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 12 Faces of East Asian Zodiac-Made from Broken Glasses

김여정展 / KIMYEOJUNG / ??? / photography   2021_1021 ▶ 2021_1027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자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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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공공미터 협동조합

관람시간 / 12:00pm~07:00pm

갤러리 공간공일 Gallery gonggan_01 강원도 춘천시 향교앞길 13-4 1층 Tel. +82.(0)10.3344.0774 @gonggan_01

작가노트 ● 에포케! 굳어진 관념에서 벗어나 매번 세상을 새롭게 보고 의식을 확장하기위해 마음에 새긴 단어다. 판단없는 호기심으로 나와 세상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그로부터 얻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나의 즐거움이다. 십이지신의 얼굴 프로젝트에서 쓰레기가 되기 직전의 사물을 바라본 나의 시선을 공유한다. ● *에포케_그리스 단어로 판단을 멈추라는 뜻이다. 후설이 현상학에 차용했다. 노에시스(의식)가 대상을 관찰하여 노에마(관념)가 생길 때 에포케(판단보류)하여 다시 노에시스-관찰 시점으로 환원하는데 이는 대상을 사랑해야 가능한 것으로 동양의 거경궁리, 격물치지와 통하는 자세이다. ■ 김여정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축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인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묘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작업노트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의 얼굴레스토랑에서 주워온 쓰레기 ● 2015년 미국 유학 생활 중 이었던 어느 날 한 레스토랑에서 웨이터가 디시워싱 트레이를 그대로 떨어뜨려 모든 유리컵을 깨버렸다. 양이 상당했고 누가봐도 당연히 바로 쓰레기통 행이었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나는 그 깨진 유리컵들을 집으로 가져왔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렇다. 본래의 기능을 완전 상실했지만 누군가는 부활의 가능성을 알아봐 줄 수 있는 것이고 내가 뭐든 해보겠다는 마음이었다.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진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사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스캐닝-디지털 포토 ● 처음 깨진 유리컵들을 가져왔을 땐 있는 그대로 찍어줬다. 사진은 나쁘지 않았고 아름다웠다. 사진학도들은 반사되는 투명 오브젝트를 섹시하게 찍는 테크닉을 아는 법이다. 그래서 뭔가 아쉬웠다. 무슨말인가 하면 나는 그냥 조명 테크닉만 썼을 뿐이었다는 뜻이다.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굿 바이 인사는 좀 늦추기로하고 다시 집 한켠에 모아두었다. 영감이 꽂히는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이 녀석들이 기억에서 멀어질 때쯤 나는 스캐너를 사용해 사진찍을 물건들을 찾고있었다. 아트 스쿨에 재학당시 디지털 포토그래피 수업에서 처음 다룬 카메라가 스캐너였다. 이미지를 0과 1로 나열한것이 디지털 사진이 맞긴한데 스캐너는 상상밖의 물건이었다. 정말 한대 맞은 기분이 어떤건지 알았다. 고정관념이 깨진터라 아주 즐거운 흥분 상태였는데 그때 구석에 잠든 유리컵들이 때마침 눈에 들어왔다. 나는 뭘 할지 당최 감을 잡지도 않은채 일단 애들을 스캔하고 모니터를 한참 바라봤다. 테이블위에 올려 조명을 설치하고 찍은 사진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들이었다. 어수선하게 조각난 부분들 스캐너 조명에 무질서하게 반사된 빛들 그리고 먼지들까지 완전 날 것의 어떤 것-나의 느낌으로는 아주 갓 태어난 디지털 아기같았다. 이제 내가 키우면 될 일이었다. 뭔가 형태는 보이긴하는데 조각 조각 나서 추상적인 이미지들을 인식 가능한 어떤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미지들을 자르고 붙이고 돌리고 지우고를 반복하며 레이어들를 쌓아 나가면서 깨진 유리컵 조각들로 건담 얼굴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https://www.photostudiojourney.com/work/gundam-faces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오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미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신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다시 한국 ● 나는 미국에서 긴 시간 생활하다 보니 동양적인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원래 고향을 떠나봐야 자신의 뿌리를 더 찾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동양 사상-특히 주역과 명리학에 호기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다. 아주 얕은 지식 이긴하지만 서점에 가든 도서관에 가든 관련 서적에 항상 기웃거리곤 한다. 저러한 사상들은 빈번히 유사과학 취급당하곤한다. 그러나 양자물리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음양의 이치가 거시세계-우주- 뿐아니라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현대 과학에서 어떻게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지 목격할 수 있을것이다. 또다른 예로 라이프니츠의 이진법은 음양에서 영향을 받아 지금의 디지털 세계를 열어주었고 이제 2의 유니버스-메타버스까지 확장 것을 보면 알 수있다. 이는 수세기 전 정립한 동양사상 속에 우주와 삶에 대한 통찰력이 아주 매력적인 방식으로 응집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 나는 내 수준 안에서 이런 전통 학문과 관련한 주제를 쉽게 푸는 방식을 찾고싶었다. 작품에 관련된 말을 최대한 줄이고 싶었다. 마침 한국에서 첫 번째 개인전 기회가 생겼고 건담얼굴 프로젝트에 썼던 테크닉, 재료, 그리고 십이지신이라는 익숙한 테마가가 여러모로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작업을 구성 결정했다.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유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술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김여정_깨진 유리컵에서 찾은 십이지신 얼굴-해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21

십이지신 / 십이지의 수호신 ● 어디선가 천문학은 자연 과학중 제일 오래된 학문이라는 문구를 읽었다. 고대에 하늘과 땅의 규칙성을 안다는 것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였으니 그 역사가 길법도 하다. 어느 정도 자연의 법칙을 읽게 되었을 땐 우주 연구의 중심이 인간으로 옮겨갔을 것이다. 명리와 같은 동양의 천문학에서 궁극적인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여 더 평온한 삶을 창조하고자 했던 인간들의 염원이 느껴진다. 명리는 우주의 흐름 안에서 자연의 기본구성 음양오행을 기반으로한 학문이다. 명리 핵심 용어 중에 간지라는 것이 있는데 천간과 지지로 나뉘어 각각 하늘의 기운과 땅의 작용을 설명한다. 오행(목화토금수)이 음양으로 나눠 천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에 하늘의 이치를 담고 그 천간이 분화하여 십이지(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가 된다.(나눴다고 썼지만 서로 하나였기에 분리도 될 수 있다.) 십이지는 사계절, 24절기, 방위, 월, 시간 등의 의미가 부여되어 땅에서 인간이 사용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표이다. 또한 동물의 성향과 관련하여 이름이 붙여졌고 십이지의 상징 십이지신이 정해지게 되었다고한다. 이 십이지신들은 각각 맡고있는 시간, 방위 방향에서 오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수호신역할도 한다. ■ 김여정

Vol.20211021c | 김여정展 / KIMYEOJUNG / ???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