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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 예술 플랫폼 사업 『비움과 소통의 미학』展 2부
후원 / 경기도_남양주
관람료 / 5,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서호미술관 SEOHO MUSEUM OF ART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북한강로 1344 1층 전시실, 한옥별관 Tel. +82.(0)31.592.1865 www.seohoart.com
5인 작가의 시선으로 본 『비움의 미학』展 ● 서호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이하며 경기도와 남양주시 후원으로 진행되는 '지역문화 예술 플랫폼' 사업으로 『비움과 소통의 미학』展을 진행하고 있다. 10월 7일부터 시작된 2부 전시는 김영식, 문인상, 신철, 안말환, 하태임 - 근래 주목 받고 있는 5인 작가의 작품으로 '작가의 시선으로 본 『비움의 미학』展이 열리고 있다. 이 5인 작가들은 화면 속에 조형 언어를 채우고, 다시 덜어내어 단순화 시키는 작업으로 특유의 절제된 조형성과 독창적 화풍의 한국적 정서를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 ● 따라서 최근 covid19로 모든 문화예술 활동이 취소되고 위축된 시점에. 「과잉된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문화예술의 기능적 효용에 대한 고찰로써 '비움'이란 주제 아래 선보이는 5인 작가의 신작들은 미술관의 시각에서나 작가의 관점에서나 빛남은 물론 펜데믹 시대의 미술관 전시 기획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리라 본다. ■ 서호미술관
누가 뭐래도 작가들에게 있어 꿈을 펼치는 산실은 미술관이다. 작가가 영혼을 불러내어 만든 작품을 펼쳐 보이는 일이 미술관에서 이루어지고 그래서 전시는 작가에게 가장 매력적인 존재 이유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서호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이하며 경기도와 남양주시 후원으로 진행되는 '지역문화 예술 플랫폼' 사업의 하나로 『비움과 소통의 미학』전을 기획하는 것은 미술계로서는 매우 중요하고 주목받는 전시임은 틀림없다. 하물며 그 작가들이 근래 아주 화젯거리이고 주목을 받는 작가라면 그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최근 더욱이 covid 19로 모든 문화예술 활동이 취소되고 위축된 시점에. 「과잉된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문화예술의 기능적 효용에 대한 고찰로써 '소통'과 '비움'을 주제로 삼았다는 것은 너무나 흥미로운 일이다. ● 특히 그들이 순수한 한국적 정서와 조형미의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작가들의 집합이어서 과연 그들이 이 소통과 비움을 어떻게 해석하고 풀어낼 낼 것인가는 모든 이에게 관심사로 충분하다. ● 이 5명의 작가는 다름 아닌 신철, 문인상, 김영식, 안말환 그리고 하태임이다. 이들이 '비움'이란 주제 아래 선보일 신작들은 미술관의 시각에서나 작가의 관점에서나 빛남은 물론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들의 5인 화가의 공통적인 카테고리는 하나도 같지 않게 독특한 세계관으로 일관된 작업을 해왔다는 사실이다. 또한, 작가 개개인의 특성이 명확하고 주제도 명료하리만큼 특유의 절제된 조형성과 독창적인 화풍의 한국적 정서를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 ● 먼저 이들의 세계를 간략하게 본다면 신철은 이들 작가 중에서 가장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세계를 보여 온 노스탈지어를 지닌 낭만파 화가이다 그의 작업은 어린 시절 청산도에서 보아 왔던 '누나' 에 대한 그리움의 연작으로 이루어진다. 그 그리움의 여인들은 모두가 이제는 보기 힘든 단발머리 소녀 혹은 아가씨들이다. 