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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언어로 정치를 넘어서는 작업 ● 이 책의 작가 리덕수Redux는 수수께끼같은 인물이다. 스스로를 실향민 2세 작가라고 소개하는 리덕수의 실체를 정확히 아는 이는 없다. 알려진 바로는 그는 북한의 선전화가이면서 활동은 남한에서 한다. 남한의 북한 선전화가 리덕수는 일종의 돌연변이인 것이다. 그의 작품은 일반적인 선전화 양식을 따르지만 핑크, 옐로우, 블루 단 세가지 파스텔 톤 색상만으로 채색된 포스터는 솜사탕처럼 달콤해 보인다. 하지만 그는 '물신의 독재'를 의심하고 서로 전혀 다른 두 세계의 충돌이 가져올 파국을 염려하는 존재다. ● 가까이 있지만 자유롭게 갈 수 없는 미지의 땅인 북한 주민의 정치-경제-문화적 삶이 담긴 리덕수 선전화의 구호들은 '정치의 언어로 정치는 넘어서는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리덕수는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북한에서 발표된 선전화들을 아카이빙하고 권력이 내세워 온 온갖 선동 구호들과 이미지를 지금 우리의 언어로 재해석해서 새롭게 선보인다. ● "이는 북한 예술정치의 가지를 잘라서 남한 상품미학의 대지에 이식하는 일이다. 이는 적대하는 두 세계를 하나의 장 속에서 만나게 하는 일이고, 남북한 양쪽의 사람들에게 적대에 길든 현실의 삶을 조망하게 함으로써 두 세계를 소통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언어의 뼈를 바꾸면 생각의 모양도 달라진다. 언어 혁명은 사상 혁명이기도 하므로 리덕수의 작업은 분단의 질곡에 갇혀 있는 남북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예술적 실험에 해당한다. 우리는 이 시험적 시도에서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이 움트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서문에서 ● 이렇듯 리덕수는 이미지와 구호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선전화의 주요 연결 고리를 해체-재조합-재해석한 후 색다르게 함으로써 남북한 양쪽의 권력을 모두 조롱하고 피폐한 남한의 물질주의적 삶을 풍자적으로 비틀어 놓는다. '민족 해방의 날'은 "민족 해장의 날"로 바꾸고 "택배 수송을 용감 민첩히 하자" "한 푼 두 푼 모아 저금한 돈으로 돼지 사고 집 샀네" 같은 식이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인물 리덕수Redux ● 『리덕수 포스터북-나는 이렇게 쓰였다』에는 리덕수의 포스터(선전화) 작품 60점을 중심으로 장은수 출판 평론가의 서문 「북한 선전화, 남한 미학을 만나다」, 고영범 작가의 소설 「필로우 북-리덕수 약전」, 서윤후 시인의-끝남과 시작, 반복하는 것에 의미를 담은 시- 다섯 편 그리고 정연심 미술 평론가의 비평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상상을 꿈꾼다」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 이들 각각의 글들은 각기 다른 영역에서 리덕수라는 낯설고 수수께기같은 인물을 변주하고 확장하면서 흥미를 더해가고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인물처럼 부유하는 작가 리덕수를 우리 옆에 현존하는 존재로 자리하게 만든다. ● 특히 이 책에 소설을 쓴 작가 고영범은 "허공에 떠 있는 땅 위에서 꽃이 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화답하며 리덕수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 "그런데 사라진 시간을 찾을 방법은 없는 거 아니갔습네까. 그러나 찾긴 찾아야갔고, 그러지 않으면 배길 수가 없으니까. 그러니까 결국은 사물을 다시 살피는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나 물론 물질의 상태는 변할 리가 없고. 최소한 십 초 안에 변할 리는 없갔죠. ... 그래서 책이 좋아요. 전 세계를 십 초에 한 번씩 돌아볼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책 중에서도 책의 껍데기, 직육면체의 껍데기. 최소화된 형태. 그걸 전 세계 대신 자꾸 들여다보는 거죠." - 『필로우 북-리덕수 약전』에서
■ 지은이_리덕수 냉전의 무대, 분단의 희생자, 실향 2세대로 남북한의 공존을 상상하며 활동 중이다. 북한의 선전화를 편집 재구성해 남한 출판 미술에 뒤섞어 펼쳐내는 좌우합작 미술 전시를 한다. 2021 DMZ Art & Peace Platform(uni마루_파주), 상어, 새로이 일주하다(세화미술관_서울)등의 전시를 했다.
■ 서문_장은수 읽기 중독자. 출판평론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민음사에서 오랫동안 책을 만들고,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로 주로 읽기와 쓰기, 출판과 미디어 등에 대한 생각의 도구들을 개발하는 일을 한다. 저서로《출판의 미래》《같이 읽고 함께 살다》 등이 있으며,《기억 전달자》《고릴라》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소설_고영범 평안북도 출신의 실향민 부모님 밑에서 1962년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한국에서 다닌 대학에서는 신학을, 미국에서 다닌 대학원에서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공부했다. 대학원을 마친 뒤 십수 년 동안은 이런저런 방송용 다큐멘터리와 광고, 단편영화를 만드는 한편으로 영화와 광고 등의 편집자로 일했고, 그 후로는 번역과 글쓰기를 주로 하고 있다. 번역으로는 단행본《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1, 2》《레이먼드 카버: 어느 작가의 생》《불안》《별빛이 떠난 거리》《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를 비롯해 희곡 「스웨트」 「오슬로」 「예술하는 습관」 등이 있고, 쓴 것으로는 단행본 《레이먼드 카버》와 희곡 「태수는 왜?」 「이인실」 「방문」 「에어콘 없는 방」 「서교동에서 죽다」 등이 있다. 첫 장편소설《서교동에서 죽다》가 곧 출간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에 살면서 집안의 실향민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 시_서윤후 2009년《현대시》로 등단했다. 시집《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휴가저택》《소소소 小小小》《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와 산문집《방과 후 지구》《햇빛세입자》《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이 있다. 제19회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 비평_정연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교수. 미국 뉴욕대학교의 인스티튜트 오브 파인 아트(IFA, Institute of Fine Arts)에서 미술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뉴욕주립대학교(FIT,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조교수와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개최된 『백남준 회고전』의 리서처를 역임했다. 2018-2019 미국 뉴욕대학교 풀브라이트 펠로우(Fulbright Fellow)로 선정되었으며, 2018년에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의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지은 책으로《현대공간과 설치미술》이 있으며,《Collision, Innovation and Interaction: Korean Art from 1953》《비평가, 이일 앤솔로지》《Lee Bul Dissident Bodies》등을 공저(편)했다.
