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22_0210_목요일_05:30pm
참여작가 김 경_김남배_김영교_김영덕_김원_김원갑 김윤민_김종식_김홍석_나건파_서성찬_성백주 송혜수_신창호_안세홍_양달석_우신출_오영재 이득찬_이규옥_이석우_임응구_임 호_정상복 진병덕_채정권_황규응
토벽동인 / 김 경_김영교_김윤민_김종식_서성찬_임 호 춘광회 / 양달석_김남배 한국화 / 이규옥_이석우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점심시간_12:00pm~01:00pm / 일요일 휴관
부산 미광화랑 MIKWANG GALLERY 부산 수영구 광남로172번길 2(민락동 701-3번지) Tel. +82.(0)51.758.2247 www.mkart.net
부산미술의 양상과 양감 ● 2009년부터 시작되고 있는 부산 미광화랑의 『꽃피는 부산항』기획전은 부산과 경남의 근대미술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번 아홉 번째 전시에서는 한국화와 서양화, 구상화와 추상화, 풍경화와 정물화를 동시에 감상하며 부산미술의 다양한 양상과 풍부한 양감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 해방과 전쟁을 겪어낸 부산미술은 마산과 통영, 진해와 진주 지역 작가들과 교류하며 근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던 중 피란수도 시기 등장한 “토벽동인”은 중앙화단의 엘리트주의와 부산미술의 '토박이성'을 대조하며 부산미술계를 이끌어갔다. 본 전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임호, 김경 등의 양화작가들이 근대를 바라보는 관점은 하나로 수렴될 수 없다. 하지만 관점의 차이는 결코 부산미술계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았고 부산미술은 근대라는 현재성을 부단히 고민하며 찬란하게 빛났다. 비록 관점의 차이로 동인들은 세 번의 전시만 개최하였지만 부산미술계는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불안감에 고립되지 않았다. 오히려 부산항을 통해 유입되는 최신소식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외부와 교류하며 예술적 감성을 현대적 세계관으로 소화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이번 전시에서 타이틀 매치와도 같은 서성찬의 1956년작 「정물」과 김남배의 1957년 작품 「오후」는 비슷한 시기에 제작되었지만, 두 작품의 시각적 효과는 극단적으로 상이하다. 두 작품 속에서 공통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에너지에서 부산미술의 저력이 드러난다. 당시 부산미술계를 사로잡은 중요한 화두는'새로운 자기인식과 독자성에 대한 자각'이었다. (옥영식 "심포지엄: 1950년대 부산화단의 상황과 토벽동인회 활동 부산지역 1세대 서양화가들의 가치 재정립의 과제", 『2016 부산토박이, 토벽동인의 재발견展 전시연계 자료집』, 부산시립미술관 [편], 2016, pp.12~25.) ● 서성찬의 육중한 정물화에서 보이는 '소생'하고자 다음을 기다리는 씨앗의 단단함과 '현재'라는 기적을 품고 있는 탐스러운 과실의 풍성함은 씨앗과 과실이라는 서로의 시절이 없이는 이룩될 수 없는 생명의 역동성이 꿈틀거리는 수작이다. 대조적으로 김남배의 작품 전반에 배치 된 어두운 색조의 배경을 단숨에 초탈하는 양 세 마리의 순진무구함은 단순한 자연물의 재현으로는 결코 해석될 수 없는 전쟁을 겪은 세대가 염원하는 도래 할 다음 생명의 등장과 죽음을 거부하는 순수함, 즉 다시 살아남, '재생'에 민족적 알레고리를 표현하고 있다.
서성찬, 김남배 화백과 함께 토벽동인으로도 활동했던 부산의 대표작가 김종식의 풍경화도 놓칠 수 없다.'김종식은 화첩에 독백하듯 써놓은 단상처럼 외부의 대상물을 그려냄으로써 동시의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구하는데 집중한 부산의 대표화가이다. 화가는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추상이 아닌 구상의 영역에서 구현해내고자 했다. 작가는 그림을 기(氣)라고 인식했으며, 예술의 영역에서 정신을 탐구'하였다. (최열, 「야수의 독보 남장 김종식의 생각」, 『김종식: 金鐘植 1918-1988』 전시도록, 부산시립미술관 [편], 2018, pp.17~18.) ● 이와 대조적으로 전시장에 배치된 소와 여인 구상화로 유명한 송혜수의 추상화와 모던한 김경의 드로잉 작업도 필견 주목해야만 한다. ● 구상화와 더불어 오영재의 추상화도 눈길을 끈다. 부산 최초의 추상화가로 평가받는 오영재는 '가시적인 부산풍경을 가지적인 추상세계로 해석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의 추상표현주의 작품은 형체로의 치환을 거부하며 존재에서 벗어난 색과 면이라는 반복적인 리듬으로 캔버스에 낙원을 구현하였다. 앞면(1961)에서는 직선을 사용하여 초기작의 면 분할과 기법적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나며, 이와 대조적인 뒷면(1974) 작업은 온화한 빛의 산란, 바람의 흐름, 그리고 자연의 음률을 기록하여 직선보다 부드러운 곡선들이 중첩되는 것이 특징'이다. (졸고, 「완상: 낙원으로 가는 길」, 『오영재 연구』, Luminosity, 2022, pp.76~90.) ● 이렇게 부산근대미술의 크고 작은 변화들은 시대의 마중물이 되어 한국근대미술의 역사를 부산에서 꽃 피울 수 있었다. 때문에 양달석, 김원 그리고 김홍석으로 이어지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새로운 노스텔지어' 역시 과거를 표상하며 동시에 부산미술의 도약을 실현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 ■ 조은비
금번 저희 부산 미광화랑에서는, 2022년 새해 첫 기획전으로 『꽃피는 부산항 9展』 을 준비하였습니다. 이 전시회는 올해로 13년간 아홉 번째로 진행되고 있는 부산 경남의 근대미술을 재조명 하는 전시회 입니다. ● 부산은 항구도시로서, 해외의 문물을 먼저 접했던 관계로 개방성이 타 지역보다 강 하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미술 분야 에서도 전통과 역사성보다는 창의성과 다양성이 더 뚜렷하게 보여 집니다. 또한, 6.25 한국전쟁의 피난지로서 전국의 예술가들을 품고 포용했던 역사가 있으며, 더불어 풍광이 아름다운 진취적인 해양도시 입니다. ● 이번 전시에서는 부산 근대미술가 27인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펼쳐 보여 지는데, 토벽동인 6인(김 경, 김종식, 김윤민, 김영교, 임 호, 서성찬)과, 춘광회 3인(김남배, 양달석, 우신출) 한국화의 두 거장 윤재, 청초, 그리고 이상하게도 단색화 열풍에서 제외된 김홍석 작품 등, 구상과 추상 장르의 구분 없이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전시회로 구성하여 보았습니다. ● 일제 강점기 부산미술의 쌍벽이었던 김남배와 서성찬의 1950년대 대표작 두점과 임 호의 1957년 희귀작(回想의 女像)과, 김 경의 1960년 에스키스, 송혜수의 1960년대 추상, 오영재의 1961년 초기추상 등을 주목하여 보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미술애호가, 미술관계자, 후학, 그리고 문화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람과 성원을 간곡히 부탁을 드립니다. ■ 김기봉
Vol.20220210e | 꽃피는부산항 9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