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청주시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월요일,1월 1일 휴관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CMOA Daecheongho Museum of Art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반로 721 Tel. +82.(0)43.201.0911~4 cmoa.cheongju.go.kr/daecheongho/index.do
물과 바람의 시간 - 기억, 흔적, 소통 그리고 우리가 믿고 싶은 것 ● 전시『물과 바람의 시간』은 대청호미술관이 지속하고 있는 '대청호'의 공간적 특성과 환경적 맥락에서 '자연과 환경'이란 주제의 연장선에 있다. 대청호가 갖는 장소적 특성인 '물'과 '바람'을 배경으로 '생성과 소멸'에 대한 동시대적 관점과 다양한 시각을 상호 연결하여 다시 깨어나는 대청호의 시간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러한 전시 방향은 단순히 동시대 이슈인 환경과 재난 등 현상에 대한 직접적 문제 제시라기보다 생명 본래의 것에 대한 성찰을 통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편리성과 욕망을 경계하는 깊이 있는 사유를 공유한다. 전시는 대청호를 상징하는 것들을 옮겨오는 것으로부터 출발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거나 잊고 있던 생명체들의 움직임과 자연 본연의 속성을 제시한다. 미술관 입구에서 만나는 대청호의 흔적과 기억은 대청호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자국들이며 실천의 기록들이다. 이와 함께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생명의 근원과 흐름, 순환에 대한 깊은 사유로부터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정체성에서 비롯된 존재에 대한 관계 맺기로 연결된다. ● 전시 『물과 바람의 시간』은 최근 대청호미술관의 지속적 주제인 '대청호를 상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단순히 그것들이 사회적 이슈인 환경에 대한 직접적 내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자연 본래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편리와 욕구에 대한 문제는 무엇인지 공유하는 작업으로의 연결이다. 이것은 물-식수, 상수원, 상수원 보호구역(금지행위), 기후변화, 녹조, 가뭄, 수질개선, 물안보라는 대청호에서 지속되고 있는 현상과 환경문제, 보호구역 규제 완화에 대한 다양한 요구와 맞물리고 있다. 이와 같은 대청호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들은 환경과 공동의 문제에 관한 내용으로 미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대청호미술관 1층 로비는 2014년 이후 대청호미술관의 방향을 제시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1전시실과 함께 다양한 설치작품들로 변주를 감당했다. 미술관의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다소 어색한 구조와 동선에서 소통의 공간으로 확장을 요구한다. 이러한 낯선 장소의 시간을 고려해 새로운 실험에 도전한 김소산 작가의 「깊은 공간」은 미술관의 로비 공간에 유연한 변화를 통해 상상적 공간으로 확장한다. 작가는 수집된 나무 조각들로 연결된 거대한 구조물과 함께 퍼포먼스를 연결하여 상상 속 침잠해있던 가상의 자연생태를 펼쳐 보인다. '심해의 우주'에서 유영하고 있는 작가와 갖가지 '심해종', 겹겹이 쌓인 조각 파편들은 서로 맞물리고 얽히며 번식된다. 「깊은 공간」은 현실에서는 쉽게 마주할 수 없었던 신성한 미지의 생명체들과 경이로운 이야기인 각자의 의식 아래 묻힌 기억의 감각들과 조우하고 새로운 판타지로 확장된다.
