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인천문화재단 본 전시는 인천광역시와 (재)인천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2021 문화예술육성지원 사업으로 선정되어 개최되는 사업입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인천아트플랫폼 Incheon Art Platform 인천 중구 제물량로218번길 3 칠통마당 A동 갤러리 디딤, H동 프로젝트룸 Tel. +82.(0)32.760.1032 www.inartplatform.kr
민보라 작가는 한국의 정체성이자 전통재료인 '먹'과 현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작가의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는 'LED'와 '액체자석'을 더하여 회화의 틀을 깨뜨리지 않은 채 '세월'을 이야기한다.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은 어느 순간에도 잡을 수 없는 것이지만, 어느 순간에도 존재하고 있다. 또한 그 곳에는 나와 타인 그 모두가 존재함에 있어 집중하는데,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쌓여가고 있는 세월의 때와 빛으로 관객들에게 개인적인 시간을 사유하게 유도한다. ● 민보라 작가가 이야기하는'세월'이라는 작업코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닌, 우리가 지나쳐온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지는 흔적들을 끌어와, 그로인하여 관객들에게 그 흔적의 과거를 상상케 하도록, 혹은 관객들의 어디선가의 과거 속 경험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과거로부터 쌓아온 현재를 기록하지만, 민보라 작가의 그림은 또 다시 세월의 시작이 되어진다. 분명 그 곳엔 우리 모두의 숨결이 닿아 있다. 어디선가 봤을 법한, 지나쳐온 한 장면의 과거 찰나의 순간으로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계속해서 멍하게 바라보게 하는 힘을 가져, 나도 모르게 나의 지나온 모든 세월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게 된다. 때문에 불멍 작품으로도 불리우는데, 이것은 "먹 과 LED"조합으로 현대한국화를 분명히 한다. 순지 위에 퍼지는 먹은 제어할 수 없는 도달의 힘이 마치 인생과 같으며 , 빛을 발하는 LED는 반복적인 날들 속에서 절대로 반복적일 수 없는 시간의 움직임과 같다. ● '세월'은 실상, 어떠한 시점에도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소멸되기에 굉장히 어렵다. 그렇기에 민보라 작가는 자성 유체이라는 재료를 사용하여서도 작업을 하는데, 생소할 수 있는 이 자성유체(ferrofluid)는 나사(nasa)에서 개발한 것으로 액체로 된 자석이다. 이 자석의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마치 물에 떨어진 먹의 퍼짐을 연상케 한다. 실재하지만, 실제 하지 않는 세월과 꼭 닮아있다. 민보라 작가는 액체자석을 이용하여 세월을 시각화 하여 지금도 흐르고 있는 순간적인 세월의 조각 파편을 보여주고 있다. ● 이번 전시 『우리는 공존을 걸어가고 있다』에서는 실재하지만, 추상적인 시간 앞에서 직접적으로 자신을 마주해본다. 작가는 의도적인 숨김으로 철저했던 관찰자에서 벗어나, 지나온 여정의 세월 속을 직관하여 들여다 보았으며, 또한 전환을 알리는 시작점의 전시이다. 흔적들이 쌓여 오늘 날의 세월을 작업했던 지난날들과는 달리 오늘날이 있기까지의 흔적의 숨결을 마주보기도, 흘려보내기도, 또한 빛의 인과관계를 탐구하여 적극적인 메시지를 보낸다. 지나온 세월이 지닌 힘은 보존하되, 직시해야할 언제나 새롭게 마주하게 될 찰나의 두려움은 제거하며, 온전히 흘러갈 세월의 한 조각 꺼내어 자신의 촉각에 메모되길 바란다. ■
세월이란,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깊이를 가진 존재이며,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잡을 수 없는 세월의 움직임은 온전히 그 세월을 말 없이 우리 주변에서 존재한다. 그 존재를 우리는 거대한 자연이나 청명한 곳만 인정을 하며 감탄을 자아낸다. 그와 반대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세월은 무시하고 부숴버린다. 나는 그저 그 경계선에 머물며 예술을 한다. 잊혀지기 전, 시간이 흐를 수록 비참하게 빛나는 세월 속 매일을 살아갔던 생명체 아닌 생명체로서 존재했던 것들을 말이다. 그리고 그 속에 내가 조심스레 보이기 시작했다. ■ 민보라
