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Y-독백

형서연展 / HYEONGSEOYEON / 邢瑞姢 / painting.drawing   2021_1117 ▶ 2021_1122

형서연_엄마의 사랑_천에 바느질 드로잉_65.1×90.9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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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00pm

갤러리 H GALLERY H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0 Tel. +82.(0)2.735.3367 www.galleryh.online blog.naver.com/gallh

시간의 기억을 낚아 색실로 펼쳐진 축제 ● 인간에게 시간은 시 계열적으로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 시간에 대한 인간의 상상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역행하기도 하고 단계를 뛰어넘어 미래로 향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상은 시간의 한 방향성을 극복해 보려는 시도이지만 아직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을 거스르거나 초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래서 생명력이 있는 모든 존재들은 시간 앞에서 무릎 꿇고 그 유한함에 고개 숙이는 삶을 산다. 이것은 시간성에 대한 현실적 자각이고 어쩌면 가장 자연스러운 삶의 태도이고 이치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기억이라는 형태로 시간을 거스르는 도구가 있다.

형서연_SPARK_천에 바느질 드로잉_53×72.7cm
형서연_아빠의 청춘_천에 바느질 드로잉_40.9×53cm
형서연_무한한 공간_천에 바느질 드로잉_40.9×53cm

어느 날 형서연은 젊은 날 양장점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고 익숙했던 재봉틀로 드로잉을 시작했다. ● 기억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유년시절 어머니의 재봉틀 소리와 조우하고, 아버지의 새장 속 새를 소환시키고, 지친 노동을 달래며 틀어 놓은 늘어진 카세트 테잎의 치지직거리는 멜로디로 되살아 났다. 기억은 흐릿한 풍경과 물건들로 회상되어 지고 잊혀져 가던 부모님의 모습까지 되살아나 형서연의 그림 속에 꽃의 모습으로, 또는 아련한 색으로 면으로 그려진다. ● 모든 순간이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이 되어 형형색색 "기억의 색실로 폭포"가 되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시간은 일직선으로 방향성을 지니고 흐르지만 우리의 기억은 지나온 시간으로 되돌아가 엉킨 실타래를 풀어주기도 하고 현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지침이 되어 주기도 한다.

형서연_기분 좋은 날_천에 바느질 드로잉_37.9×45.5cm
형서연_흔적_천에 바느질 드로잉_45.5×53cm
형서연_진실한 사랑_천에 바느질 드로잉_45.5×33.4cm

만일 인간에게 기억이 사라지고 계속 현재만 남는다면 어떨까? 우리는 기억함으로써 더욱 복잡해지고 많은 감정을 느끼고 배운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은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형서연의 그림에는 그런 기억에 대한 그리움, 따스함, 아름다움, 열정 같은 것이 있다. 머신 드로잉을 하기 전 그녀는 수채화를 수년간 그렸다. 각종 꽃 그림 속에는 붉은 해를 담듯 그녀만의 그림을 향한 열정과 사랑이 베어 있다. 그림 속 과거의 풍로처럼 그림이 바람을 타고 날으는 불티가 되어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위로가 되길 바란다. (2021.11.8) ■ 이범주

형서연_실연_천에 바느질 드로잉_45.5×33.4cm
형서연_나에겐 명품_천에 바느질 드로잉_37.9×45.5cm
형서연_날자 날자 날자꾸나_천에 바느질 드로잉

시간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기억들이 폭포가 되어 쏟아진다. ● 그 기억은 여러 가지 색실이 되어 하나씩 하나씩 형태를 만들며 또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한다. 폭포가 된 기억들을 마치 꿈속의 잔상과도 같이 나도 모르게 대화하듯 화면에 옮기게 되고 의식과 무의식이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소중한 나만의 공간이 되었다. ● 이제 나는 독백으로 가득 찬 공간에 유년의 부모님을 소환해 당시와 똑같은 자리를 만들어 시간여행을 해보려 한다. 아버지가 입학선물로 사주신 빨간 가죽가방, 아버지의 감성이 보이는 나무그릇과 깃털 고운 새들... 엄마가 가장 소중히 여기 신 재봉기는 이제 나에게로 와 작품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작품을 만드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형서연_기억의 편린_혼합재료_60.6×72.7cm_2020
형서연_MEMORY_혼합재료_60.6×72.7cm_2020
형서연_독백_혼합재료_60.6×72.7cm_2020

유년시절에 엄마 아버지와 울고 웃었던 수많은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아름답고 향기로운 퍼즐을 완성했다. 이제 완성된 퍼즐로 과거시간을 함께 공유한 이들에게 초저녁 하늘빛으로 다가가 어루만져 위안을 주고 싶다. ● 오래되고 무뎌져 잊혀 졌으리라 생각된 것들이었지만 작품으로 다시 탄생되니 이제는 생생한 기억으로 영원히 간직하리라. (2021.11.17) ■ 형서연

Vol.20211117h | 형서연展 / HYEONGSEOYEON / 邢瑞姢 / painting.draw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