1전시실에 김준기 작가는 거울에 새기고 벗겨내는 행위와 수십만 개의 빛들이 만들어낸 흔적들로 존재들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타자의 풍경」 연작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쓰러진 나무, 말라비틀어진 넝쿨 등 살아있는 생명 이미지들에 대한 치유의 기록이다. 유리와 빛의 충돌로 생겨난 몽환적인 시각 효과는 자연 안에서 일어나는 생성과 소멸의 순환 원리를 희미하게 드러낸다. 작가는 우리 주변부의 '타자'로 남겨짐과 동시에 언제 사라질지 모를 존재들의 상처와 아픔을 위로하며 은은한 빛을 비추고 있다. 김준기 작가의 식물들은 일상에서 스치듯 지나치는 기억의 잔상들에서 삶에 대한 은유를 발견하고 자연에서 발견되는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삶에 대한 애잔한 서사를 만든다. 1전시실에 설치된 또 다른 작품은 김유정 작가의 프레스코화 연작과 전시기간 동안 대청호미술관 1전시실의 조건과 돌봄의 시간을 요구한 '틸란드시아' 식물 공간설치이다. 김유정 작가는 인간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인공적 구조물을 서서히 잠식해나가는 식물 더미들의 힘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보여준다. 이를 위해 1전시실 고유의 질감과 공간의 구조를 실험하며 다양한 감각을 관람객에게 요구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적인 자연은 회벽을 세밀하게 긁어내는 프레스코 기법으로 평면 위에 새겨져 나타나는가 하면, 미술관 1전시실 공간 안에 인공적으로 배양되어 그 번식 범위를 스스로 생존하며 넓혀나가는 '틸란드시아' 넝쿨 무리로 확장되기도 한다. 이처럼 식물을 이용한 다채로운 공간 설치는 작가가 천착해 온 '식물과 인간의 지배 관계', '사회화된 식물성' 이라는 주제를 드러낸다. 인간이 식물을 배양하고 길들이는 것, 즉 인간 영역에서 식물이 일종의 '도구'와 '상품'으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 고민하며 식물 본연의 속성을 탐색한다.
2전시실에 설치된 김유정의 「회칠한 다락」은 병충해 방지를 위하여 나무 밑동에 하얗게 회칠하는 우즈베키스탄 고유한 문화 체험에서 출발한다. 우즈베키스탄의 낯선 풍경을 접한 작가는 7개의 드로잉 연작과 채집된 새소리로 숲 풍경을 구현했다. 우즈베키스탄어로 나무란 의미인 '다락(daraxt)'은 익숙한 듯 이질적인 모습으로 이루어진 회칠 된 나무 군락으로 식물을 다루는 인간 영역과 그 손길 밖에서 자생하는 식물 본연의 영역을 넘나들며 인간-자연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 자연은 각각의 규칙과 시간을 갖고 고유의 생명력으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2전시실의 또 다른 참여작가인 김재연은 인간과 결부된 자연 현상이나 사회적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자연과 인간의 수평적 관계에 대한 고민을 작업 근간에 두고 있다. 대청호 주변의 이름 모를 식물들의 세심한 관찰에서 출발한 「포트레이트」는 피사체를 바라본 두 번의 시선으로 식물이 갖는 그대로의 얼굴로 초상을 통해 부재의 대상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것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연물을 고정하는 기록이기보다, 자연과 일상의 환경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나 감각들에 공감하며 만들어진 시간과 과정의 기록에 가깝다. 김재연 작가의 또 다른 작품 「가루산」은 소멸의 위기에 놓인 땅으로부터 전달되는 두려움이나 혼란, 자연의 무게는 어둠과 균열로 겹쳐 인간의 욕망이 배제된 존재의 초상으로 담담히 드러낸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곳에 이름 없는 자연들이 훼손되는 것을 모르고 지나가는 일은 지금도 일상의 곳곳에서 진행되는 현실이다. 김재연 작가는 자주 가던 동네 뒷산이 공사로 반토막이 난 광경을 지켜보며 우리 주변에 존재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풍경에서 곧 사라질 위기에 놓인 낮은 언덕에 '가루산'이라 이름을 지어주고 렌즈에 담아 위로한다.
3전시실의 권효정 작가는 작가 개인의 이야기 혹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사물이나 현상들을 수집해 다시 조립하는 방식으로 삶의 시간과 존재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다. 설치작업 「channel of ego」는 전시장 공간의 구조와 면적을 고려한 PVC 파이프를 퍼즐처럼 조립해 일종의 '물길'을 설계하고, 그 위에 서로 다른 재질과 무게의 공들을 위치시킨다. 기계장치를 이용해 감각적 조합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물 드로잉'으로 시간에 따라 불규칙적인 속도로 간격을 유지한다. 유유히 움직이고 있는 공들은 함께 모여 부딪히거나 때론 간격을 멀리하며 흐르는 물길 위를 끊임없이 변주하고 순환한다. 권효정 작가의 작업은 일상의 삶과 예술가의 정체성을 연결하며 물과 공이 서로가 떨어질 수 없는 하나의 몸처럼 조화로운 관계로 서로가 직접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각자의 성질에 따라 변화하며 상호작용에 대한 불규칙적 과정으로서 삶과 연결하며 은유한다. 평범하게 흐르는 물에 대한 관찰이 순환하는 생명의 힘으로 연결되어 생의 흐름에 대한 고요한 사색과 공존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마련한다.
