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표구 / 손용학(묵호당)_전명수(예진) 창작표구 / 김병주_박경묵 영상 / 고광표_윤용철 수묵화 / 박경묵 사진 / 최병희 한복디자인 / 박정욱 인포그래픽 / 스트리트H 출력 / 굿플러스
공동주관 / 종로문화재단(www.jfac.or.kr) 서울시자차구문화재단연합회 후원 / 서울시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마로니에 공원 다목적홀 서울 종로구 대학로 104
인사동은 조선시대 초기부터 충훈부忠勳府 이문里門 도화서圖畵署란 관청들이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골동품 상점들이 들어섰고 이 상점들은 문화재 수탈 창구의 기능을 하였던 반면 1919년 3.1운동 당시 33인이 인사동의 태화관에서 회동하기도 하였다. 인사동이란 명칭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시에 처음 사용되었는데 관인방寬仁坊과 대사동大寺洞에서 가운데 글자 인仁과 사寺를 따서 인사동이라는 동명이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방 후 70년대 화랑, 표구점 등의 미술품 관련 상점들이 집중되면서 서울시는 1988년 인사동을 「전통문화의 거리」로 지정하였고 2002년 4월에는 제1호 「문화지구」로 지정되었다. 인사동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이고 관광객이 상주인구보다 훨씬 더 많은 곳이다. 2009년 현재 거주인구 8,600명 가량에 하루 관광객은 10만 명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고층건물 위주의 건축양식 변화와 고미술 시장의 쇠퇴 등으로 표구를 비롯한 여러 장인의 작품과 활동이 점차 줄어들어 2021년 현재 명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예로 2019~2021 종로구 구정 현황 자료를 보면 인사동 내 표구업체는 2019년 51개소→2020년 34개소→2021년 29개소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도시의 현대화에 따른 전통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일시적이냐 아니면 영원히 사라질 것이냐는 불안한 현실인데 눈에 보이지 않은 장인의 솜씨와 삶이 운명처럼 이런 현실과 맞대면하고 있다. 이 운명에 대응하여 명맥을 이어 나가려는 노력이 때론 새로운 창의성을 만나기도 한다. 앞서 종로문화재단에서 시도한 장황의 기록 시리즈는 표구장인들의 현실을 인식하고 기록과 대안 모색을 토론과 전시의 형태로 소개했다면 이번 『인사동에 가면 코끼리도 표구할 수 있을까?』는 창작표구에 대한 시도의 과정을 기록하는 것이다. 표구업이 성행하여 인사동에 가면 코끼리마저 표구하는 그런 문화지구를 과연 우리는 만들 수 있을까? 그것도 일상이 바쁜 얼마남지 않은 표구장인들과 함께
본 프로젝트의 중요한 중점 목표는 인사동 내에 「배첩전시체험관」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조직과 저작권을 관리하는 체계가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 공간을 실제로 활성화 대중화시키기 위하여 우리는 창작표구를 제안한다. 그럼 창작표구에 대한 개념은 무엇인가? 물론 지속해서 만들고 다듬어 나가는 게 또 개념이지만 첫 번째로 표구를 위한 작품들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표구를 하기 위한 작품을 「배첩전시체험관」에서 스스로 창작하고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저작물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기획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창작표구작품에 어울리는 새로운 표구 양식을 연구하고 인사동의 문화로 특징짓는 것이다. 새로운 건 새로운 부대가 필요한 것처럼 다양한 창작표구의 양식을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보완 연구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셋째는 홍보와 마케팅을 현실의 눈높이에서 다양화하는 것이다. 이는 곧 다양한 연대에 해당한다. 종로나 인사동에서 기존 자리 잡은 행사나 행정관례에 표구의 쓰임새를 윈윈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면 어떨까하는 제안을 해본다. 법고창신法古創新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게 할 수 있는 적합한 동네가 종로나 인사동이라고 본다
기획 창작표구의 가능성을 위한 아이디어 모음 중 본 전시에 소개되는 프로젝트 위주로 나열해 본다. 먼저 프로젝트 진행 과정은 영상 다큐멘터리로 제작하여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했다. 프로젝트 기록에서 좀 더 큰마음을 먹은 것이다. 핵심 내용은 창작과 장인 사이에 있는 현실적인 한계와 이를 가로막는 괜한 비법 등을 걷어내는 것이다. 장인과 창작이 공존할 수 있을까? 법고창신의 정신과 이를 찾아가는 표구인들의 노력을 영상으로 녹여낸다고 보면 될것 같다. 인포그래픽에 담긴 유용한 정보를 기존 표구형식인 족자와 병풍으로 제작한다. 여기서 한계는 인포그래픽은 복사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작표구의 대량복제를 위하여 하나뿐인 오리지널리티를 버리기로 하였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인포그래픽의 대량 출력의 품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현재 프린트 기술의 한계가 표구장인과 「표구전시체험관」 연구진의 과제거리로 접수한다. 물론 새로 출연한 재료와 함께 표구의 기술도 한층 진보해야 될 문제이기도 하다. 더불어 지금까지 프린터용 한지를 테스트해 볼 좋은 기회이며 역시나 한지의 진화 또한 고려해볼 대목이다. 족자형 두루마리는 스트리트H의 인포그래픽 중 서울, 김치, 한복, 한글, 도자기 다섯가지 주제를 선정하였다. 인사동에 어울리는 주제이지만 앞으로 현대인의 일상을 적극 수용한다면 맥주, 햄버거, 거리 음식 등 다양한 주제로 넓히는 데 문제가 없으리라고 본다.
