우며, 일시적인 체결의 상태를 나타낸다. 그에 반해, 꼬리는 어떤 곳을 향한 방향성과 인간에겐 수면 아래에 존재하는 본능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고리와 꼬리는 각각 겹겹이 쌓인 막, 흔적의 탈피 과정 속에서 처음과 끝을 함께한다. 어느 지점을 잡아 당겨서 막을 떼어버리는 탈출과 같은 이 행위는 벗어나기위해 결국 빠져나오기위해 방향과 속도, 그리고 안과 밖의 격렬함과 세밀함 사이의 떨림을 오고간다. ■ 하카손
Vol.20221027i | 하카손展 / HKASON / installation.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