대청호미술관이 자리한 대청호는 댐과 둑을 만들어 물을 고이게 만든 인공호수이다. 해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법적인 조치로 수자원을 보호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본래의 물길이 아닌 인간의 목적에 의해 조절되는 강길을 막은 호수는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상처를 드러낸다. 2009년부터 시작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은 물론 국민들의 삶의 질까지 책임지는 풍요로운 강을 만드는 사업이다. 3전시실에 박형진 작가는 4대강 사업으로 갇혀버린 '녹색 물'이 되어 다양한 생명이 떠나고 있는 우리나라 강 곳곳의 단면들에 드러난 간과된 시간을 직접 찾아 수집하고 대청호라는 장소에 촘촘히 쌓아 올린 '녹조 드로잉'을 소환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동안 지속해서 주목한 개발의 이면을 회화, 오브제, 영상, 음악 등 여러 매체로 변주한 「갇힌 강 시리즈」를 선보인다. 박형진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인간의 욕망으로 방치했던 특정한 시간과 시대의 풍경을 담담하게 제시한다. 이러한 작가의 현장 기록의 과정들은 아직도 전국 곳곳, 우리의 일상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사업들로 연결되며 생태계 보전과 발전의 경계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해 질문한다.
전시의 마지막 공간으로 안내하는 경계의 신호음은 자연과의 직접적인 조우를 통해 믿고 싶은 것, 지키고 싶은 것에 대한 메시지로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배제되고 외면했던 현상과 풍경을 보여준다. 서소형 작가는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 언어, 소음 등의 기호들을 채집한 영상과 사운드 설치 작업으로 새로운 감각과 사유의 공간을 제시한다. 항해하고 있는 배를 향해 위험 신호를 알리는 '포그혼'이 갖는 상징성을 활용한 「포그혼」 시리즈는 대청호를 포함한 세 곳의 다른 장소에서 기록된 영상과 재생성된 확성기 소리의 병치로 구성된다. 특정 환경이나 장소에서 들리는 소리를 기존 맥락에서 제거하고 이를 또 다른 장소에 설치함으로써 작가는 '포그혼'의 음향 체계를 자연이 우리에게 던지는 경고의 신호로 불러온다. 이와 함께 미술관 3층 야외 공간에서 대청호의 하늘, 물 등의 풍경과 마주한 설치작품 「소리카펫」은 관람객의 타일 밟기 행위를 통해 고요한 자연에 개입하는 다소 불안정한 감각적 경험을 유발한다. 참여작가들은 공존이라는 동시대 이슈를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근원적 생명과 관계에 대한 공동의 문제를 모색한다. 이를 통해 각각의 작품들은 우리가 간직하고 잃어버리지 말아야 하는 흔적과 시간을 보여주며 삶에 대한 태도와 다양한 층위를 마주하게 한다. 미술관 실내 전시실에서 시작된 전시는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3층 옥상으로 고리의 매듭을 연장하고 조각공원을 포함한 별도의 연계 행사로 이어진다. 대청호미술관의 의도된 전시 확장은 미술관이 갖는 장소로서 가능성 실험하고 문의 인근 대청호 현장과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진행되는 「2021 대청호 환경미술 프로젝트」와 상징적 의미를 함께 한다. ■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 환경프로젝트전시 연계 체험프로그램 최규락 작가의 체험프로그램 - 일시: 2021. 11. 20. ~ 12. 11. / 01:00pm~05:00pm * 자세한 소식은 미술관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Vol.20211022j | 물과 바람의 시간-2021 대청호 환경미술프로젝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