□ 목차 서문 북한 선전화와 남한의 아방가르드가 만나다 / 장은수 ..7
포스터 북한포스터 나는 이렇게 썼다 ..21 지금 여기 꽃에 이르는 길 ..23 멋진 신세계를 열어 나가자! ..25 조국강토를 아름답고 살기좋은 락원으로 ..27 6시 내고향을 록음방초 우거지게 ..29 시기를 노치지말고 씨를 뿌리자! ..31 열매는 온 나라에 주렁졌다! ..33 최고의 선물 빨리받아 들이자 ..35 빛나는 하나의 태양 ..37 내 삶이 닻을 내린 곳 ..39 일심단결하여 취업을 끝까지 완성하자 ..41 공장 안팎을 알뜰히 가꾸자! ..43 오늘 더 많이 생산하였는가 ..45 납기는 생명 품질은 자존심 ..47 품질은 타협이 없다 생산성 향상 극대화 ..49 질좋은 제품이 폭포처럼 쏟아지게 하자! ..51 왠지모를 고품질 ..53 위대한 대장정 외화벌이운동 ..55 영광스러운 수출을 늘이자 ..57 4차 기술혁명운동을 더욱 힘있게 벌리자! ..59 철저히 일하며 배우자 ..61 지피지우기 백전백승 ..63 성심성의로 다시 한번 비약을 일으키자 ..65 로보물자는 근로자의 높은 열의와 로력 ..67 불금로동은 궁국의 애국로동이다 모두다 불금로동에로! ..69 택배수송을 용감 민첩히 하자 고객은 분초를 다투어 기다린다 ..71 감격과 기쁨을 자아내는 임금인상과 물가인하 ..73 잘 살며 일하고 있는가 ..75 원두를 단호히 분쇄하자 ..77 새시대건설의 돌파구를 힘있게 열어제끼자! ..79 좌우합작 시대의 새건축물을 창조하자 ..81 우리들에게 훌륭한 살림집을 더 많이! ..83 한푼두푼모아 저금한 돈 돼지사고 집 샀네! ..85 대출계획을 어김없이 수행하자 ..87 우리나라 곳곳에 휴양소를 더 많이 건설하자 ..89 최고의 통화품질로 잘 들리는가 직통선 ..91 경의선 철길따라 세계로 ..93 청년들이여 앞장서서 세기적 기적을 창조하자 ..95 믿음직한 청년 보람찬 청년이 되자 ..97 창의 륭복합 혁신 심장으로 받들자 ..99 극력의 로력적성과 ..101 잠간만 자력갱생은 우리의 정신 ..103 도래할 공동체 우리 민족은 하나이다 ..105 우수한 일당 백의민족 ..107 녀성들은 훌륭한 일'군 ..109 착취없고 압박없는 우리의 사회제도 ..111 민족면역의날 슬기로운 대중생활 ..113 민족해장의날 내몸을 잘 보호관리하자 ..115 내일의 행복을 불길높여 더욱 꽃피워나가자! ..117 친형제와 같이 사랑하고 원호하자 ..119 좌우를 막론하고 뜻깊은 만남 모두찬성 ..121 유쾌한 공동체의 창조적 로력은 내일을 개조한다! ..123 명랑한 생활의 창조는 정연한 마음에서 ..125 문화 생활은 나의 힘 ..127 녀성들은 훌륭한 춤'군 ..129 위대한 예술의 탄생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131 영구 불멸의 친선으로 새로운 전환을 일으키자 ..133 개선문 축원의 꽃물결 ..135 부유하고 문화적인 성과가있으라! ..137 나를 아껴쓰자요! ..139 나는 이렇게 쓰였다 ..141
소설 / 고영범 필로우 북_리덕수 약전 ..143
시 / 서윤후 반영원 ..177 시 실안개 때로는 죽여주는 것 ..180 시 오렌지 산책과 레몬 비 ..182 시 밤그늘 속에 앉아 있으면 나는 무엇으로 보이나요 ..184시 나는 이렇게 쓰였다 ..186
비평 / 정연심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상상을 꿈꾼다 ..189
○ 기타 - 2021 DMZ Art & Peace Platform 2021_0915 ▶2021_1115 Uni마루 (경기파주시 장단면 희망로 307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 내)
- 상어, 새로이 일주하다 Shark, Bite the New World 2021_1019 ▶ 2022_0227 세화미술관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68 흥국생명빌딩 3층 제1,2전시실)
Vol.20211011g | 리덕수 포스터북_나는 이렇게 쓰였다 / 지은이_리덕수 @ 알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