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30am~06:30pm / 월요일 휴관
인디프레스_서울 INDIPRESS 서울 종로구 효자로 31(통의동 7-25번지) Tel. 070.7686.1125 @indipress_gallery www.facebook.com/INDIPRESS
초대합니다. 여러 작가분들이 참여하는 전시기획을 시도할 때 항상 힘겨움과 즐거움이 함께합니다. 작가분들과 작품들간의 관계가 조화로운 필연으로 잘 드러나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생겨나기 때문이겠지요. 화단에서 이미 의미있는 성과를 확립하고 있는 오랜 화력의 원로, 중진작가 세 분과 참신한 모색을 진행시키고 있는 40전후의 젊은 작가 세 분이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30여 년의 세대 간극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긴장감이 있는 연출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었습니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오며 한국인의 유전자 속 어떤 본질이 표면으로 드러나 현재의 한국미술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되어 집니다. 예술은 이미 보편한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져 향유하고 사색하는 대상이 되었기에 그 역동은 더욱 발휘될 것입니다. '힘은 쓰면 쓸수록 난다'라는 명구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from Korean art DNA』라는 전시명은 거창한 미술담론의 무게를 담고 있지 않음을 밝혀야겠습니다. 이 전시는 현재 한국미술의 한 단면을 추출해보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다만 숙고를 하면서 한국미술이라는 보물창고에서 예민하게 끄집어낸 실체임은 분명할 것입니다. ■ 김정대
한만영 ● 한만영 작업 세계를 지배하는 근본적 질문은 바로 "시간"과 "공간"이다. 시간을 복제하고 공간의 시원을 탐구하는 것으로 이 질문은 구체화된다. 비유하자면, 그는 "세상의 기원"을 찾아 헤매는 철학자이거나 인류학자와 흡사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물음은 어떻게 재현되는가? 바로 앗상블라주에 의해서다. 그의 작업 세계를 아우르는 앗상블라주는 근대적인 사고 체계를 반영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전체로서의 세계, 신학적 세계관과 달리 이질적인 파편들의 조합으로 구축된 근대성의 비유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만영의 앗상블라주는 공간 속에 시간을 기입하고 시간의 흔적을 공간 안에 배치 또는 확장하기에 무엇보다 작가의 정신과 태도를 드러내는 장치이다, 여기서 앗상블라주는 조형적 방법론을 넘어선 철학적 차원의 탐구로 보아야 할 것이다. (「앗블라주, 시공간의 재배치」 중에서) ■ 정현
김광문 ● ...(중략) 이렇게 기호화로 진행된는 구조의 내면은 시간이라고 하는 오랜 가마 속의 과정으로 치환해서 볼 수 있는데, 화면에 부유하는 대상들이 한결같이 시간이라는 오랜 과정을 거처서 나온 것들로 인상되기 때문이다. 어떻게보면 그의 화면자체가 시간이라는 바다에 처놓은 그물망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이 그물망에 걸리는 대상은 자연히 현실의 대상이기보다는 기억이라는 현실의 저너머에서 걷잡히는 대상일 수 밖에 없다. 작가는 캔버스라는 현실의 그물망을 시간의 그물망으로 대치해놓고 그 속에 떠오르는 지나간 시간의 기억의 파편들을 하나하나 낚아올리고 있는 셈이 된다. (「시간의 그물망에 걸린 오브제들」 중에서) ■ 오광수
이원희 ● 끊임없이 흔들리고 변화하는 자연의 빛을 화폭 위에 고스란히 옮겨 놓으려는 작가의 의지는 그래서 단순한 풍경화로 머무는 것이 아닌 작가의 의식과 그 흐름을 대신하는 매개물로 위치한 풍경으로 드러난다. (...중략) 이원희는 '우리들의 생리와 근원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자연관', 한국인의 문화적 감성의 두터운 층, 집단적 생리와 무의식의 지층을 담아내고 있다. 바로 한국적인 자연의 기(氣)를 가시화하는 동시에 우리다운 심성의 표면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우리 산하의 보편적이고 흔한, 그러면서도 가장 특성이 잘 드러나는 풍경을 취택한다. (「놀라운 눈, 엄격한 지성에 의해 드러나는 우리의 자연」 중에서) ■ 박영택
이은채 ● 현대미술에 대한 정의가 여럿 있지만, 그 중 유력한 것으로 치자면 배열과 배치의 기술을 들 수가 있을 것이다. 배열과 배치가 달라지면 사물과 사물현상의 의미 또한 달라진다. ...(중략) 그렇게 작가는 이중그림(그림 속에 또 다른 그림이 들어있는)을 통해서, 차용과 인용(이미지의 생산학으로부터 이미지의 소비학으로 갈아 탄 현대미술의 변화양상과도 통하는)을 통해서, 부재의 미학(사물과 사물현상으로 사람을 대신하고 정황 특히 심리적 상황을 전달하는)을 통해서 자신만의 오롯한 가상현실이며 상상공간을 열어놓는다. (「알고레이, 빌과 어둠이 교차하는 인간」중에서 발췌) ■ 고충환
하지훈 ● ...(중략) 그리고 하지훈의 스승 마카엘 반 오펜은 개인주의 시대의 사진과 전통 시대의 장르화 사이의 접점을, 추상과 재현의 접점을 찾는 여정에 자기의 대서사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따라서 사진과 미술사를 평생 화두로 삼았다. 개인주의와 전통이라는 건널 수 없는 심연을 매체로 극복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하지훈 역시 스승과 스승의 스승, 그 스승의 스승이 떠났던 고독한 길을 함께 따라 가기로 결심한다. 트렌디한 작품을 생산하다 명멸하는 수많은 작가들의 길을 걷지 않고, 첨예화되어 가는 개인주의로부터 회화의 힘을 복권시키는 데 자신의 명운을 걸기로 한다. 하지훈 작가는 어려서부터 빈번하게 이주한 경험이 있다. 부산에서 포항, 포항에서 대구, 대구에서 뮌스터, 뮌스터에서 서울로 이동했다. 이동할 때마다 기억으로부터 디아스포라가 물밀듯이 다가왔으며 빼앗긴 디아스포라의 영토를 마음 속에 재배치해야만 했다. 풍경은 하지훈에게 필연적 실존이었다. (「풍경이 갖고 있는 진실한 구조를 찾아서」) ■ 이진명
박자현 ● 작품은 분명 일상적인 순간을 묘사하는 것 같지만 그의 작품에서 품어져 나오는 뉘앙스는 전혀 일상적이지 않다. ...(중략) 박자현은 수없이 점을 찍어 나가면서 형태를 구축해나가는 독특한 작업방식을 구사하고 있다. 10만 번 이상의 점으로 이루어진 작가의 작업은 인간의 몸을 모래처럼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것 같은 독특한 질감으로 구축한다. 개인의 상처와 여기에서 비롯된 사회적 상처를 동시에 함의하는 작가의 작업은 ' 상실' 된 주체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무의식의 영역에 가까운 개인적인 상처와 인간의 관계에서 파생되는 사회적 상처는 서로 다른 영역이다. 박자현의 작품이 가지는 커다란 미덕은 이 두 영역이 놀랍게 결합되면서 풍부한 알레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데 있다. (「죽음 그리고 상처」 중에서) ■ 이영준
Vol.20211024b | from Korean art DNA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