그것은 명백하게 그의 그리움이 만든 추억이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에게 가슴 저미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우리들의 추억이자 애틋한 그리움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리움 그리고 추억, 그것이 있으므로 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뒤돌아보게 한다. 신철 작가가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건네주는 소중한 편지이자 메시지이다. 마음을 비우고, 기쁘게 서로 사랑하고 소통하라는 것이다. 그 사랑과 비움의 소통이 힘이다. ● 신철 작가에 비하면 문인상 작가의 작업은 훨씬 더 철학적이고 동양적인 세계관을 보여 주는 사유형 작가이다. 서양화의 재료를 사용하면서 동양적인, 특히 노장사상이 중심을 이룬다. 작가는 나와 타자의 관계 속에서 드러냄을 소통하고자 하는 목적성과 의도를 담아내는데 그 자연을 향한 시선은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이나 풍경, 그 오브제 들이다. 예를 들면 들풀이나 잡초, 그리고 그가 집중적으로 화폭에서 다루고 있는 사군자 중에서의 대나무이다. 커다란 화면에 드문드문 펼쳐진 혹은 놓인 대나무 모습, 그 이미지는 그의 작품에서는 대나무가 아니지만, 보는 이가 그것이 대나무로 보이면 대나무라는 「도가도면 비상도」란 노자의 철학을 담고 있다. 붓을 사용하지 않고 작가의 심장 박동 소리에 맞추어 붓질하는 기법도 그러한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 그 댓잎을 그래서 그는 소통의 도구로 삼는다.'야생화라든가 들풀이든가' 하는 모든 것이 이 소통의 대상인 것처럼 말이다. 작가는 그 중요한 대상으로 대나무 잎, 꽃, 들풀들을 소통의 대상 도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런 대상을 중요한 소재로 삼는 데에는 작품의 소재가 이유이다. 작업 과정 중 '스밈, 번짐, 배임'은 바로 그만의 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소통의 형식이라는 것이다. 이런 과정으로 작가는 화면을 최대한 단순화시키며 평면에 머물지 않고 조형이 강조된 입체 작업도 풀어낸다. 작업 방식 또한 칠하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빗자루로 만들어 물감을 찍어 계속 두드리고 때려서 작업을 한다. 작가는 그 정신적 맥락의 이야기를 음과 양, 데카르트가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 노자와 있는 것과 없는 철학적 사유에서 출발하고 담아낸다. ● 이에 비해 김영식의 작업은 다른 작가들과 본질적으로 차별지어 아주 단순하고 간결한 선과 색으로 마무리하는 회화 형식을 지닌다. 절제된 색채와 절제된 형태, 단순한 패턴으로 특징들로 완성된다. 그래서 보통 그의 작품을 선과 색으로 부르는 영혼의 노래라는 단순미의 절정을 보여 주는 근거가 여기 있다. 그가 즐겨 화폭에 인용하는 형상들은 하늘, 바람, 구름, 해와 달 그리고 별, 산, 꽃과 나무 등이다. 이 모든 자연의 대상들이 한 화폭에서 서로 어울리며 만나 하나의 풍경이 되고 아름다운 자연이 되어 그림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우리에게 푸른 하늘, 태양과 달, 구름처럼 바람처럼 기호와 형태로 남아 어린이가 꿈꾼 소박하고 순수한 동화 속 풍경을 연상시킨다. 그림은 마음의 색깔이 만들어내는 하모니이다. 그 마음들이 모여 색을 이루고, 그 색들이 함께 어울려 우리에게 시각적 즐거움의 축제를 펼치는 일이다. 실제 없는 가상의 세계가 꾸밈없이 여기저기 숨어 있는 그림이 김영식 회화의 본질이자 세계관이다. 그림 속에서 너그러움, 푸근함, 여유로움이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영식의 그림을 그리려면 김영식이 꼭 필요하다. 그의 화풍은 그래서 다른 작가에게서 볼 수 없다. 그림을 본 순간 김영식의 그림은 마치 미로의 화폭처럼 자유롭고, 폴 클레의 작품처럼 천진난만하고 맑은 영혼의 숨결이 보이는 매력이 이것이다. ● 안말환은 아주 일찍부터 나무에 대한 기억을 아주 오랫동안 집중적으로 다루어온 작가이다. 