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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523쿤스트독 후원 / ㈜라텍_라벨스하이디
관람시간 / 10:00am~10:00pm
523쿤스트독 523KunstDoc 부산 사상구 강변대로532번길 94 www.523kunstdoc.co.kr
존재하지 않는 편집된 상상, ● 동화 속 일러스트 같기도, 그로테스크한 표현주의 같기도, 데페이즈망이 들어찬 초현실주의 작품 같기도 하다. 조성훈작가의 작품은 일러스트와 그로데스크와 데페이즈망 그 모든 것이라 불러도 큰 무리가 없다. 거꾸로 그 모두와 다르기도 하다. 하나의 명징성으로 묶어낼 수 없는 그의 작품에서 연결고리를 찾아낸다면 편집된 이미지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의 작업은 실존하는 풍경과 그에 상응하는 주제를 의도적으로 어긋나게 한다. 일상에서 마주칠만한 오브제는 낯선 곳으로 유리되고, 사람과 동물의 신체에서 느닷없이 식물성이 발현되기도 한다. 또한 이국적인 열대 식물들은 생소한 색으로 표현되어 현실의 재현적 역할에 머물지 않으며, 그 식물들 사이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실재와 가상의 경계가 사라진 이미지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조성훈작가의 유년시절 지내던 가정집은 어머니가 하시던 비디오 대여점과 연결되어 있었다고 한다. 엄청난 양의 비디오로 수많은 선택지가 있었던 아이가 하나의 영상을 곱씹기보다 짧은 시간 내에 흥미를 유발하는 매체에 관심을 가지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한 취향은 확대되어 작가로 성장한 다음에도 상대적으로 밋밋한 실제사건보다 영화, 소설 등에서 나타나는 자극적인 대상을 찾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내성은 작가의 퍼스낼리티 속에 냉소를 만들어냈다. 그가 완성한 작품 속 이미지들도 특정한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작가는 그 이야기를 고스란히 표현하고 전달하기 보다는 관련 없는 이미지들을 화폭에 더했다. 서로 다른 텍스트를 충돌시켜 원래 갖고 있던 맥락을 끊어버린 것이다. 작가는 조각 난 이미지들을 붙이고 이어 새로운 서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며, 스스로 훼손시킨 원본에 대한 반성과도 거리를 둔다. 그는 이미지를 단순한 도구로 이용하여 유희하고 있으며 그것은 역설적이게 회화 그 자체에 집중하게 한다.
그의 회화는 구상적 이미지가 돌발흔적으로 없어져버리기도 하고, 또렷한 오브제에 흐르고 섞여버린 배경이 만나기도 하며, 특정한 형식을 추구하지 않고 편집된다. 만약 시간을 되돌려 작가가 어린 시절 친숙했던 대상을 따라 영화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면 어땠을까? 이미지를 쪼개고 맥락을 해체하여 재구성하는 그의 작업은 '존재하지 않는 상상'속에서도 지금 우리에게 주는 매혹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을 선사할 것이다. ■ 이예슬
이번 프로젝트인 Surplus reality : Virtual forest 는 가상의 동식물이 등장하여 공생하거나 교배되어 어우러지는 세계의 시뮬레이션이며 이것은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기획이다. 작품 안에서 숲을 이루고 있는 식물들은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진 현존하지 않는 종들이지만, 자연과 유사한 모습으로 인해 상상과 이성을 교란하면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린다. 이러한 작용은 우리가 디지털이미지로 스며들어 자신을 스스로 망각하는 과정과도 유사하다. 죽은 것들을 살려내거나 미래를 염원하고 예견한다는 주술적 사고로 피어난 가상의 식물들은 작품 속에서 증식하거나 반복되는 이종교배로 끝없이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 군집을 이루는 모습을 보이며 죽은 것들을 귀환시키는 영역을 넘어 언캐니가 일상인 몽환적인 세계관을 서서히 구축해나갔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대상과 욕망의 충족을 위한 대안적 세계는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언젠가 현실이 될지도 모를 미래에 대한 시뮬레이션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실재와 가상의 경계가 무너진 유령 같은 세상에서 허무를 이겨낼 긍정적인 가능성을 기대한다. ■ 조성훈
Vol.20211010d | 조성훈展 / CHOSUNGHOON / 趙城焄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