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2:00pm~07:00pm
사진공간 움 Photo Space UM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104번길 76-6 Tel. +82.0507.1383.9654
이연섭 사진전 '수원화성ㆍ柳(류)'가 11일부터 16일까지 수원의 '사진공간 움'에서 열린다. 사진의 주된 소재는 버드나무다. 그동안 멋진 화성 사진들이 수없이 선 보였져지만 이연섭 작가의 시선은 다른곳에 초점을 맞추었다. ● 바람부는 날, 비오는 날, 눈오는 날의 버드나무와 방화수류정도 있고, 버드나무 줄기 아래 오손도손 이야기 꽃을 피우는 사람들도 있다. 흑백의 버드나무는 화성과 어우러져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이번 전시에는 흑백 작품 11점을 선보인다. ■ 사진공간 움
버드나무 사진을 찍는건 매력있다. 계절의 변화, 날씨의 변화에 따라 각기 다른 '작품'을 건질 수 있다. 버드나무는 특히 늘어진 가지가 이색적이다. 다른 나무들은 태양을 향해,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어 올리지만 버드나무는 땅을 향해 가지를 늘어 뜨린다. ● 늘어진 가지에 대한 표현이 다양하다. 차르르, 치렁치렁, 낭창낭창, 살랑살랑…. 가지들은 바람이 부는대로 힘을 뺀채 흔들리지만 꺾이지 않는다. 유연하지만 부러지지 않는 강인한 면모를 가졌다. ● 버드나무는 설레임도 있고, 운치도 있고, 풍류도 있다. 새순 돋는 봄이면 한올 한올 물 오른 연두빛이 이쁘다. 바람이 불때면 연두빛 치맛자락이 휘날리는 것 같다. 연두물결이 춤을 추면 가슴이 설레인다. 가지 무성한 버드나무 아래선 소곤소곤 이야기 꽃이 피고, 때론 은밀한 속삭임이 오간다. 그래서 아름다운 화성을 벗삼아 버드나무를 담아내는 작업은 즐겁고 재밌다.
수원화성을 배경삼아 버드나무를 찍게 된 건, 화성과 버드나무(柳)가 연관이 깊어서다. 화성을 축조한 정조대왕은 화성과 수원천 일대에 버드나무를 많이 심었다. ● 정조의 이야기를 기록한 『일성록』에 보면, 수원화성을 '유천성(柳川城)'이라 불렀을 정도로 버드나무가 많았다. 수원천에도 버드나무가 많아 '유천(柳川)'이라 했고, 수원에서 활동하던 상인은 '유상(柳商)'이라 했다. ● '남제장류(南堤長柳)'는 수원8경 중 하나다. 화홍문에서 세류동 유천교 앞까지 이르는 수원천의 긴 제방인 남제 양편에 휘늘어진 버드나무의 풍광이 멋있어 붙여졌다. ● 수원화성의 백미로 방화수류정(동북각루)을 꼽는다. '방화수류(訪花隨柳)'라는 명칭은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닌다'라는 뜻으로, 중국 송나라 시인 정명도의 시 『춘일우성(春日偶成)』구절에서 따왔다.
버드나무 줄기에 가려진 방화수류정이 운치 있다. 바람이라도 불면 흩날리는 가지들에 정자가 보이다 말다 한다. 화홍문 아래, 수원천변에 쭉 늘어선 버드나무 사이로 보이는 방화수류정과, 용연 근처 버드나무 사이로 바라보는 방화수류정은 각기 다른 풍경이다. 비오는 날 눈오는 날이 다르고, 밤낮이 다르고, 봄여름가을겨울이 다르다. 방화수류정은 버드나무와 너무 잘 어울린다. 흑백의 버드나무는 화성과 어우러져 한폭의 수묵화를 탄생시킨다. ■ 이연섭
Vol.20211011c | 이연섭展 / LEEYEONSUP / 李蓮燮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