작가의 고백처럼 그 기억은 당연히 유년의 뜰에 있었던 기억의 나무들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작가의 의식 속에 오래 그리고 깊게 뿌리내린 그 깊은 마음속 심층에서 자란 것이 그의 나무 그림이다. 그 나무는 그에게 사랑과 상처와 행복을 가져다준 상징과 은유의 나무처럼 보인다. 그의 회화는 그 나무숲에서 자라 반짝거리는 나뭇잎 작가의 이야기로 사랑, 행복, 슬픔이며 안말환 작가의 울림, 그대로이며 영혼이자 숨결이다. 처음 그의 나무에는 나무의 존재가 있었지만, 이제 그 나무에는 새가 날아들어 마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음처럼 평화롭고 따뜻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 숲은 이제 유년의 들에 서 있는 숲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생명의 숲 자체에 대한 고백이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사랑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기다림도 배우고,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의 정원. 나무 그림으로 탄생한다. 작은 새들이 숲의 세계로 날아와 나무와 함께 공존하는 것이야말로 나눔이고 소통이다. 근래 안말환의 작업은 더욱 간결하면서도 함축미 넘치는 형식으로 이 나무 스토리를 확장시킨다. 그림이 모두에게 즐거움과 휴식의 안락의자 같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안식처가 되고 있다. 나무와의 대화로 형상화된 나무의 숲으로 초대받고 싶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 어우러지는 곳 목마른 꿈들이 비움으로 사랑의 불빛을 밝힐 수 있는 낙원 같은 숲이 안말환의 숲인 것이다. ● 「색띠 그림」 혹은 「컬러 밴드」로 잘 알려진 하태임의 추상작품은 마크 로스코의 숭고한 색면 추상의 위대함이 굽어진 색 띠이다. 작가는 언제나 "예술은 소통"이라고 발언했다. 그 소통을 위해 예술의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도구가 무엇인가라고 할 때 그것을 문자와 언어라고 응답했다. 회화는 문자 보다 훨씬 더 강력한 메시지가 색이라는 것이다." 무심한 듯한 붓의 제스처, 반복된 굽은 등, 괴팍하지 않은 순한 색깔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라는 작가의 발언은 그림을 통해서 치유를 얻고, 그 행위로 소통한다는 결론이다. 동시에 내면을 들여다보는 통로, 그것이 곧 그녀의 작업이다. 그가 회화의 테마를 「통로 un passage」라고 설정한 이유도 그것이다. 2000년 초중반 색채에 집중하면서 색 띠를 화폭에 병렬시키는 지우기와 그리기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콤포지션과 색채의 띠들이 확장과 색면으로 결합되었다. 이것이 하태임 색면 하모니의 탄생이다. 그녀의 그림은 이제 칸딘스키처럼 색채의 감정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며, 색면의 교차와 올림으로 그리는 행위의 누적이 곧 회화라는 사실에 닻을 내렸다. 대부분 그의 컬러는 늘 겹쳐진 층들의 형태로 맞물리거나 교차하며 어우러져 색색의 오케스트라 소리를 내며 막을 내린다. 그가 다다르고 싶은 평온하고 잔잔한 엔딩의 막인 셈이다. 우리가 이제 주목할 것은 그 색띠들이 울려 퍼지는 오케스트라의 화음과 투명한 붓질이 주는 순결한 색채의 힘, 즉 영혼의 카타르시스와 생명력이다. 마크 로스코의 작품 앞에서 눈물 흘리게 만드는 비움과 명상의 소통, 그 울림을 누에고치가 실을 뽑듯 하염없이 쉼표도 없이 색실을 뽑아내는 그의 고통은 아름다운 창조를 위한 진주 같은 눈물과 결코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친 육체로 다양한 컬러의 아름다운 비단 실을 뽑아내는 작가 하태임. 무엇보다 그녀는 색을 통한 추상적 언어의 메시지, 색다른 조형적 경험과 컬러밴드에서 보이는 비움과 소통의 철학이 하태임 작품의 본질이자 핵심이다. ■ 김종근
