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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홈페이지_www.qazzlee.com 인스타그램_@qazzlee_archive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00pm
갤러리밈 GALLERY MEME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3 Tel. +82.(0)2.733.8877 www.gallerymeme.com
새로운 지질시대인 인류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시작된 이래로, 현시대의 인식과 사유의 반경은 광활하게 뻗어 나가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시대의 인간 스스로에 대한 연구를 동반함과 동시에, 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이 세상의 다양한 타자들에 대한 논의를 수평선상에 놓으며 현재의 다양한 시선들을 보여주고 있다. 시대 변화에 따른 인식의 변화는 멀리서 찾아볼 필요도 없이, 지금의 우리 모두가 경험하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무분별한 바이러스의 전파는 이 사회의 구성원들 간에 연결을 단절시켰지만, 역설적으로 실시간 통신과 메타버스 기술의 가속화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시공간의 활용을 만들어냈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같은 시간대를 공유할 수 있는 이 시대의 활동 양상은 현실 공간의 거리를 소멸시켜 개인과 개인의 유대를 이어나간다.
이처럼 다양한 매체와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물리적인 생활을 비약적으로 변화시키며, 당연하게도 정신적 태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상호 간에 발생하는 그 속도의 간극에서 우리의 지각 체계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을 요구받는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필연적으로 유발되는, 우리 인식의 한계성으로 작가 이지훈의 작업이 시작된다. 수많은 장치와 미디어로 감각의 경험이 극대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서, 우리의 감각기관이 받아들이는 정보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지금의 너무나도 방대해진 정보량은, 오히려 많은 감각과 인식들에 변이와 오류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부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지각의 기이함은 이지훈의 작업에서 물음을 던진다.
감각의 한계로 편협하고 왜곡된 채로 받아들여지는 정보는 우리에게 기형적 인식을 불러일으키지만, 그것이 전후 과정에서 무엇이 본질이냐에 대한 문제는 혼란스러운 논제를 만들어낸다.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의 시선으로 지금의 시대를 바라본다면, 우리는 그저 시각 편향성을 가진 채 현상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지훈의 작업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기계적 상황 속에서, 의도될 오류를 통해 관찰자의 시선에 미세한 균열을 발생시킨다. 비판 없이 무분별하게 보여질 수 있는 시각에서 발생하는 균열은 불편함을 야기함과 동시에, 현상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시선과 사유를 제공한다. 확장된 시각은 우리에게 거리감 있는 현장을 제공하며, 그 현상을 통해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비판의 방법론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작품을 통해 경험하는 감각적 한계와 이질감은, 그동안 우리가 주연이라 생각했던 세계를 관찰자 시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계기로 남을 것이다. ■ 이장로
Vol.20211113i | 이지훈展 / LEEJIHOON / 李知訓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