병풍은 「조선5궁18각」으로 기획팀이 명명을 하고 종로에 있는 궁궐 안의 전각을 다 망라해보았다. 이 역시 복제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니 전시물은 당연 복제품 표구의 가능성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가격의 차이도 상당한 관심거리여야 한다. 제작비와 소비자 가격은 생산과 소비량에 따라 좌우지 된다. 아마도 두루마리는 쉽게 벽을 점령하겠지만, 병풍의 대중적인 앞날은 스스로 형식 변화의 가능성이 큼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다음은 종로 궁궐 일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대여 한복 입기 관련이다. 종로에서 한복 입기의 시도는 이미 종로에서 문화로 또는 놀이로 자리잡히면서 다양한 소품이 함께 늘어나고 있다. 신발, 갓, 주머니, 양산 등이 이런 종류들인데 여기에 두루마리나 족자를 추가해 보려는 시도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리따운 한복을 입은 모델로 하여금 시범적인 인증사진 작품을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인증사진의 쓰임 대부분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이 되겠지만 숨은 가치는 아름다운 추억) 족자의 내용은 단순하게 꽃, 꿈,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오징어 게임에서 나오는 우산의 도상과 하트 문양의 달고나 실제 사진을 택하여 만들어보았다. 아마도 사용자들의 취향과 요구를 잘 받아들여야 오래 성업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계속해서 두루마리는 종로구청에서 사용해 봄 직한 위촉장과 표구사 위치를 담은 인사동 지도를 담고, 대형작업이라 실제 실행하기 힘든 것은 합성의 힘을 빌렸다. 광화문 교보빌딩과 서울광장에 위치한 구 시청사인 서울도서관의 대형 현수막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인사동 일대의 현수막 등이다. 다소 오버거나 무리일 수 있는데 상상력과 실행을 막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표구 해체쇼」는 참치 해체쇼를 벤치 마케팅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실재 실행을 해보니 다소 제약이 따랐다. 오래된 병풍을 제공한 소장자의 방송불가, 해체 과정에 대한 단조로움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해체쇼는 표구장인의 작업과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표구 작업에 대한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다시 전시 오프닝 퍼포먼스로 시도를 할 참이다. 그 외 표구를 미술적인 소재로 확장한 현대미술작가들의 전시를 하는 것도 좋다는 발상은 김병주 작가의 레이어형 병풍 한 점을 시범 출품하는 것으로 만족해 본다. 프로젝트의 과정을 전시화하려는 시도는 애초의 계획과 현장에 대한 차이를 곧잘 드러내기 일쑤이다. 그러므로 현장은 기획을 보완하고 기획의 완성도를 높이는 결과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최초에 계획했던 표구협회와의 시도는 코로나와 장인들의 바쁜 현실을 감안할 때 적은 비용과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불완전한 기획으로 적극 함께하기 힘든 것이라 이해해 본다. 그러므로 묵호당, 운경, 수아당, 예진표구사, 대표분들과 배첩전수자분께 특별히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이미 표구란 용어를 장황으로 고치자는 제안도 알고 문화재청에서 배첩이란 용어를 며영하여 쓰고 있는 마당에 표구를 본 프로젝트의 정식명칭으로 쓰고 있는 이유는 계몽보다 존재에 대한 절박한 현실감을 주기 위해서이며 그나마 표구란 용어를 익히 알고 있는 기존의 사람들에게 쉽게 어필하기 위함임을 밝힌다. 일제청산이 무리하게 용어 몇 개를 바꾸는 데서 오지 않는다는 기획자의 판단이기도 하거니와 이왕지사 쓰고 있는 이 용어의 마지막 쓸모를 위한 배려이기도 함이니 이를 이해하여 주시리라 믿는다. ■ 배인석
* 참고 : 인터넷 한국민족문화대백과/종로구구정현황자료
Vol.20211121c | 인사동에 가면 코끼리도 표구할 수 있을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