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인 GALLERY IN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로 116 201호 Tel. +82.(0)10.9017.2016 @_innsinn_
피츠 제럴드는 자전적 에세이 『무너져 내리다』에서 "모든 삶은 무너져가는 하나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라며 서문을 열었다. 과연 우리의 삶은 모두 무너져 가기만 하는 것일까? 물론 인간 삶의 진행 방향은 태어나서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결코 역방향으로 가는 일은 없다. 그러나 우리 삶이 아름답고 다채로운 빛을 발하는 지점은 그 과정에 있다. 어느 때는 만개한 벚꽃처럼 포근하고 사랑스러운 연분홍빛으로, 어느 때는 라피스 라줄리와 같은 고아하고 찬란한 푸른 빛으로, 또 다른 순간에는 폭풍이 몰아치는 어둡고 습한 밤처럼 칠흙같은 먹빛으로 물든다. 이렇게 수많은 빛깔을 지닌 삶의 고개를 오르고 내리는 과정을 반복하며 죽음이란 이름의 종착역을 향해 간다. 지금 당신은 어느 지점에서 어떠한 행로를 걸으며 어떠한 빛깔을 머금고 있는가. 무한하게 이어질 것 같은 화사한 꽃길의 오르막인가,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는 암흑 같은 내리막인가. 그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 이번 전시에서 김현영과 정석우 두 작가는 이렇듯 인간 삶에서 반복하는 '쌓이고 무너지는'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작가 김현영은 스스로를 대변하는 표현매체로 흙이라는 소재를 다룬다. 서로 다른 성질의 흙을 빚고 쌓아 뜨거운 가마에서 재탄생한 작품들은 다양한 빛깔로 무너져내리며 때로는 달콤하고 고소하게, 때로는 씁쓸하고 떫은 인생의 맛을 보여준다. 작가 정석우는 유화 작업을 통해 공간의 확장과 그 안에 스며든 흐름을 보여준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유화 물감은 빛깔과 공간의 퇴적으로 이루어진 다차원적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 정창미
코로나 19로 인해 부재하게 된 타인과의 접촉은 온라인의 급속한 발전과 합을 이루어 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듯 보였지만, 촉각의 부재는 여전히 남아 사람의 마음에 큰 공허함을 안겨주었다. 화면을 바라보며 혼자 밥을 먹는 현대인, 학생, 유치원생들까지도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기에 우리는 촉감을 통해 함께 이루어왔던 것들을 잊고 살아가게 될까? 에 대한 질문에서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 ● 촉각의 부재는 우리의 눈을 자연으로 돌리게 한다. 그곳에는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는 근원적인 물질들이 한 대 모여 있는 장소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땅을 밟고 서있는 자신과 자연의 순환 체계를 느끼며 기나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먼지와도 같은 자신의 생을 느끼며 안도하기도 한다. 이렇듯, 아무리 가상의 현실, 디지털화가 급속하게 발전하더라도 현실의 물질, 원초 성을 내포하고 있는 자연의 것들은 우리에게 여전히 필요하다. 이 프로젝트는 자연의 재료로써 가장 기본이 되는 흙을 주된 재료로 사용한다. 코로나 시대에 부재하는 촉감을 사랑에 비유하여 「코로나 시대에 사랑의 형태」라는 주제로 소통하고자 한다. ● 대상을 인식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형태라는 시각적 요소가 있다. 육체는 그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으로 작용하는데, 오로지 독립적인 개체로만 존재하면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없다. 사랑의 결실을 맺으려면 합(合)이라는 육체적 노동, 즉, 형상의 무너짐이 필요하다. 합(合)을 통해 드러난 실루엣은 A+B=C가 아니라, A+B=AB가 되어 내 어깨의 반쪽을 내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흙을 통해 만들어진 자기 보호막과도 같은 형태는 불이라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 무너지면서 옆의 것과 그 옆의 것들과 사랑을 현실화 시켜 나간다. 도자를 굽는 과정은 은밀한 속사정과도 같아, 우리는 그 과정을 볼 수는 없지만 결합된 형태를 통해 우리는 그 은밀했던 유대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환경에 의한 무너짐, 그 무너진 자리를 채워주는 합일점에 대해서 사랑의 형태, 사랑에 형태가 있나요? 와 같은 주제로 작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근원적인 재료가 주는 물리적인 현상은 디지털을 통한 위로와는 또 다른 위로를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 김현영
탁색 ● 기법을 복기하는 행위가 활용 안 되는 지식처럼 느껴질 때 붓질의 진위를 가리려 노력하기보다 속성을 파악하고 방향성을 느끼려 쌓아가는 게 더 공감 갈 때가 있다. 모든 중첩의 경우가 그렇지는 않았지만, 어느 순간 색에서 빛 감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을 느낀다. 순간이 어느 지점인지 그 방향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가 보기로 했다. ■ 정석우
Vol.20211114d | 쌓이고 무너지고-김현영_정석우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