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김민호 인스타그램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10월28일_11:00am~01:00pm
정수아트센터 아트나인갤러리 Jeongsu Art Center Art9Gallery 서울 종로구 삼청로 121 Tel. +82.(0)2.730.9199 www.art9gallery.net www.gallerybooking.com/gallery_home/art9gallery#
가끔씩 시간들이 무의미해지고 먹먹하다고 느껴지는 순간마다 인생을 배우는 것이라 생각하며 적절히 타협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절 기존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되었었는데 그 때의 기분은 마치 혼자만의 공간에 나를 가둬두고 또 다른 내가 다른 세상에 다른 일을 하는 듯 했다. 낯선 환경은 나를 불편하게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주변의 상황은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익숙해지며 습관화되면 관찰하고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간단히 말해 멍 때린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면서 멍 때리는 여유가 생길 때면 그에 맞춰서 불현듯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 이런 예상치 못한 충돌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류가 더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매 순간 기록하여 재현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기억의 재구성을 할 수밖에 없다. 누구나 한 번쯤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 순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감정이 서서히 누그러질 때나 무뎌지는 느낌이 들 때 머리는 방어기제로 기억을 재구성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의 왜곡과 오류는 표현의 도구일 수도 있다. 예전에 건장한 말이 마구간을 뛰쳐나와 달리는 모습을 몇 년간 반복적으로 보았었다. 탈출한 말은 1m 남짓한 울타리를 넘지는 못하고 안에서 맴돌다가 본능적으로 다시 마구간으로 돌아간다. 나는 울타리를 맴돌던 말의 큰 눈에서 내 모습을 비춰보게 된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15년 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장면은 내 머릿속에서 재구성이 되고 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여러 학설이 있음에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에 대란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오로지 나의 과거 사진과 부모 형제 지인 등과의 추억의 장소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만 남아있으며 이런 보이지 않는 기억의 감정을 표현하는 중에 있다. 회전하는 형태는 공간의 안과 밖의 경계에서 인간의 내면과 외면이 갈등하며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는 애매모호한 몽환적인 시간의 궤도 속에 마냥 걸어가는 인간의 삶을 표현하고자 한다. ■ 김민호
Vol.20211022c | 김민호展 / KIMMINHO / 金敏鎬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