그림은 선으로 색으로 그리는 시(詩)이다. 그림은 선으로 색으로 부르는 영혼의 노래이다. ● 캔버스에 나의 아름다운 꿈을 그리고 싶다. 그곳에서 먼 전설과 미소 가득한 미래를 만나고 싶다. ● 나는 하늘, 바람, 구름, 해와 달 그리고 별, 산, 꽃과 나무를 좋아한다. 그림 속에 깊은 하늘을 담고 해와 달처럼 빛나며 구름처럼 바람처럼 자유롭고 산처럼 어엿하며 고운 꽃처럼, 든든한 나무처럼 건강하기를 소망한다. ● 맑음이요 따스함이고 싶다. 내 가슴 가득 맑고 따스한 기운이 흐르게 하고 싶다. 맑고 따스한 기호로 선으로 색으로 내 아름다운 삶을 찬양하고 싶다. ● 맑고 따뜻한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요 호수이고 싶다. ● 오늘도 난 나의 작업 속에 나의 부끄러움을 숨기고 기쁨을 드러내며... ● 행복하다. ■ 김영식
작업의 뿌리는 일상에서의 표출이다. 무심코 스쳐지나갈 뻔한 자연물 특히 들풀이나 잡초일 수 있다. 그러나 요즘 화두로 삼고있는 자연은 사군자 중에서의 대나무다. 대나무는 늘 곧고 푸르고 강직한 이미지다. 100년에 한번 피는 대나무꽃을 본적은 없지만 대나무를 볼 때는 늘 기대를 하곤 한다. 여기에서 이야기 하는 내 작품에서는 대나무가 아니다. 그러나 보는 이가 보여지는 그 자체로 대나무로 봐도 된다.
소통-공유 ● 인간이 문자나 언어가 없을때나 주변에 장애우를 볼때는 손짓 발짓으로(수화) 의사소통을 한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사회적 시대적 소통을 말 하고자 한다- ● (배경)색의 잔상은 인간 가지고 있는 심리적 갈등과 환희에 찬 감성을 여러색의 스펙트럼으로 표현한다. ● (* 참고로 일반 붓을 사용하지 않고 작가의 심장 박동 소리에 맞추어 붓질을 한다. 특히 사리나무 & 대나무(죽필)를 깎아서 붓을 직접 만들어 작업을 합니다.) ■ 문인상
나는 내 스스로에게 그림은 왜 그리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늘 하고 있다. ● 그리고 그 명분에 대한 의미를 확인하면서 처음의 시작은 어떤 모습이였는가를 되새긴다. 내게 주어진 삶이 힘들고 어려웠다 할지라도 그것은 내게 주어진 큰 행운들이기 때문에 향수를 느끼고 사람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착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 서툰 작업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치유가 되는 그림으로 보은하려 한다. ● 작업의 근원은 내게 주어진 여건들을 간소하게 그리는 일이다. 사람의 소중함, 고향의 질퍽한 향토, 애틋한 사랑과 그리움 등을 남도의 채도 높은 색상과 단순한 형태로 이해 되기 쉽게 아크릴과 유화로 물감 재료의 구분 없이 그린다. 어찌 보면 유치하고 촌스럽지만 우리의 누이이고 사춘기 시절의 모습들이다. 캔버스 작업으로 평면에 그리지만 여건이 되면 그림속의 형태를 입체로 끄집어내어 설치작업을 하려 한다. ■ 신철
Dreaming ● 나무가 말을 걸어온다. ● 외형이 주는 다양한 상상을 즐기고 있을 때 그가 주는 깊은 울림으로 자연스레 내면의 아름다움 속으로 빠져 든다. 담담한 수용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에서 지혜와 기다림을 배우기도 한다. ● 한 때는 다양한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며 사색의 정원이 되기도 했다. 깊은 숲속에서 누군가 걸어 나오는 상상으로, 작은 새들이 날아 와 날개 접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그것은 사랑하는 것의 본질과 가치를 소중하게 보듯 그저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 있었다. 견딜 수 없을 것 같아도 시간은 결국 흘러가는 것, 성숙한 사유로 많은 것을 내려놓는 너를 보게 되었다. ● 영혼의 주체와 객체의 고통스러운 거리를 털어 버리고 간결하면서도 함축된 단순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요즘의 너에게서 작아지는 나를 느낀다. 