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학성_김향란_남행숙_박성호_송성미 이기복_이재임_정석희_최재경
기획 / 369마을사회적협동조합
관람시간 / 10:00am~07:00pm
369마을 예술터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 4가길 11 (삼선동1가 11-54번지) Tel. +82.(0)2.6448.2343 369maeul.modoo.at @369_maeul
이번 전시는 코로나가 시작 되기 전에 기획되었다. 그땐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이 자유롭고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전시는 다른 행사와 함께 규모도 제법 크고 작가들의 작업형식도 다양하게 전시될 예정이었다. ● 코로나가 점차 확산되고 심각해지면서 전시도 기약 없이 연기되었다. 그러던 중에 369마을 예술터에 김진확 대표님과 새로운 스텝진들과 함께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이 프로젝트의 형식을 작고 알차게 추진하자는데 공감하여, 다시 작가들의 작업을 이어가고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다. ● 삼선교 프로젝트는 전시를 통해 아홉 명의 작가가 같은 시기에 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삶의 소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사람들과 동시대의 시간과 공간 안에서 감정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를 작가 자신의 고유한 조형 언어로 드러내 보이고자 한다. ● 이번 프로젝트는 『흐르는 시간』이라는 소제목으로 작가들의 작업 속에 흐르는 주된 개념인 '시간' 또는 '시간성'의 의미를 부여하여, 그 의미가 갖는 기호나 상징들을 어떤 작가는 몸짓이나 서사로 서술할 것이고, 또 어떤 작가는 객관적 시각으로 녹아든 명료한 질료로써 제시함으로써, 각자의 삶 속에 명멸했던 수많은 사건과 기억들이 어떻게 작업의 영감으로 작용하였고 연관되어왔는지, 그 결과로 드러나는 작업들은 지금의 위기 상황 안에서 사람들의 감성과 정서에 어떻게 이입되고 스며들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될 것이다. ■ 나인투
1985년 봄. 서울의 빌딩숲을 가르며 처음으로 대학로를 지나 혜화문을 맞이했다. 그러나! 사대문 바로 밖의 삼선교 풍경은 어머니 품인양 한없이 따뜻하고 푸근했다. 나의 제2의 고향이된 이곳 삼선교도 재개발 바람으로 우후죽순 들어서는 아파트들. 추억속의 삼선교가 많이 그리워 진다. ■ 김학성
새내기로 내딛었던 일구팔팔. 흐르고, 지나고, 변화 되었지만, 그 기억속 시간에선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공이일. ■ 김향란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수석을 많이 모으셨는데, 집의 마당 한 켠과 실내의 한 부분을 차지할 만큼 가득 넘쳐났다. 나는 그 많은 돌들이 신기하다거나, 귀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돌들로 인해 점점 좁아지는 공간이 답답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우연히 나의 집 한구석에 있는 돌 하나를 발견했다. 그것은 아버지가 무척 좋아하셨던 자그마한 수석 한 덩어리였다. 이번 전시 삼선교 프로젝트 –흐르는 시간- 에 나는 그 돌 한 덩어리를 그리기로 했다. 그것은 마치 나의 지나온 삶을 관통하는 모든 정서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시간' 또는 '시간성'을 이루는 하나의 사물이자 세계이며, 자연과 인간의 존재를 연결하는 매개체이며, 기다림, 추억, 삶과 죽음 등 감정과 존재론적 의미를 환기시키는 하나의 생명체였다. 돌 안에 길이 있고, 언덕이 있고, 언덕을 넘어가는 내가 있고, 그 너머에는 푸른 바다가 보였다. ■ 남행숙
오랜만에 다시 찾은 그곳엔 여전히 따스한 삶이 있다. 투박한 문과 담벼락,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쌓여진 시간의 흔적 속에서 기억을 더듬어 본다. ■ 박성호
우리곁을 지나가는 시간들은 너무 짧게 느껴진다. 시간이 흘러도 많은 추억속에 기억으로 남아있는 곳. 잊지못할 시간들을 추억하며 그곳의 소소한 일상들을 담아본다. ■ 송성미
1988년 늦깎이로 대학 문에 들어섰다. 그 문은 잘 열리지 않았다. 너무 조심스레 두드린 것을 나중에 알았다. 교정은 조금 높았지만, 힘이 들진 않았다. 늘 밝고 맑은 날로 기억된다.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삼선교로 등교했다. 차 안에서 동급생들도 만나는 신기한 일을 겪으며 신입생이 되었다. 4년 동안 질곡의 시간도 있었지만, 지각이나 결석을 하진 않았다. 이번 삼선교-흐르는 시간- 프로젝트는 두 번째로 펼치고 처음으로 실현되는 행사다. 369 마을 관계자와 나인투 회원 작가들이 참 고맙다. 오래 다닌 길, '작업실 가는 길'을 다락에서 꺼내어 청, 장년기의 시간을 반추해본다. ■ 이기복
삼선교 과거를 간직하고 있는 현재의 공간 ● 작업을 위해 삼육구 마을 인근을 탐방하면서 확실하다고 인식하던 기억도 조각 조각으로 나뉘어 있었음을 느꼈다. 면과 면을 그리고 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추억과 기억이 재조립되는 즐거움을 맛봤다. 삼육구 마을은 시간의 축적이다. 그 축적된 현재를 보여주고 싶다. ■ 이재임
작업 「on the way」는 1989년에서 2021년까지의 명료한 시간성을 보여준다. 그 시간의 구체성은 내 삶의 갈피 갈피에 자리 잡은 개인적 사건과 기억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 명확한 시간성에 비해 자유롭게 그려지는 이야기는 장소와 공간의 분명한 특정성을 통해 의식의 흐름으로 상상과 연상의 방법으로 드러나고 있다. 240여 개의 드로잉으로 이루어진 영상은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기를 반복하여 긴 시간의 서사를 짧은 단편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졌다. 작업은 툭툭 끊어진 기억과 현실의 잔상들을 이어붙인 콜라주처럼 매끄럽지 않은 질감을 보여준다. 그것은 나의 지나온 삶의 반영이며, 또한 희망했던 그 무엇에 대한 목마름이리라. ■ 정석희
30년전 가파른 계단길을 올라 동숭동 쪽으로 넘어간 적이 있었다. 계단을 오르며 연탄 타는 알싸한 냄새며 그때그때 필요할때마다 만들었을법한 비뚤고 자갈이드러난 거친시멘트 계단 왠지 어릴적 우리동네와는 너무달랐지만 그것에서 고향같은 느낌을받았다. 이제와 다시 그 계단을 오르자니 반듯한 계단 말끔한 골목풍경 정겨운 담장과 감나무, 30년전과 너무 다른 풍경에서 또한 고향의 정취가 느껴지는건 왜일지? ■ 최재경
Vol.20211011b | 삼선교 프로젝트 -흐르는 시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