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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22 고양아티스트 365 릴레이 개인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고양아람누리 해받이터 Goyang Aram Nuri, Aram Art Museum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 1286 Tel. +82.(0)31.960.0180 www.artgy.or.kr
전시를 앞두고 아람누리 미술관 큐레이터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정채경 큐레이터(이하 큐):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 황선숙(이하 황): 의식세계와 마주한 자신의 주파수, 내면으로 향하여 귀 기울이는 데에서부터 작품의 영감을 얻어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충돌과 모순으로 내면과 외면이 명확히 경계되는 것이 아니고 서로 작용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닫혀져 보이지 않던 이면과 미지의 요소를 찾고 발견하기 위해 서로에게 자리를 내어 주는 시간이 작업의 시간입니다. 창작의 샘물, 영감이란 궁극적으로 무의식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흔히 내면을 돌아보는 일을 낮게, 감상적으로 치부하거나 주관에 불과한 것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짙은데 내면과의 대화와 성찰은 개인의 고유성뿐만 아니라 보다 무한한 심연의 바다에서 꿈과 신화의 안내를 만나기도 하며 공공과의 관계와 성찰을 도모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사회 문제를 견인하고 시대를 투영하는 작업의 개념이 또 다른 이데올로기(?)에 충실할 수도 있는 자기모순은 간혹 보지 못하는 경우처럼 자신을 안다는 것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큐: 작품을 표현하는 방법, 재료, 소재 등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 황: 작업이 제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타자를 만나듯이 표현하는 방법 등도 그렇게 이해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의식적으로 정하는 소재나 주제가 아니라 어떠한 제약도 없는 상태이길 바라고 우연과 즉흥을 열어놓으며 무엇인가가 나를 통해 말하도록 비워져야 하고 그러면서 조율하고 이해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큐: 전통회화(수묵)을 전공하고 이후 영상과 디지털 미디어를 전공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황: 다른 각도에서 혹은 어떤 틀로 다가올 때 제게 학습의 편견이 없는 다른 지점을 찾았던 것 같고 거리를 두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영상작업의 경험이 오히려 더욱 동양의 내밀한 길로 인도 된 것 같은 생각입니다. ● 큐: 『깃털 화살』 전시 주제를 생각하시게 된 계기 또는 「Feather Deer」 작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 황: 전시명 『깃털 화살』의 '깃털'은 물질적인 실재가 아니라 심리적, 정신적인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빗대었으며 실제로 남아메리카의 한 부족에서 이러한 비슷한 의미의 접미어로 깃털을 사용했다는 글을 읽고 빌려왔습니다. Feather Deer의 사슴과 아이는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던 개인적 체험에서 가지고 온 형상입니다. 동물을 신비한 자연의 생명과 치유로, 아이 역시 개인의 회고적인 성격이 아니고 오히려 미래에서 비롯되었다 할까요.
큐: 지금까지 해온 작업과 최근의 경향, 또는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점에 집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황: 이번 전시는 수묵매체를 기반으로 무의식, 자연의 생명과 언어에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그림 안에서 담기며 비워내고, 덧입히며 사라지는 비재현의 서사와 비내러티브의 재현 그런 것들이 영상과 달리 한 장의 그림 안에 담기는 그 시간의 층위들을 새로운 감각으로 대면하였습니다. 그림에 비해 영상작업은 넘어가는 속도가 빠르지요, 수많은 이미지들을 순식간에 낚아채며 자유로운 연상과 심상이 제 작품에 담기었었는데요, 그런 비내러티브의 자유로운 감각이 동양화 속에 드러나는 시각, 세계관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본인은 수묵화에서 출발하여 수묵애니메이션, 실험영화 그리고 설치와 퍼포먼스를 포함한 다큐멘터리 등 영상작업을 하였습니다. 수묵 애니메이션 「숨 꿈」과 「수묵산조」는 수묵을 디지털적인 속성으로 연결하고 동시대적 기운으로 전환시키고자 만든 오래전, 매우 로우 테크닉의 작품입니다. 또한 조선시대 초상화 그림들을 무빙이미지로 만들었던 「아버지의 아버지의」는 직관적 흐름으로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고자 시간을 거슬러 추동하였습니다. 신화적 접근으로 수묵과 실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만들었던 「시간의 침묵」은 애니메이션의 시간을 위한 반복을 수묵의 이미지들로써 새로이 정화시키는 힘으로 구사하고자 하였습니다. 경주 남산의 얼굴 없는 불상들을 찾아 잃어버린 정체성과 얼굴을 찾아나서는 「허공의 그늘」은 또 다른 자신의 목소리에 이끌려 배회하는 흑백화면 속 인물의 비선형적 여정을 통해 현실 이면의 또 다른 인격이 행하는 비합리적 충동을 표현하였습니다. 주인공이 겪는 비가시적인 존재의 이끌림을 도시와 사찰, 불상들과 함께 제시하였으며 흑백화면이 본인에게는 마치 수묵의 연장과도 같이 여겨집니다. 이렇게 본인의 영상 속 주제는 매체만 달리했을 뿐 동양화의 흔적이랄까요. ● 이후 재개발 장소의 폐허와 우리 안의 폐허를 현대 무용가들의 퍼포먼스와 현장음악으로 드러낸「외곽」, 국립현대미술관의 개관공사 화재사건을 통해 미술을 둘러싼 환경을 바라보았던 「전람회의 그림」, 어느 어린아이의 심리치료 현장의 사운드를 사용한 「울음」등의 다큐멘터리, 그리고 영상의 실사조각들을 파렛트의 물감 다루듯 뒤섞어 다루면서 시각적 현실을 심상으로 재구성한 「망각 울림」, 「오하루의 일생을 보다」등. 고정된 장르나 영화 문법의 내러티브에서 벗어나 제게 어떠한 제약의 편견도 전범도 없이 자유로운 접근이 가능했던 영상작업들, 그렇게 수묵그림과 영상작업의 경험이 불러오는 고유한 매체의 환기된 특성을 다시 체험하며 매체의 바깥에서 고유성이 새로워지고 서로를 비추면서 관점의 출발점에 서기도 하였습니다. 제게는 수묵이라는 매체의 끌림이 참 다가가기 어려웠던, 먼 길을 에둘러 찾아가는 길이라고 할까요. 이제 한발 겨우 디디었다는 느낌 이예요. 그동안의 작업을 좀 길게 설명하였습니다. ● 무엇보다 이번 전시가 일단 보내었던 시간을 떠나보내고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되어 좋습니다.
큐: 앞으로의 작업 및 활동 계획, 그리고 어떤 작가가 되고 싶으시나요? ● 황: 하고 싶은 작업이 많습니다. 그리고 어떤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말보다 오늘 읽은 어떤 구절 이예요. 이집트인들은 항상 그들의 신상들(Statues)을 나일강에 가지고 가서 씻고, 거기다 크림을 발랐데요. 그렇게 한 후에 신상들을 사원으로 다시 가지고 갔다고 합니다.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지 않도록 새로워지고자 한 의식적인 행동이었겠지요. ● 큐: 그 외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 황: 어떤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작품과 대면하실까, 그림 앞에서 서성이실 분들을 슬로우 모션으로 떠올려 봅니다. 마음가는대로 다가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채경_황선숙
Vol.20220322a | 황선숙展 / HWANGSUNSOOK / 黃鮮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