비로소 순도 높은 위안을 얻으며 내 의식의 심층은 너에게 미래의 나를 꿈꾸어본다. ● 혼돈속에서 불안하고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나의 나무들은 " 아무런 의심 없이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신선한 숲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깨끗한 당신의 호흡이 되고자 한다." 작품과의 교감을 통해 희망적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기원한다. ● 작가는 자연물인 돌가루와 다양한 재료의 혼합으로 복잡한 나무를 절제된 색채와 나이프 등으로 긁어 만든 선들로 표현한다. 주변 풍경은 지워진 채 나무를 화폭으로 불러 들여 바람과 태양과 얽힌 사연을 또한 작가에게 있어 살아온 생애의 기억과 그 세월의 자취들, 그리고 인간에게 하나의 덕목으로 다가오는 나무의 본성들을 떠올리면서 나무들의 대화를 형상화한 따뜻한 숲을 통해 인간관계를 구성하는 마음과 마음이 어우러지고 목마른 꿈들이 갈증을 해소하고 사랑의 본질을 환원할 수 있는 낙원 같은 숲이 되길 기원하며...작업하고 있다. ■ 안말환
When blue meets pink 블루가 핑크를 만나면... ● 블루가 핑크를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인간이 색을 구분하고 식별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수년간 다채로운 색띠를 화면에 유영시켰다. 흐르는 물고기와 같이, 때로는 우주에 일정한 궤도를 그리는 별과 같이, 몸을 축으로 쭉 뻗는 팔 끝으로 색실을 줄줄 뽑아냈다. 어떤 색 위로 다른 색을 중첩시켰을 때 만들어지는 또 다른 '색공간'에 온 신경을 주목하고 색과 색의 만남과 중첩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전혀 다른 존재인 색과 색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진다. 때론 긴장되고, 어느 지점에서는 행복하고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애절하기도 하다. 각각의 화면에는 가사가 없는 클래식 음악처럼 색의 선율이 흘러 넘친다. 색은 상징적 역사적 의미를 뛰어넘어 개인의 역사와 관계되어 있다. 타인에게는 처절할 수도 있는 기억의 색이 나에게는 위로의 색이 된 각자의 경험에서 색에 대한 인상이 결정되었을 것이다. ● 나에게 블루는 그리움이다. 꿈과 이상을 향한 호기심이며 미지의 곳을 여행할 때 느끼는 설레는 마음이다. 너무 높은 이상을 향한 마음으로 인한 고독한 색이기도 하다. 흔히 우울함을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나에겐 깊고 푸른 하늘과 바다, 뜨거운 여름 짙은 초록색 사이에 얼굴을 내미는 달개비 꽃과 같이 청량감을 주는 희망의 색이다. ● 핑크는 화해와 너그러움의 색이다. 깊고 쓸쓸한 겨울을 살아내게 한 핑크는 따스하다.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버리는 다시금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색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사춘기에 이르면 유년기에 사랑해 마지않던 핑크를 유치하고 여성성을 드러내는 색이라고 외면하게 된다. 하지만 인생의 거친 풍랑을 지나고 내면을 마주하고서야 만난 자신의 비뚤어진 고집스러움에 용서를 구하는 색이다. ● 위의 두 색, 블루와 핑크가 나에겐 그랬다. ● 수많은 색들의 각각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색과 색의 만남에 주목하기 위해 단순한 '만곡의 띠'만 고집해 왔다. 두 다리를 얻기 위해 목소리를 포기한 인어공주 동화처럼 형태를 묘사하며 얻는 조형의 '쾌'를 색에 집중하기 위해 버린 지 십 여 년이 훌쩍 지났다. ● 그렇게 펼쳐낸 나의 '색 경험'을 통하여 이번 전시에는 블루와 핑크가 주인공이다. 컬러밴드의 반복과 차이로 만들어낸 화폭에 관람자의 색에 대한 경험이 중첩되어 어느 밝은 오후 자신의 찬란한 마음의 풍경과 조우하길 바란다. ■ 하태임
Vol.20211008h | 비움의 미학展