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must we go,

서동수展 / SEODONGSOO / 徐東壽 / photography   2021_1109 ▶ 2021_1114 / 월요일 휴관

서동수_Where must we go,_ 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16.8×80.3cm_202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더플럭스 & 더플로우 gallery the FLUX & the FLOW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안국동 63-1번지) 2층 Tel. +82.(0)2.3663.7537

세와 새 ● 누구는 줄곧 세상의 단편을 보았다. 세상은 꿈틀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에 흔적을 냈는데, 그래서 태초에 상처가 있었다. 그건 아주 오랫동안, 떼어지지않는 팔다리같이 우리를 묶는 염증이라 어쩌면 우리는 그걸 우리의 팔다리처럼 사랑해야할지도 몰라. ● 세상과 새장은 어쩐지 닮은 것 같다. 입안에 굴려보았을 때도, 새를 가만히 품고 있을 때도. 새는 알 밖으로 나가기 위해 세상을 깨야한다. 시작은 알의 상처다. 곧 조각조각으로 갈라지고 바다보다 두꺼울 줄 알았던 상념들은 깨지는 거야.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서, 우리는 그걸 오래 기다는 것 같기도, 기다려야만 하는 것도 같아. 그건 곧 새의 극복이 되고 새로운 새장으로의 첫걸음이 된다. 새장은 어쩐지 깨고 나온 세상보다는 넓지만, 잠들기 어려울만큼 복잡하고 우리를 끊임없이 가냘프게 만들어.

서동수_Where must we go, 2021_10-2_Edition 1/10_ 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16.8×80.3cm_2021
서동수_Where must we go, 2021_3-1_Edition 1/10_ 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16.8×80.3cm_2021
서동수_Where must we go, 2021_3-2_Edition 1/10_ 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16.8×80.3cm_2021

나도 한 때는 새가 되고 싶었어. ● 나도. ● 그러나 우리는 갇혀있는 새, 종종거리는 새. 아니야 어쩌면, 우리는 그냥 보호 받는 것 일수도 있잖아. 우리가 우리인 걸 잊어버릴 때까지 말이야. 나는 법을 잊도록 꾸준히 종종거리는 새. 우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사실 그 알을 깨고 나오지 않았더라면. 우리 어쩌면 날 수 있는 미래를 손에 쥔채 죽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네. 우린 희망을 깨고 나온거야. 그것 참 되게 상처다 그치. 응 꼭 뼈만 남은 기분이야.

서동수_Where must we go, 2021_15_Edition 1/10_ 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16.8×80.3cm_2021
서동수_Where must we go, 2021_17_Edition 1/10_ 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16.8×80.3cm_2021

그래서 태초에 상처가 있었다. ● 나는 하여튼 날 수 없어서 닿을 수 없는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곧 벽 같았다. 하지만 웃기게도 벽 아래 우리는 아무 것에도 지탱되지 않았다. 이유는 없었지. 대신 존재를 증명하는 중력이 우리를 끝없이 삶으로 묶고, 우리는 그게 상처인걸 까먹을 때까지 자꾸 걸어가고, 그러다 우리는 사실 끝없이 고통받고 있다는 걸 잊을 때까지 멀리 가면 어쩌지? 그 하늘같은 벽은 우리를 단단하게 감싸는 또 하나의 알이 되어서 우리는 자꾸 상처가 나서 닳아가고, 뜨거운 피가 흐르는 몸을 식혀가며 꾸준히 생각하겠지. 그래도 갇혀있는 곳에 희망은 없어. 그는 대신 달렸다. 주변에 있는 상처들의 출처를 쫓았다. 마치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하염없이 궁금해하는 것처럼. 웃기지, 우리는 그 안에 있어. 우리가 나는 새가 되어, 그 안에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되었다가, 수많은 갈래의 마른 잎이 되어 흔들리다 상처로 다시 만날거야. 우린 어디에서도 그게 우리라는 걸 알아보겠지. 피투성이의 우리. 그 안에 우릴 닮지 않은 것은 없으니까. 더 이상의 상처는 우리에게 고통이 아니야.

서동수_Where must we go, 2020_17-1_Edition 1/10_ 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16.8×80.3cm_2020
서동수_Where must we go, 2020_17-2_Edition 1/10_ 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16.8×80.3cm_2020

이제는 가자. 이제는 가자. ● 우리는 새장을 나간다. 우리의 기념비적인 걸음에 새 장을 마련하는 거야. 우리가 찍은 발자국은 행성의 영원한 상처로 우리를 기록하겠지. 기어이 황홀하다. ● 상처입은 나의 태초에게 올림 - 딸이 ■  

Vol.20211109g | 서동수展 / SEODONGSOO / 徐東壽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