작품 「공존」은 인천아트플랫폼 B동 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인천아트 플랫폼은 1930~4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로 당시 근대건축기술 및 역사적 기록을 지닌 곳이다. 과거의 역사는 보존하면서 현대적, 문화적으로 재해석한 스트리트 뮤지엄인 이 곳은 민보라 작가의 의도적인 전시 설정 환경이다. 작가가 작가의 작품 속에 저돌적으로 뛰어들기까지의 준비과정이 필요했던 지난 날들의 마침표와 시작점을 알리는 작품이다. 작품은 분명하게 구체적으로 시작하다가 흐려지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작가가 나고 자란 인천에서,오로지 작가로써 여정과 앞으로의 용기를 담았다. 지금껏 작가는 철저히 작가의 감정을 숨기고 오로지 관객들의 감정으로 작품의 감상을 맡겼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서 작가 자신과 관객에게 우리 곁에 말 없이 존재하는 세월의 찰나의 순간을 직시하며 마주봄을 선사해본다. ● 작품 '시든세월'의 배경은 리스본, 26번의 트램의 길을 따라 걷다보면 지나치기 쉬운 인적 드문 한 길가이다. 또한 작품 아래에는 검은 물을 비치해 두었는데, 작가의 집 근처에 있는 금강에서 밤 산책을 하며 보았던 감정을 담은 작품이다. 여전히 육체에 메모되어 있는 허름한 낡은 길가가 주던 아름다운 빛과 행복한 촉감과 햇빛보다 더 화려하게 빛나지만 외로움과 고독감이 보였던 밤빛 물결 사이를 걸으며 작가는 무한한 시간 속, 유한적인 새 생명의 시작 그리고 죽음으로 가는 여정을 읽어보는 짦은 시와 같다 한다. ● " 아침엔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담은 것처럼 햇살에 비치는 반짝이는 강가는, 밤이 되면 세상의 모든 슬픔을 칠흑보다 더 어두운 출구 없는 수로로 내보내며 우리가 만드는 불빛으로, 허나 우리의 시야는 가리되, 위로를 건네는 것만 같다. 그렇기에 더욱 더 밤의 강가 표면 위로 떠오르는 빛이 주목된다. 그러나 쉽사리 지나치기 힘들게 그 불빛은 나의 걸음을 따라온다. 결국, 가던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불빛 아래의 슬픔이 느껴진다. 그렇게 또 찬란한 빛이 떠오른다." (작가일기 中)
자성유체(ferrofluild), 즉 액체로 된 자석: 액체자석을 이용한 키네틱 아트 작품이다. 작가는 끈임없이 보이지 않는 세월의 순간들을 시각화한 작품을 액체자석을 이용하여 연구하는데, 이번 전시에서 '한국기계연구원_백동천 박사'와 함께 협업한 신작 '세월의 눈'을 선보인다. 작가의 2019년도 작품에는 포르투갈의 리스본 작품이 대부분인데, 페르난두 페소아의 책을 읽으며, 시간의 흔적에 관한 커다란 영감을 받은 곳이자 작가가 사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작품은 단순히 리스본 그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낙서된 오래된 벽이다. 작가는 리스본의 골목길을 걷고 있으면 한 걸음 한걸음에서 지나온 거대한 시간들을 느껴보는 것만 같다고 한다. 액체자석은 작품에 그려진 오래된 배수관에 이어져 올라가 퍼지는데, 반복되는 나날들 속, 단 하루도 반복 될 수 없는 새로운 나날들의 쌓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시간의 입자를 시각화하여 보여준다.
민보라 작가는 2016년~2019년까지 약 3년간 독일에 머물렀다. 'In Berlin' 작품은 작가가 베를린에서 머물 때 의 감정을 담은 작품이다. "독일은 유난히 흐린 날이 많았다. 분명 맑고도 화창한 날을 선사하던 날들도 많았지만, 내 마음 속 베를린은 유난히 흐렸다. 비는 그저 하루의 일과와 같아서 나는 그곳을 굳게 침을 삼키며 자연스레 걷곤 했다. 산 새 소리가 가득했던 매일 아침에 커다란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 내음과 커피향이 나의 유일한 버팀목이였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베를린에서의 나의 작은 방이 가장 그립다. 독일에서는 청명한 자연이 내 시야를 가득채웠지만, 내 눈 앞엔 언제나 흑백의 높은 벽을 올려다 보아야했으며, 넘어지기 일쑤였다. 내 마음 가득히 매일 쌓여가던 순지 위에 퍼진 먹물 같아서였을까. 그러나 무모한 나의 당찬 걸음들은 신기하게도 검은 나무에 황금빛 날개를 달기도 하였다. (작가일기 中)
작가는 사람이 쌓아온 세월과 자연이 쌓아온 세월 그 경계선에 서서 작업을 하는데, 작가의 작품 시점이 사람으로부터 자연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왔다. 그리고 어느 날 아주 눈에 띄지도 않게 천천히 움직이는 자연을 보며 생각했다고 한다. 자연이야말로 세월을 온전히 느끼는 존재들이며, 사계절을 숨을 쉬기에 사람들은 무의식적 이끌림으로 산소 호흡기 마냥 내 시야 가득한 맑고 청명한 풍경을 때때로 필수적으로 찾는 것이 아닐까 말이다. 한적하고 평화로워보일 수 있는 이 작품은 풍경 휴식과 동시에 부숴버렸기에 높아진 현실 앞의 우리들이 저 멀리 바라보며, 또 한번의 안정과 바라보는 이상향을 꿈 꾼 무의식적 작품 이다. 또한 이 작품을 시작으로 LED의 표현층을 넓혔는데, LED가 켜졌을 때와 꺼졌을 때 차이를 극명하게 두었으며, 자연적 빛에 더 가깝게 다가가고자 하였다. ■ 민보라
Vol.20211214b | 민보라展 / MINBORA / 閔보라 / painting.kinetic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