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으니 There Is No Fear In Love

강수지展 / KANGSOOJI / 姜首至 / media art.installation   2021_1211 ▶ 2021_1226

강수지_명상을 위한 만들기_Still Life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UV 프린트_202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전라남도_전라남도 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6:00pm

소아르 갤러리 Soar Gallery 전남 화순군 화순읍 화보로 4439-10 Tel. +82.(0)61.371.8585 www.instagram.com/soar__area blog.naver.com/soarartmuseum

「명상을 위한 만들기」연작은 코로나 이후 대두된 생태위기의 근원을 돌아보기 위한 작업이다. 정물 사진 속 오브제들은 모두 살처분 현장에서 수집한 것으로, 인생의 덧없음을 의미하는 바니타스화를 연상시킨다. 뒤이어 습관적인 생명 착취로 둘러싸인 일상 속에서 강요된 망각을 뚫고 도구와 수단으로 전락한 모든 생명과 그들의 죽음을 마주하게 한다. 정제된 사진은 사랑의 범주를 확장할 것을 제안하며 결국 우리의 선택이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강수지_명상을 위한 만들기_Still Life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UV 프린트_2021
강수지_명상을 위한 만들기_Still Life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UV 프린트_2021
강수지_조각, 바라보는_매장지에서 수집한 오브제, 모델링 페이스트_2021
강수지_조각, 바라보는_매장지에서 수집한 오브제, 모델링 페이스트_2021

작가는 일상용품의 물성을 바꾸어 당연시되는 것들에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살처분 현장에서 수집한 오브제를 성물의 형태로 탈바꿈해 가져다 놓는다. 비인간 동물의 착취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일상을 성찰하기 위한 매개이자 평등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바람을 담은 기념비이기도 하다.

강수지_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으니_아카이브1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2021 강수지_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으니_아카이브2_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02:00_2021 강수지_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으니_아카이브3_ 매장지에서 수집한 오브제_2021
강수지_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으니_아카이브1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2021 강수지_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으니_아카이브2_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02:00_2021 강수지_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으니_아카이브3_ 매장지에서 수집한 오브제_2021

작가는 독립큐레이터 이하영과 함께 '생태'와 '공동체' '여성'을 주제로 한 예술 실천적 작업을 지속해 왔다. 갤러리 2층에는 수집한 오브제들과 리서치를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이 함께 전시되어 살처분 현장의 특징과 분위기를 그려볼 수 있도록 돕는다. 오브제 수집과 답사 과정을 정리한 영상과 사진, 기록물을 통해 현장에서 마주한 풍경과 떠올린 감정의 공유를 시도한다. ■

강수지_명상을 위한 만들기: 장흥, 김제, 부여, 천안_ 매장지에서 수집한 오브제, 혼합재료_2021

가지 않으면 보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라는 핑계와 강요된 망각 앞에서 타자의 고통은 너무도 견디기 쉬운 것이 돼버리고 만다. 그래서 어떤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변화를 위해 그 너머를 들여다보려는, 당연시되는 것들에 질문을 멈추지 않겠다는 약속을 필요로 한다. ● 작업은 예기치 못한 상태가 새로운 일상이 될 무렵 시작됐다. 지난봄을 시작으로 8개월간 전국의 살처분 매몰지를 찾아다녔다. 처음 겪는 전염병이 단순히 '자연재해'가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공장식 축산과 각종 전염병 간의 연결고리, 생태위기로 이어지는 지점을 발견하기 위한 리서치와 수집이 이어졌다. 출입제한이 해제된 매몰지에서 '처분'의 흔적들을 발견하기도 했으며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땅과 무수한 죽음 위로 다시 세워지는 축사들을 마주하기도 했다.

강수지_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으니展_소아르 갤러리_2021
강수지_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으니展_소아르 갤러리_2021

수집한 물건이 쌓여갈수록 땅이 종차별과 환경파괴, 인권침해와 지역차별을 비롯한 수많은 사회문제들이 교차하는 곳임을 깨달았다. 좌절과 무력감, 의구심과 막막함이 밀려올 때마다 이를 변화를 꿈꾸는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건 '사랑'덕분이었다. 최선을 다해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존재들에게로 사랑의 마음을 확장했기 때문이었다. ● 당연시 여기는 것들 뒤로 물음표를 더하기 위해 진부하고 상투적인 해결책으로 비칠 수 있는 단어인 사랑에 기대야 했다. 처분의 흔적들을 주워 담아 완성한 몇 개의 작품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 가늠할 수 없으나 이것만큼은 망설임 없이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 다가올 더 큰 재난을 막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사랑뿐이라는 사실. 경계와 두려움을 뛰어넘는 사랑을, 언젠가 하게 될 사랑을 더 이상 미루지 않았으면 한다. ■ 이하영

Vol.20211212b | 강수지展 / KANGSOOJI / 姜首至 / media art.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