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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광 홈페이지_chendaigoang.creatorlink.net
초대일시 / 2021_1113_토요일_01: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화요일,설연휴 휴관
닻미술관 DATZ MUSEUM OF ART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진새골길 184 (대쌍령리 447-32번지) Tel. +82.(0)31.798.2581 www.datzmuseum.org
전시는 올 한 해 동안 닻미술관에서 기획한 장소와 공간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 '점(집)-선(경계선 위에서)-면(틀)'의 마지막 주제인 '틀(Frame)'이 갖는 의미를 탐구한다. 이는 예술의 존재 형태와 의미를 제한하여 규정하는 순간 다시 빠져나가는 경계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삶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 방식에서 출발한 예술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끊임없는 생태적 변주를 꾀하게 되는데, 이 지점에서 안과 밖을 가르는 유동적 경계로서의 '틀'은 우리들의 기억을 시공간의 원형적 순환구조 안에서 환기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의미를 구현하기 위해 자연의 유기적인 생태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간 안에서 틀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비틀고 재구성해 온 천대광 작가를 선정하게 되었다. 그는 주체적인 존재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제약된 제도의 틀 안에서 자연의 최소 단위를 재료로 자율적인 변주를 지속해 보여주는 경계인의 태도를 가진 작가다. 작가 내면에 오랫동안 산과 땅의 지형 그리고 건축물 등 여러 공간을 노닐며 응시하고 느꼈던 다층적인 경험들이 쌓여 자연스러운 내면의 직관을 획득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과 태도는 『틀 없는 틀』 전시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작가는 닻미술관 안과 밖 전체를 조망하며 그 경계의 지점에서 여러 시점(視點)을 탐색한 후, 공간이 주는 감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신을 최대한 낮춘다. 그는 "내가 만들고 싶은 모양은 내가 고안하기 이전에 이미 거기에 있었고, 내가 손에 든 재료의 탄성 안에 이미 들어 있었다. 나는 공간이 가르쳐 주는 대로 작업하고 재료가 인도하는 대로 못질한다."라고 말한다. 홀로 텅 빈 곳에서 주어진 상황과 재료에 자신을 열고 공기의 흐름에 따라 즉흥적인 리듬을 탄다. 머릿속에 전체 밑그림을 그려놓고, 거미줄 치듯 감지해 놓은 공간의 어느 한 지점에서부터 목재만으로 구조물을 지어 나간다. 순간순간 작가의 느낌에 따라 즉흥적으로 엮어지는 개체들은 얽히고설켜 시간이 더해가면서 모양새를 드러낸다. 뒤틀리는 구조물은 'ㄷ'자 모양의 순환 공간과의 동선에 따라 넓힘과 좁힘의 굴곡이 이어져 마치 협곡을 연상하게 한다.
이곳은 작가의 주체적인 관점에서 인식하는 열린 틀이다. 이에 따라 주 재료인 나무는 배경으로, 보조 재료인 인공의 빛이 투영된 그림자는 기억의 환영을 되뇌는 정신적 역할을 담당한다. 그는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관객이 주체가 되어 홀로 독백하거나 사색하는 장소로서 환기되는 공간이길 바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시 공간 자체를 하나의 순환구조로써 전환된 이 생경한 풍경 속에서 관객들은 일반적인 관람 방식과는 사뭇 다른, 규정하기 어려운 열린 프레임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전시를 통해 아무것도 없는 빈 곳에서 유한의 점들로 이어진 선들이 만나 면이 되고 무언의 공간이 되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유한한 시공을 넘는 예술의 차원으로 인식이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한다. 결국, 이 '틀 없는 틀'은 삶이든 예술이든 존재 형태를 정의할 수 없으나 주어진 것을 인식하며 지속해내는 것에 대한 질문을 화두로 남길 수 있길 원한다. ■ 이관훈
작가소개 ● 천대광은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독일 뮌스터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이후, 2007년 마이크와 디억 뢰버트에게서 마이스터쉴러 과정을 거쳐 현재 양평에 거주 작업을 하고 있다. 조각, 설치, 건축적 영역을 넘나들며 작업해온 천대광 작가는 예술적 개입과 실천이 실현되는 공간과 장소에 대한 고찰과 탐구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전시공간의 물리적, 공간적, 건축적 특성이나 전시공간이 위치한 장소의 지형적, 지질학적, 자연적 환경, 때로는 그 장소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 접속하면서 장소특정적(site-specific)인 작업 방식과 전략을 취한다. 여기서 전시공간이란 갤러리나 미술관 등의 소위 미술 제도적 공간과 공원과 같은 야외 장소나 공공적 공간을 모두 포함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으로 인해 매 전시마다 새로운 전시공간과 장소에 대한 고찰과 탐구에 기반하여 제작된 구조물 "반딧불의 집(2007)", "뒤틀린 공간(2008)", "격자무늬터널(2009)", "메신저(2009)", "어두운 기억들(2011)", "건축적 설치(2011)", "잃어버린 지평선-샹그릴라(2012)", "RPVC(2013)", "집우집주(2021)"는 그 자체로 관객이 이동하며 체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고, 작품과 관객, 전시공간 / 주변 환경과 구조물, 안과 밖을 적극적으로 매개하며, 전시공간(건축적 공간) 자체와 주변 환경을 일상적인 지각 방식과는 전혀 다르고 새롭게 지각하고 경험하게 한다. ● 장소특정적이고 장소의존적인 상술한 작업군과는 차별적으로 작가의 공간에 대한 탐구와 실험은 또 다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이는 건축 재료에 대한 관심과 인공적, 자연적 공간과 장소에 대한 심미적, 감성적 경험과 기억, 그리고 작가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여러 분야에서의 참조점들(references)을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함으로써 전개된다. 이런 형태의 작업군은 전시공간 자체의 물리적, 건축적 환경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보다는 작가의 구조물이 전시공간 속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하나의 새로운 감각적 공간을 구축하거나, 전시공간 자체를 하나의 생경한 풍경으로 전환시킨다. 이러한 작업의 예로 "풍경(2010)", "집, 통로 그리고 출구(2013)", "당산나무(2015)" 등을 꼽을 수 있다. ■
Vol.20211113d | 천대광展 / CHENDAIGOANG / 千大光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