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황량한

장소가 정체성과 관련되며 관계적이고 역사적인 것으로 규정될 수 있다면, 정체성과 관련되지 않고 관계적이지도 않으며 역사적인 것으로 정의될 수 없는 공간은 비장소로 규정될 것이다. - 마크오제 ● 「고속도로」 「공항」 「호텔」 「대형마트」 등 우리가 목적에 의해서 잠시 점유하는 장소나 지나치는 장소를 마크오제는 비장소라 정의하였다. 우리가 일시적으로 점유하고 지나치는 이 장소에서의 타인과의 관계는 지속적이지 않고 피상적이다. ●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타인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이전과는 다르게 어렵다. 유동적이고 가벼운 현대인의 삶이 이 비장소에 투영되어 있다고 보고 관계는 유동적이며 가볍고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관계에서의 공허함에 집중하여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최서연_차갑고 황량한_가변설치_2021

최서연_차갑고 황량한_가변설치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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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연_차갑고 황량한_가변설치_2021

최서연_화이트 큐브_가변설치, 영상_2016

집이라는 장소는 우리를 외부로부터 보호하기도 하고 안정감과 따뜻함을 주고 타인과의 관계도 매우 밀접하다. 중앙에 설치된 폐가처럼 보이는 텅빈집은 안락함도 관계자의 긴밀성도 없는 차갑고 공허한 관계만 있는 비장소에서의 관계성을 토영하고 있다. 비장소의 증대로 집은 이전과는 다르게 잠시 머무르는 장소로 되어가고 있다. ● 비닐이라는 소재는 굉장히 가볍고 휴대하기도 편리하다. 원기둥 모양의 가벼운 소재의 비닐은 유동적이고 가벼운 우리의 모습처럼 보인다. 우리는 타인과의 교류없이도 비장소에서 마주하는 기호들에 따라 방향을 정하고 유동한다. ■ 최서연

Vol.20211123e | 최서연展 / CHOISEOYEON / ???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