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

한대희展 / HANDAEHEE / 韓大熙 / installation   2021_1212 ▶ 2021_1225

한대희_25-9_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21

작가와의 대화 / 2021_1217_금요일_02:00pm

주최 / 한대희 후원 / 춘천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전시장소가 개인의 생활공간으로 방역과 사생활노출 등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어 예약제로만 관람할 수 있습니다.

25-9 강원도 춘천시 약사고개길41번길 13(개인주택) Tel. +82.(0)10.2338.9484

약사동 25-9는 얼마 전까지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던 주택이다. 1970년대 지어져 50년 가까이 구조의 변화없이 지금까지 삶의 공간으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긴 대지에 맞게 ㄱ자구조로 되어있는 한옥형식의 구옥이며, 기우는 흙벽과 휘어진 소나무기둥들이 맞물려 서로 물리적 균형을 이루며 반세기동안 거뜬히 지탱하고 있다. 대문 밖에서 보면 층을 높인 다가구주택이 양쪽 어깨를 짓누르고 등 뒤에 바짝 붙은 5층건물까지 큰 덩치들에게 둘러싸인 형세다.

한대희_25-9_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21
한대희_25-9_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21

빈 방 두 칸은 거의 일년간 방치돼있었다. 울타리 밖 상황과 같이 한 집안에서 세대를 나누고 공간에 대한 감성적 거리감이 달라지는 경험이 이주와 정주를 통해 일어났다. 그곳에 있을 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떠나온 뒤 드러나기 시작한다. 대문을 열고 들어와 가장 내밀한 곳까지 장악해버린 현실, 액자 속에서 웃고있는 가족의 역사는 세밀하게 조작된 음모다. 젊고 건강했던 한 때가 박제되고 희망이라는 가상을 약속한 미래는 없었다. 매일 밤 생산되는 욕망의 드라마는 내부의 압력을 못 이기고 좁은 기관지를 통해 한숨 토해진다. 주고받는 것들, 신체라는 경계를 통해 전체와의 조우하는 거래를 호흡이라고 정의해버렸다.

한대희_25-9_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21
한대희_25-9_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21
한대희_25-9_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21

'제일 취약한 부분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머리카락과 손톱은 내 의지대로 자라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내 의지가 닫지 않는 생장점까지 내 신체로 포함된다. 그러면 어디까지가 신체인가. 작은 방에서 오랫동안 칩거하다보면 수면상태와 각성상태의 경계가 묽어지고, 시간에 대한 감각도 둔해진다. 사물들도 사라지고 벽과 바닥 등 물리적 구조도 보이지 않게 된다. 문득 길게 자란 손톱이 낯설게 보이고 통제하지 못하는 모든 것이 내 신체라는 착각에 빠진다. 신체도 공간도 내가 꾸는 꿈인가…이 침대에서 이만시간 이상 잠들어 있었다. 웅크린 몸 옆으로 끊임없이 생장하는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함께 누워있다. (작가노트 중에서) ■ 한대희

Vol.20211212a | 한대희展 / HANDAEHEE / 韓大熙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